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1차전 양현종' 모험과 승부수

    KIA의 '1차전 양현종' 모험과 승부수

    [일간스포츠] 입력 2018.10.16 06:00 수정 2018.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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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 카드'는 모험이자 승부수다.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 1차전 양 팀 선발투수를 묻는 첫 번째 질문에 김기태(49) KIA 감독은 "우리팀 선발투수는 양현종입니다"라고 했다. 넥센의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과연 KIA가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두고 누구를 선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2년 전 마찬가지로 5위로 진출한 LG와 펼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1차전 헥터-2차전 양현종 순으로 선발 등판한 바 있다.  

    올 시즌 개인 성적과 맞대결 데이터를 보면 양현종을 선택한 것이 당연해 보인다. 양현종은 올 시즌 13승11패 평균자책점 4.15, 헥터는 11승1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올해 정규 시즌 넥센전 성적을 비교해도 양현종(2경기 2승, 14이닝 2실점)이 헥터(4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3.33)에 앞선다.

    양현종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양현종은 지난 3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부상으로 3이닝 만에 내려갔다. 검진 결과 오른늑간근 미세 손상. 다음 날(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가 5강 진출을 놓고 마지막 혈투를 펼칠 때 양현종은 1군에서 빠져 있었다. 양현종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90⅔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럼에도 팀을 향한 애정이 상당한 양현종은 최근 캐치볼과 불펜 투구를 실시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대비했다.

    몸 상태와 더불어 시즌 막판에 부진한 모습이 우려된다. 양현종은 지난 9월 21일 NC전 6⅓이닝 4실점, 9월 27일 LG전 4이닝 7실점, 10월 3일 삼성전 3이닝 5실점 등 최근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안 좋았다. 결국 3점대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떨어졌다.

    이런 이유 탓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투수 양현종'을 내세운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종의 모험으로 여겨진다.

    김 감독은 "얼마 전까지 부상 때문에 고민했는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 확인해 본 바 '등판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보고받아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투구 수와 이닝 제한에 관해 "잘 던져 주면 좋겠지만 내일(16일) 몸 컨디션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양현종을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데는 그만한 확실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5위로 올라온 KIA는 1차전에서 패하거나 무승부만 기록해도 가을 야구를 마감하게 된다. 1~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만 한화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설 수 있다. 1차전을 잡아 기선을 제압한 뒤 2차전에 헥터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승부욕이 강한 양현종은 큰 경기 경험뿐 아니라 단기전에서 굉장히 강했다. 2016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한국시리즈 역대 개인 10번째 완봉승. 사흘 뒤 지난해 10월 30일 5차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우승을 결정지은 마지막 투수였다. 올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의 에이스로 가장 활약이 돋보였다. 

    맞대결 성적도 뛰어나다. 통산 넥센전 성적은 11승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13으로 2015년 합류한 kt전(10승2패, 평균자책점 2.46) 다음으로 좋다. 고척돔 5경기에선 2승1패, 평균자책점 2.86이다.

    분명 부상 변수만 제외하면 양현종은 KIA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임에 틀림없다. 김 감독과 KIA의 '1차전 양현종' 카드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승부를 2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