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핸드볼피플]'핸드볼의 박지성' 꿈꾸는 심재복, 해시태그 3개

    [IS 핸드볼피플]'핸드볼의 박지성' 꿈꾸는 심재복, 해시태그 3개

    [일간스포츠] 입력 2018.12.17 06:00 수정 2018.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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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복은 한국 핸드볼을 대표하는 근성맨이다. 헤어밴드조차 승부욕을 상징한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심재복은 한국 핸드볼을 대표하는 근성맨이다. 헤어밴드조차 승부욕을 상징한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그동안 심재복(31·인천도시공사)을 대표하는 단어는 근성과 투지였다. 남은 현역 생활 그리고 서른다섯 살 이후 도전은 더 성숙한 자세로 리그의 발전과 흥행을 위해 쏟고 싶다. 그는 핸드볼의 박지성을 꿈꾼다.
     
    심재복은 한국 남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선수다.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하던 2006년, 핸드볼 큰잔치에서 신인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듬해에는 대회 어시스트상을 수상했다. 2010시즌을 앞두고 인천도시공사에 입단했다. 그해 국가대표에 선발돼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 금메달 획득에도 기여했다. 정상급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지난 8월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도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핸드볼은 몸싸움이 격렬하다. 그의 신체 조건(키 174cm·몸무게 75kg)은 상대적으로 열세다. 그래서 처음 공을 잡을 때부터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는 "생존 몸부림이다"고 표현했다. 가슴 한쪽에는 더 큰 포부가 있다. 현역으로 생활하는 동안 후회하지 않고 불사르고 미련 없이 후진에게 길을 열어 주고 싶다. 여전히 최고를 향해 뛰지만 더 멀리 내다본다. 자신이 몸담은 세계가 더 많은 관심을 받길 바라면서 말이다.
     
     
    #헤어밴드- 근성의 상징
     
    정확한 중거리슛과 재치 있는 돌파를 성공시킨다. 소속팀 공격의 중심이다. 그가 이끄는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최강' 두산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몰아붙였다. 우승은 내줬다. 심재복은 "모든 힘을 쏟아 낸 경기였다. 후회는 없다. 그러나 다시 기회가 온다면 두 번 지지는 않겠다"며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개인 목표도 분명하다. "매년 어시스트왕을 노린다. 개인 성적 욕심이 그보다 크진 않지만 올 시즌에는 베스트7에 선정되고 싶다. 같은 포지션에 리그 최고 선수인 정의경 선배가 있다. 그를 넘어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며 투지 넘치는 눈빛을 보였다. 2라운드 두 번째 경기가 끝난 지난 15일까지 시즌 도움 1위(26개)와 득점 7위(35점)에 올랐다.

     
    인천도시공사 센터백 심재복이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상대 수비를 돌파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제공

    인천도시공사 센터백 심재복이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상대 수비를 돌파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제공


    근성이라면 손꼽히는 선수다. 그 어느 스포츠보다 격렬한 경기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충돌을 마다하지 않는다. 30대에 접어들었다. 그의 모친은 경기마다 수차례 코트를 구르는 아들이 걱정된다. 심재복은 "상대하는 선수들의 체격 차이를 고려하면 근성과 투지가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친 결과다"며 웃었다. 그나마 연차와 경험이 쌓이면서 노력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물론 여전히 '저돌적이다'는 평가다.
     
    경기마다 착용하는 헤어밴드는 단지 멋을 부리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근성의 상징이다. 어린 시절에는 크로아티아 대표팀 이바노 발리치의 모습을 따라 하고 싶었다. 그러나 핸드볼을 할수록 필요성을 절감했다. 심재복은 "키가 작다. 공격할 때 얼굴을 맞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네가 키가 작아서 그런 거다'는 심판의 말을 듣기도 했다. 머리띠가 벗겨졌다는 것은 상대 수비의 손이 얼굴에 닿았다는 얘기다. 스스로 변수를 줄이기 위해 계속 착용한다"고 설명했다. 신체 조건 탓에 불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다.
     
