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맨’ NC 모창민,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성실맨’ NC 모창민,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10.12 05:30 수정 2017.10.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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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와 NC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모창민이 11회초 2사 만루 좌중간 만루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양광삼 기자]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와 NC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모창민이 11회초 2사 만루 좌중간 만루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양광삼 기자]


    NC 모창민(32). 사연 많은 타자다. '고교 졸업 후 프로 미지명SK 입단 후 벤치 멤버→군대 제대 후 특별지명 이적→외야 수비 연습→스프링캠프 무릎 부상' 등 굵직굵직한 사건만 추려도 한 손에 꼽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 간절함에서 나오는 '성실'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모창민에 대해 "열심히 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성실하게 노력해서 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한다. 선수 칭찬에 인색한 김 감독이지만 모창민에 대한 평가는 남다르다.에피소드도 있다. 모창민은 지난해 미국 스프링캠프 때 무릎을 다쳤다. 주포지션인 3루 대신 외야 수비를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을 당했다. 통증을 참아가면서 뛰었고, 상태가 악화됐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했다. 왼 무릎 외측 반월판 연골 절제 및 봉합 수술을 받았다. 복귀까지 6개월이 걸렸다. 수술을 빨리 했다면 재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지만 시범경기를 한 경기 소화한 후 수술대에 올랐다. 말 그대로 버틸만큼 버텼다. 그만큼 '기회'가 필요했다.
     
    경쟁자가 너무 강했다. SK 시절에는 최정에 밀렸고, NC 이적 후 박석민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주포지션인 3루를 맡을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외야 수비를 준비한 것도 FA(프리에이전트)로 박석민이 영입되면서 3루 출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지난해 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133타수 44안타)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136경기에 나와 타율 0.312·17홈런·90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결과는 달콤했다. 시즌 후 은퇴하는 이호준의 뒤를 이을 '포스트 이호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1루와 지명타자는 물론이고 박석민의 휴식이 필요할 때는 3루까지 맡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김경문 감독이 믿고 낼 수 있는 오른손 타자로 성장했다. 모창민은 "무릎 재활이 길어지면서 원형 탈모도 생겼다. 기회를 받아야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기회가 있으니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다보니까 뭔가 잘 풀렸다"며 "(이호준) 선배님의 커리어가 훨씬 높기 때문에 '포스트 이호준'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성실함은 전 소속팀 SK에서도 인정한다. 모창민은 군제대 후인 2012년 9월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시 시즌 후 신생팀 NC의 특별지명(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이 있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큰 결단이었다. 1군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군제대 선수는 자동보호가 됐지만 당시 SK는 모창민과 이재원을 제대 후 1군에 올렸고, 시즌 뒤 모창민이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모창민의 입단 당시 스카우트였던 진상봉 SK 스카우트그룹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어깨가 많이 아파서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을 가게 됐다. 고등학교 때는 유격수, 대학교에선 3루를 많이 맡았다"며 "재능은 있었다. 워낙 성실하고, 평이 아주 좋았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성실하고 진실된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입단 후 우여곡절을 겪었던 모창민, 성실함을 무기로 NC 중심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그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마산=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