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⑦]일본프로야구의 '검은안개' 사건이란?

    [특별기획⑦]일본프로야구의 '검은안개' 사건이란?

    [일간스포츠] 입력 2016.09.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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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안개'는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일본 프로야구를 검게 물들인 암흑의 단어다.

    선수들이 폭력조직과 연계해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검은 안개' 사건은 일본 야구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 넣었다.

    1969년 스포츠호치의 니시테쓰 라이온스(현 세이부) 담당 기자가 한 선수에게 "팀원 가운데 일부러 실책을 하는 선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게 발단이었다. 스포츠호치는 같은 계열사인 요미우리신문 사회부와 협력해 조사를 시작했다. 곧 니시테쓰 투수 나가야스 마사유키가 폭력조직의 일원으로부터 승부조작 제의를 받아 실제로 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니시테쓰는 시즌이 끝난 뒤 나가야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나가야스는 일본야구기구(JBO·현재 약칭은 NPB)로부터 사상 최초로 영구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나가야스의 사례는 시작일 뿐이었다. 그는 이듬해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나 이외에도 투수 이케나가 마사아키, 요다 요리노부, 마쓰다 아키오, 그리고 포수 무라카미 기미야스, 내야수 후나타 가즈히데와 모토이 미쓰오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이케나가는 당시 니시테쓰 에이스였다. 파장은 더 커졌다. 선수 한 두 명이 아닌 조직적인 승부조작이었다.

    도쿄대학 법학교수 출신인 미야자와 도시요시 JBO 커미셔너는 추가로 언급된 선수 6명을 상대로 사정 청취를 했다. 요다와 마쓰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이케나가는 승부 조작 사실을 부인했지만, 청탁의 대가로 100만엔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투수 3명은 영구 추방됐다.

    나머지 선수들은 승부 조작 혐의를 벗었다. 다만 불법 청탁을 받고도 NPB와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구협약(야구규약) 위반이 인정됐다. 이들은 1년간 야구 활동 정지 및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후 니시테쓰는 1970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관중 동원 실패로 인해 재정 상태도 악화됐다. 결국 1972년 주식회사 후쿠오카베이스볼클럽에 팀을 매각했다. 1978년 시즌 뒤 세이부그룹이 구단을 인수하기 전까지 명문 라이온스는 리조트업체, 라이터 제조업체에 네이밍라이트를 팔며 근근히 운영됐다.

    이 시기에는 승부 조작 이외에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도 불거졌다.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1970년부터 1971년에 걸쳐 자동차 레이스 불법 베팅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선수들이 직접 레이서를 매수해 승부 조작에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다. 주니치 에이스 오가와 겐타로와 다나카 쓰토무, 한신 내야수 가쓰라기 다카오, 야쿠르트 내야수 구와타 다케시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혐의가 속속 드러났다. 결국 대부분의 선수가 영구 추방되거나 3개월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많은 선수와 코치들이 야구 도박에 관계된 폭력조직과 친분을 맺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 투수 나리타 후미오와 한신 투수 에나쓰 유타카는 이런 이유로 계도와 근신 처분을 받기도 했다. NPB가 일본 사법당국보다 더 일찍, 더 강력하게 조직폭력에 대응하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