‘황금의제국’ 1994년에 지주회사? ‘사실오류 vs 현실비유’

    ‘황금의제국’ 1994년에 지주회사? ‘사실오류 vs 현실비유’

    [일간스포츠] 입력 2013.07.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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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의제국'이 90년대 배경에 맞지 않는 상황 설정으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팩트 오류'라는 평과 '지금의 현실을 빗댄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방송된 SBS 월화극 '황금의제국' 5회에서는 성진그룹 회장 박근형(최동성)의 병세가 악화된 가운데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야욕을 드러내는 둘째 딸 이요원(최서윤)과 박근형의 부인이자 이요원의 새엄마인 김미숙(한정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요원은 김미숙에게 "아버지 치매를 가족들에게 밝히지 말자"며 "성진건설을 지주로 만들 때까지만 숨기자. 아빠 지분과 엄마 장학 재단 지분을 합하면 성진건설을 흔들리지 않고 지주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에 김미숙은 친아들 이현진(최성재)에게 "성진 학원에 건설 주식이 있다. 네 이사장이 되면 그 주식에 어미의 주식을 합하면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며 야욕을 드러냈다. 이에 '90년대에 웬 지주회사'라는 반응과 '지금의 현실을 비유한 설정'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황금의제국'은 현재 신도시 개발에 한창이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극을 전개하고 있다. 5회 방송과 6회 방송 중반까지 1994년, 6회 방송 후반부터는 1997년도를 배경으로 한다. 반면 국내에서 지주회사 제도는 IMF 외환위기(1997년) 이후 등장했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그 회사의 사업활동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 국내에서는 대기업 독점 등을 우려해 1986년 이후 이를 금지해오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하여 1999년부터 허용했다.

    이에 SBS 관계자는 "'황금의제국'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을 그대로 재현할 필요는 없다"며 "예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더라도 결국 지금 현실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 아니겠나. 그 정도의 설정은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90년대에도 지주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지주회사같은 형태로 기업간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시청자들이 알고있는 용어로 이를 설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앞서 '황금의제국'은 90년대치고 패션이나 실내 장식 등이 너무 세련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들어간 이요원의 머리 모양이나 고수의 세련된 패션, 고수가 일하는 사무실 디자인 등은 90년대보다 현재에 더 가까웠다. 당시 '황금의제국' 측은 "90년대를 철저히 재현하지 않은 것은 제작진의 의도적 선택"이라며 "고수의 맥가이버 머리나 5대 5 가르마, 이요원의 닭볏 모양 앞머리 등으로 촌스럽게 연출된 배우 모습이 두드러지면 '황금의 제국'의 주제가 가려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