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만지는 사람] 대한민국에서 배달 라이더로 돈을 번다는 것

    [돈 만지는 사람] 대한민국에서 배달 라이더로 돈을 번다는 것

    [일간스포츠] 입력 2019.02.08 07:00 수정 2019.0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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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이 한국을 경험하며 놀라는 문화 중 하나가 ‘배달’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장사 범위 내에 있으면 모든 곳으로 음식을 갖다주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에 ‘치맥’ 배달은 구역을 나눠 체계적으로 배달이 될 만큼 한국 사람들도 놀라는 시스템이다.
     
    이 문화에는 배달 ‘라이더’들이 바탕이 된다. 눈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들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해진다.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2013년 3000억원대였던 규모가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섰고, 곧 10조원에 다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용자 수만 2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급성장하는 배달 시장이다.  
     
    그럼에도 배달의 중심에 있는 ‘라이더’ 직종은 그다지 각광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각광은커녕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라이더’로서 삶을 살아가는 메쉬코리아의 부릉스테이션 청담점 라이더 윤지웅 지점장을 만났다. 그는 5년 동안 해 온 이 일에 만족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저평가돼 있는 ‘라이더’ 직종이 사람들에게 좀 더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 '라이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원래는 레포츠 쪽 일을 11년간 했고, 사업도 4~5년 정도 했다. 20대부터 돈을 모아 30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잘 안돼 다시 올라가려고 노력했다. 라이더라는 직업이 ‘고수익’이라는 점에 혹했다.”
     
     
    - 배달 대행 업체 중 메쉬코리아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메쉬코리아 전에 있었던 회사는 생활 심부름 같은 배달 일이었는데, 거기는 ‘직권 배차’라고 해서 12시간 동안 일을 풀로 돌리는 것이었다. 반면 ‘부릉’은 수행하고자 하는 오더를 선택할 수 있었다. 또 회사를 선택할 때 규모를 보는데, 서울은 중심지인 강남에서 부릉이 많이 보이더라. 그 당시 기억에는 부릉이 깔끔한 이미지였다. ‘바이크’만 봐도 메시코리아 부릉은 최신형 바이크를 사용했다. 정비팀도 따로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 타이어 체크 등 소모품을 교체하고, 지점 관리자들이 세차도 관리한다. 이런 부분들이 배달 일이라 해도 회사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선택하게 됐다. ” 
     

    - 단기 고수익 업종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가져야 할 직업으로 라이더를 선택한 것이 의문이다.
      
    “그럼에도 근속 연수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생활 만족도, 그게 챙겨 가는 몫이 커지면서 안정적이게 되는 것이다. 아직 제도적으로 오토바이 보험 문제나 위험 요소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 인정받는 것은 맞다. 내 경우에는 라이더로서 열심히 해 청담점 지점장으로 인정받은 경우다. 승진한다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요소기도 하다.”
     

    - 그럼에도 여전히 10~20대 라이더가 많지 않나.
      
    “이제는 10~20대가 배달하는 문화만은 아니다. 주유소만 봐도 셀프 주유소 때문에 일거리가 사라지고, 아버지 세대가 많이 일하고 있다. 여기도 과거에는 10~20대가 아르바이트했던 곳이다. 요즘 애들은 이런 험한 일은 안 한다. 재기하려는 40~60대가 배달을 시작한다. 청담점만 해도 일주일에 세 분씩 면접을 본다. 이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책임감이 강한 40~60대를 선호한다. 청담점에서도 가장 나이 많은 라이더가 54세다. 동네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젊은층이 많이 없어졌다.”
     
     
    - ‘고수익’이라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내 사연은 아니지만, 오래하신 분들 중에서 돈을 많이 버는 라이더들을 보면 과장급 월급을 받아 가는 분도 많다. 금액으로 따졌을 때 수치가 낮지 않다. 평범한 회사 대리급들에 비해 2~3배도 가능하다. 청담점에서 가장 많이 버는 라이더의 경우, 월 600만원도 가져간다. 이건 보통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 일은 본인이 시간과 노력을 얼마만큼 다하냐에 따라 보상이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 라이더를 하기 전과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솔직히 처음에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노출하지 않고 조용히 일했다. 이 직업이 우리나라에서 저평가된 일이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다. 배달하러 갈 때도 지인들을 보는 경우가 많아 안 보이려고 마스크를 위로 더 올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인식이 변했다. 노력한 만큼 수익이 따라 주는 업종이다 보니 빚을 많이 갚았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 다 내려놓고 열심히 일하는 가수 이상민과 비슷한 것 같다. 반면 일반 사람들의 시각은 솔직히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다. 감정 노동자기 때문에 솔직히 운전하는 사람은 멘틀을 조절해야 한다. 그날 고객들이 화내거나 인상 쓰는 일이 있었다면 매출이 달라지기도 한다. 
     
