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과 양상문 ‘알아봤고, 성장했다’

    장원준과 양상문 ‘알아봤고, 성장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10 09:50 수정 2015.08.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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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왼쪽)과 양상문은 장원준이 2004년 롯데 입단 당시 선수와 감독 사이로 만났고, 이후 대표팀에서 선수와 감독 사이로 만나기도 했다. 사진은 2013년 WBC 대표팀 훈련에서 장원준의 투구를 지켜보는 양상문(오른쪽) 당시 대표팀 코치.


    두산 왼손투수 장원준(30)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지도자가 두 명 있다고 말한다.

    한 명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 투수 코치를 지냈던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다. "네 공은 최고"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던 인물. "공이 손끝을 떠나는 순간 투수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 뒤 결과는 신경쓰면 안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아로요에 앞서 든 인물은 양상문 LG 감독이다. 장원준이 2004년 롯데에 입단했을 때 롯데 사령탑이 양 감독이었다. 장원준은 "신인이던 내게 기회를 많이 줬다. 어려서부터 경험을 쌓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 감독은 2004년 고졸 풋내기 투수 장원준에게 33경기(선발 16회) 84⅔이닝 등판 기회를 줬다.

    3승 8패 평균자책점 5.63으로 부진했지만 첫 시즌 경험은 자양분이 됐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연속(2012~2013년은 병역 복무)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양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장원준의 말을 전해들었다. 그는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라"고 웃었다. LG도 지난해 시즌 뒤 FA 장원준 영입을 검토했지만 하필 잠실 라이벌 LG에게 장원준을 빼앗겼다. 양 감독은 "신인 장원준에게 뭘 봤나"는 질문에 "슬라이더"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에서 한동안 왼손 투수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두 개 구종으로도 통했다.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직구 다음에 제대로 된 슬라이더가 들어온다면 1군 자격은 충분했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 그만큼 슬라이더가 좋았다.

    또 하나의 장점은 "예쁜 투구 폼"이었다. 양 감독은 "억지로 힘을 넣어 던지는 폼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메카니즘에서 공이 나왔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롱런하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장원준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하게 등판하는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양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은 부분도 있다. 장원준은 2011년 평균자책점 3.14에 15승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 시즌을 맞았다. 이전까진 구위에 비해 들쭉날쭉한 성적이었다. 장원준을 변화시킨 건 체인지업이었다. 2011년은 그가 체인지업을 '자기 것'으로 만든 시즌이기도 했다. 장원준은 "이전까진 투 피치 피처였다. 체인지업을 구사하니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권 하나를 더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장원준은 힘으로 밀어부치는 투수였다. 지금은 위기에 몰리지 않으면 시속 141~142km 느린 직구로 완급을 조절하며 던진다. 그가 롱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비결이다. 신인 왼손 투수를 보는 양 감독의 눈은 정확했고, 그 투수는 신인 시절 감독의 평가를 뛰어넘는 발전을 이뤄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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