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아걸 취중토크①] ”양자역학 컨셉 듣고, 담이 왔다”

    [브아걸 취중토크①] ”양자역학 컨셉 듣고, 담이 왔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5.11.26 10:30 수정 2015.11.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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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데뷔한 쥬얼리는 15년만인 2015년 해체했다. 박정아·서인영 등 원년 멤버는 이미 탈퇴한 뒤였지만 그래도 팀 색깔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오던 최장수 걸그룹이었다. 쥬얼리의 해체 이후 최장수 걸그룹의 계보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로 넘어갔다. 2006년 데뷔했으니 올해로 9년차 내년이면 10년차가 된다.

    쥬얼리와 다른 브아걸의 미덕이라면 멤버 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잡음은 있었다. 개인적인 일이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서는 '가인이 솔로를 하고 싶어한다''언니들이 가인을 싫어한다''브아걸의 해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해체설'이라는 이름으로 기사화됐다.

    그리고 가인은 소문이 사실인 듯 먼저 전소속사를 떠나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인 에이팝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그런데 이변 아닌 이변이 일어났다. 나르샤·미료·제아가 소속사 계약 종료와 동시에 가인을 따라 에이팝으로 이적한 것이다. 그들의 이적은 브아걸의 존속을 의미했고, 최장수 걸그룹의 명맥을 이어갈 것임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팀은 유지됐고, 넷이 똘똘 뭉쳐 새 앨범을 내놨다. 이들은 벌써 내년이면 세상에 나올 10주년 앨범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팀은 과거와 오늘을 지나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 상암동의 한 선술집에서 취중토크를 위해 브라운아이드걸스를 만났다. 언니들은 약속시간보다 미리 나와, 안주를 직접 골랐고 막내인 가인은 약속시간보다 지각했다. 그래도 언니들은 불평이 없다. 가인도 별로 미안한 기색이 없다. 10년이란 세월이 선물한 평온함 익숙함 안정감 같은 것들이 이들에게 느껴졌다. 2시간에 걸쳐 맥주잔을 나누면서 어쩌면 이들이라면 40대 걸그룹, 50대 걸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트렌디한 음악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마돈나. 한국에서 그런 가수가 나온다면 그 가능성이 브아걸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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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역학 콘셉트, 모범생 미료만 좋아해"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제아) "못 마셔요. 많이 마시면 자거든요.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취해요. 한 잔 딱 먹으면 좋아요."

    (미료) "소주 한 병은 마셔요. 그런데 잘 마시지 않아요. 강박관념이 있어요. 몸매 관리를 위해서 마시면 안 된다는 생각이요. 중요한 파티가 아니면 잘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나르샤) "전 술은 좋아해요. 많이 마실 때는 정말 많이 마셨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자제하려고 해요. 많이 마셔서 좋을 건 없잖아요. 언젠가 적신호가 왔었요. 건강관리 해주는 분이 관리 좀 하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몸에 신경을 안썼구나라고 느꼈어요."

    (가인) "술을 원래는 진짜 못 마셨거든요. 근데 저도 놀랄 정도로 늘었어요. 일취월장했죠. 예전에는 가족들하고도 소주 한 잔만 마셔도 하루 종일 자야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 같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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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번 앨범 얘기부터 해볼게요. 양자역학 컨셉트. 이게 좀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죠.

    (나르샤) "우리에게 어려웠던 음악이 맞아요. 공부 잘하는 미료만 좋아했죠. 하하."

    (미료) "조영철 부사장님과 통했어요. 관심있던 주제였어요. 어떻게 대중음악에 녹일 수 있을까. 도전이었죠. 다른 멤버들은 ‘멘붕’이 왔고요."

    (제아) "저는 일단 수록곡을 쓰니까, 양자역학 컨셉트를 듣고는 담이 왔어요. 노래를 어떻게 쓰라는 말이지.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근데 그런 고민 속에서 한 단 계 성장한 거 같아요. 남들이 하지 않은 주제잖아요. 정말 고민을 많이 한 앨범이에요. 트랙을 모두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성적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아)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어요. 2년 4개월 만에 나오는데 대중적으로만 갈 것인가. '어쩌다', '러브'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가 대중적으로 간다고 해서 또 그게 그 작전대로만 될 것인가. 우리 입지가 그렇잖아요. 그리고 그런건 다들 할 수 있잖아요. 작곡가가 그랬어요. 이 노래로 실패를 하더라도 멋있게 하자고요. 처음엔 왜 그렇게 이야기 하나 생각했는데 이젠 이해가 되죠. 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바쁜 세상에서 누가 양자 물리학에 관심을 갖겠어요. 그래도 이런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그룹이라는데 의미를 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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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최고 연차의 걸그룹이 됐죠. 아마도 컨셉트에 대한, 음악의 질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어질 거 같아요.

    (가인) "운명인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은 계속되겠죠. 대중적인 곡을 받아서 컴백을 할까 싶다가도 롱런하는 곡이 나오지 않는 요즘 음원 시장이라면 차라리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고집을 부린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작곡가 분들이 우리 곡은 늘 어렵게 써주는 것도 있어요. 너무 쉽지만은 않은게 우리 컨셉트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 우리한테만 이렇게 어려운 것을 주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고민이에요. 우리가 부를거라고 하지 않고 블라인드로 곡을 받아볼까도 생각했어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 프로듀서에게 영입 제의를 받은 건가요.

    (제아) "계약한 뒤에 녹음실에서 한 번 뵌 게 다예요. 종신 오빠가 환영식 해준다더니 아직도 안해줬어요. ‘이제 우리 회사에도 걸그룹이 생겼구나’라면서 좋아는 하시던데요."
     


    엄동진·황미현 기자

    영상: 김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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