    배송하러 가면 사실 감사하다는 한마디보다 고객들의 무응대가 제일 많다. 라이더에게 고객의 반응은 그 자체가 멘틀을 다시 잡고 달릴 수 있는 힘이 되는데, 솔직히 앱은 발전하고 서비스가 나아진다고 해도 인식이나 인성은 변하지 않고 있다.”
     
     

    - 사라지지 않는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인가.
      
    “문화는 한쪽만 한다고 해서 형성되는 게 아니다. 라이더들도 노력해야 하고, 소비자도 빨리빨리보다 기다리는 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지켜봐야 하는데 사실 그렇지 못하다. 담당하는 곳들 중에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많은데, 한 프랜차이즈 점장이 매니저들에게 한 얘기가 기억난다. 고객들이 패스트푸드를 착각하고 있다고…. 패스트푸드는 빨리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얘기하는 거라는 얘기였다. 패스트푸드는 원래 간단히 먹고 배를 채우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식인데, 빨리 안 나오면 화내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 고객에게 가장 많이 듣고 싶은 말이 ‘천천히 오세요’라는 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봤다. 실제로 고객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소비자는 천천히 오라는 얘기를 전혀 안 한다. 점주도 난리가 난다. 무응대가 가장 많다. 배달이라는 서비스도 상호 액션을 취하는 건데, 문을 열고 상품을 주면 휙 돌아서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인간적인 반응이라도 보여 주시는 게 라이더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
     
     
    - 배달하면서 생긴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보이스피싱을 막은 적이 있다. 한창 보이스피싱이 성행할 때라서, 알고 있었다. 한번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배달을 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음 오더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데, 표정이 어두운 아주머니를 만났다. 나를 빤히 쳐다보더라. 나는 최대한 고객과 시선을 마주치지 말라고 라이더들에게 교육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는 밀폐된 공간이고 괜한 오해를 살까 봐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런데 들리는 통화 내용이 내가 알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례 중 납치 사칭인 듯했다. 아니겠지 하면서 있는데, 이 분이 내 팔목을 잡았다. '전화를 끊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내가 경찰서에 신고해 따라갔다. 결국 납치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했는데, 해야 할 배달은 하지 못했다. 다행히 사장님들이 다 이해해 주셨다.”

     
    - 고충은 없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일이 배달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는 더더욱 집중하고 조심하게 된다. 특히, 고객이 주소를 잘못 적어 오배송이 되는 경우나 음식을 가지고 도착했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할 때 등 당황스러운 경우도 더러 있다."

     
    - ‘위험하다’는 인식에 대한 현장 근로자의 생각은.
      
    “삶의 질이 나아지고 있지만, 위험 요소와 최대 피해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아쉬움은 항상 갖고 있다. 특히 보험적인 부분이 오토바이 쪽은 거의 없다. 오토바이는 ‘자차’라는 개념도 없다. 과거에 한 라이더가 지하 주차장으로 배송하러 갔는데, 지하 주차장이 물기 때문에 미끄러웠다. 그 라이더는 부동산 일을 하다가 부동산 앱들이 생기면서 '투잡'으로 라이더를 하는 분이었는데, 그때 다리가 부러져 치료로 6개월이 날아가면서 무급이 됐다. 현재 본사에서 보험사랑 같이 내놓은 보험이 있는데, 라이더들은 와닿지 않아 한다. 어쨌든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다.”
     
     
    - 배달 시장은 앞으로 나아질까.
      
    “먼저 부릉 라이더들을 위해 본사가 투자를 잘 받아 와야 힘이 된다.(웃음) 여기에 새로운 생활 물류 배달이 시작되면서 라이더들이 점심이나 저녁 식사 피크 타임이 아니어도 생활 물류 쪽까지 확장해 오더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오더를 잡는 경쟁을 하지 않아도 시간대를 정해 놓고 일하게 되고, (배달 음식만큼) 급하게 일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생활 물류 시장이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초보 라이더들도 적응하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생화 물류는 올리브영과 함께 서울에서 시작했고, 넓히는 건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권지예 기자
    사진= 정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