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진심] 야구장 이물질 투척,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이순철 진심] 야구장 이물질 투척,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24 08:00 수정 2015.08.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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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열린 광주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에서 경기 중 오물이 투척되자 전광판에 걸린 주의문구와 오물투척 행위에 반발한 이용규 (하단 사진 왼쪽). 중계방송 캡처


    지난 22일 광주 KIA-한화전은 여러모로 참 뜨거웠다. 근소한 경기 차의 5~6위 팀이 '에이스'를 내세워 맞대결을 벌였다. 워낙 중요한 경기이다보니 서로 간 예민했던 것 같다. 경기 중 홈팀 KIA 팬들이 이용규를 향해 오물을 투척하고, 이에 반발한 선수가 맞서는 일이 벌어졌다.

    이용규와 KIA는 인연이 깊다. 과거 '타이거즈'의 소속 선수로 오래 활약하다 2013시즌을 끝으로 한화로 FA(프리에이전트) 이적했다. 최근에는 이용규가 KIA와 경기 도중 투구에 맞아 종아리 근육을 다치기도 했다. 팬은 팬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아픔이 있었다. 미묘한 감정들이 서로 얽히면서 조금 더 예민해진 부분이 있었다. 큰틀에서 보면 모두 경기 중 일어나는 일이다. 서로 맞서기 보다 너그럽게 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경기 중 그라운드를 향해 이물질을 던지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플레이에 집중하느라 미처 피하지 못한 선수가 크게 다칠 수 있어서다. 던지는 이는 '이걸로 다쳐봐야 얼마나 크게 다치겠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물질에 가속도가 붙으면 흉기가 될 수 있다. KBO 출범 34년인데 아직도 스포츠를 전쟁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KBO 팬의 관중 문화는 무척 성숙했다. 초창기만해도, 구단 버스를 불태우거나 돌팔매질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필자는 1986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해태의 한국시리즈를 잊지 못한다. 성난 팬이 해태 구단 버스를 모두 불태우면서 경기 뒤에도 숙소로 돌아가지 못해 발을 굴렀다. 위험을 무릎쓰고 구단 버스에 착석하면 유리창으로 어김없이 돌맹이와 오물이 날아왔다. 유리창이 깨질 것을 우려해 집회 시위 현장에서 등장하는 경찰의 '닭장 차'를 타고 이동한 경험도 숱하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1992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 해태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경기 중 폭죽이 터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의 안전과 직결되는 이물질 투척은 더 많았다. 1983년 삼미에서 뛴 장명부 선배는 투구 때마다 관중이 새총을 쏘는 바람에 마음 고생을 크게 하셨다. 선배와 후배 중에서는 머리에 이물질을 맞는 것을 막으려 헬멧을 쓰고 외야 수비를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도 새총으로 쏜 쇠붙이에 맞아서 부상을 입었던 사례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필자 역시 관중석에서 날아온 빈 깡통이나 플라스틱통에 수시로 얻어 맞았다.

    스포츠는 전쟁이 아니다. 물론 선수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팬은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물질을 던지는 건 분명한 폭력이다. 자칫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극소수 팬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애꿏은 선수가 다치는 일이 벌어져서야 하겠나. 특히 KBO는 어린이들도 보는 전국민의 인기 스포츠다. KBO 또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인 캠페인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규정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