    #박지성- 종목 초월 롤모델
     
    호전적인 유형이다. 대개 이런 운동선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한다. 그러나 심재복은 핸드볼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이 현역으로 활동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 축구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인 박지성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정신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 많다. 이전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애써 가까이 했다. 가장 많이 읽은 글은 박지성의 자서전이다. 심재복은 "조직에 헌신하는 선수들을 존경한다. 최근 국제 스포츠에서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끈 루카 모드리치가 있다. 그런 사람의 얘기를 볼 수 있는 자서전을 유독 많이 접하려고 노력하며 그 가운데서도 박지성 선수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고 했다.
     
    심재복은 박지성에 대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의 빈자리는 확연히 드러났다.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많은 발자취 가운데서도 유독 뒷모습에 감명했다. "은퇴를 빨리 하셨다. 여전히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박수 받을 때 떠났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줬다. 나도 핸드볼리그에 좋은 선수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운이 좋아서 대표팀 생활을 오래 했다. 진천선수촌 생활과 세계 무대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도 박지성 선수처럼 그런 역할과 가교가 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복 선수 인스타그램

    심재복 선수 인스타그램


    지난해 8월 태어난 딸 하윤 양은 이미 핸드볼의 팬이다. 심재복은 "이제 막 첫돌이 지났다. 유독 핸드볼이 TV에서 중계되면 그렇게 손뼉을 치고 좋아한다. 다른 종목은 안 그런다"며 웃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다. 딸이 조금 더 클 때까지 현역 생활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나 "서른다섯 살 이후는 그저 도전이다. 박지성 선수를 언급하는 자체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그분 같은 스포츠인이 되고 싶다"며 다시금 다짐을 강조했다.
     
     
    #홍보대사- "빈자리에 주저하지 마세요"
     
    심재복은 농구·배구와 함께 대표 겨울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 기틀을 다지는 현시점에 기대감이 크다. 고정 중계방송이 이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팬들에게 다가설 기회는 국제 대회뿐이었다. 이제는 TV와 인터넷에서 경기를 중계한다. 한국인이 익사이팅한 경기를 좋아한다고 믿는다. 핸드볼은 정말 역동적인 스포츠다. 몸싸움도 많다. 우선 방송으로 접하시고 많은 분이 흥미를 가져 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향한 관심도 바랐다. "과거 윤경신 두산 감독님이 독일 무대에서 뛸 때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다. 현재 김동철·박준규·윤시열 선수가 일본 무대에서 뛴다.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면 종목을 향한 관심이 커진다. 배구도 선수가 크게 이바지했다. 중계까지 동반되면 더 좋겠다"고 전했다.
     
    잠재적인 팬을 향한 당부도 했다. "중계를 통해 관중석이 비칠 때 빈자리가 많이 보일 수 있다. 현재는 그렇다. 야구장 만원 관중에 흥미를 갖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팬들이 많다. 핸드볼도 한 번 보시고 느껴 주시면 좋겠다. 핸드볼 흥행의 선구자가 돼 줄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며 말이다.
     
    그저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그는 "동료들에게 '우리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부터 유치하자고 얘기했다. 14일부터 열린 인천 시리즈를 앞두고 '각자 다섯 명씩만 경기장으로 모시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핸드볼인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SNS도 활발하게 한다. 대한핸드볼협회 주관 워크숍에서 한 강사가 강조한 내용에 동감했다. "나도 20대까지 싸이월드만 했다. 뒤늦게 후배들에게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활용법을 배웠다. 확실히 더 많은 팬과 소통하게 됐다. 관심도 커졌다"며 웃었다. "핸드볼 발전을 위해 생각이 많다"고 건네자 그는 "나만 그런 게 아니다"고 답했다.
     
    마산=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