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악몽 7개월만에 또 ”날벼락”-효주양 납치 사건

    유괴 악몽 7개월만에 또 ”날벼락”-효주양 납치 사건

    [중앙일보] 입력 1979.04.14 00: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부산=이성백·주수성 기자】국내 굴지의 수산업자인 문창 수산 사장 정연태씨의 외동딸 효주 양 (10)이 유괴 7개월만에 또 다시 납치됐다.
    14일 상오 8시20분쯤 부산시 중구 대청동 1가 9 남성여고 뒷문 앞길에서 문창 수산 대표 정연태씨 (41·부산시서구 서대신동 3가 353)의 외동딸 효주 양 (남성 국교 3년1반)이 30대로 보이는 청년에게 납치,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짙은 감색 「포니」 승용차로 납치됐다.
    <납치>
    범인은 남성여고 후문에서 45m 떨어진 한일 경영 연구소 (구 KBS) 건물 앞 빈터에 앞뒤「넘버」를 검은 천으로 가리고 시동을 건 채 「포니」 승용차를 미리 대기, 효주 양이 오빠 영철 군 (13·남성국교 3년)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순간 영철 군의 손을 떨쳐버리고 효주 양을 안아 바둥거리는데도 발로 밀어 「트렁크」 속에 집어넣고 그대로 달아났다.
    효주 양은 오빠 영철 군과 부산 1가6263호 「그라나다」 승용차를 타고 남성여고 후문에서 2백50m 떨어진 「메리놀」 병원 (중구 대청동) 앞길에서 내려 학교 쪽으로 걸어오다 납치 당했다.
    목격자 이희진씨 (47·남성 여고 교사)에 따르면 검은 안경을 쓴 30대 청년이 울며 반항하는 효주 양을 미리 열어놓은 「트렁크」에 밀어 넣는 것을 발견, 30m쯤 뒤따라갔으나 승용차는 중구 영주동 「코모도·호텔」 쪽으로 순식간에 달아났다.
    효주 양이 30대 납치범에 의해 차에 실리는 순간 오빠 영철 군과 급우인 임민정 양 (10·남성국교 3년)·오익준 군 (10) 등 3명이 자동차 뒷부분을 붙잡자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잠깐 멈칫하면서 그대로 달려나갔다.
    이때 임양이 검은 천으로 가려놓은 차 뒤 「넘버」를 뒤집어보니 부산 1가 5×××호로 나왔다.
    <수사>
    효주 양이 납치 된지 10분 후 이교사의 신고로 경찰은 현장인 한일 경영 연구소 사무실에 수사 본부를 설치, 계획적인 납치 사건으로 보고 부산을 빠져나갈 수 있는 동래구 구서동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북구 구포교, 낙동로를 봉쇄, 검은 감색에 검은 뚜껑을 한 부산1가 5×××로 시작되는 모든 차량을 긴급 수배했다.
    경찰은 현장에 납치 승용차의 바퀴 자국을 떠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했다.
    <효주양 집>
    효주 양이 또 납치됐다는 소식에 효주 양의 어머니 강계자씨 (40)는 실신. 몸져누웠으며 아버지 정씨는 시종 침묵만 지킨 채 담배만 피워 물고 있었다.
    집안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친지 5∼6명이 효주 양의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었다.
    정씨는 효주 양이 또 납치된 것은 『주위에서 과잉 보호를 한다는 말도 있고 이제는 괜찮겠다는 마음으로 보호를 소홀히 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빚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정씨는 효주 양이 유괴돼 풀려 나온 후 자가용을 타고 시장길만 갔다와도 의식을 잃는 등「노이로제」 증세가 심했다고 말하고 「트렁크」 속에 3∼4시간 정도 들어 있을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첫 유괴>
    효주 양은 78년9월15일 낮 l2시30분쯤 부산 남성 국민학교 (중구 대청동 1가 21) 앞길에서 전과 9범인 매석환 (46)에게 유괴되어 매의 자가용 승용차에 실려 부산∼서울간을 끌려 다니다가 10월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성 「아파트」 근처에서 효주 양의 가족에게 돈을 받으려던 법인 매가 경찰에 붙잡혀 극적으로 구출돼 가족의 품에 안겼었다.
    범인 매석환은 효주 양을 유괴하고 강원도 설악산까지 갔다가 다시 서울과 부산을 세 차례나 왕복하면서 효주 양의 부모에게 『사업 자금 5천만원을 가져오면 효주 양을 되돌려주겠다』고 협박했었다.
    매는 깜찍한 효주 양과 정이 들어 해칠 마음이 생기질 않아 효주 양을 보호, 돈만 뜯어내려다 서울 여의도 한성 「아파트」 C동 앞에서 잠복 중이던 형사진에 붙잡혔다.
    매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대구고법에 상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