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피플]주장 완장 넘기고 부주장? 천생 살림꾼 박경수

    [AZ&피플]주장 완장 넘기고 부주장? 천생 살림꾼 박경수

    [일간스포츠] 입력 2019.02.13 06:52 수정 2019.02.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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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 완장은 넘겼지만, 여전히 살림꾼이다. kt 박경수(35) 얘기다.
     
    각 팀에는 분위기 메이커가 있다. 위기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좋을 때도 평점심을 유지하도록 유도한다. kt는 박경수다. 실력과 리더십을 모두 인정받는 선수다. 프런트가 그에게 두 차례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안긴 것은, 전력 유지 차원도 있겠지만 더그아웃 리더가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신임 감독은 부임 이후 유한준에게 주장을 맡겼다. 전임 박경수는 "조금 홀가분해졌다"며 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바쁘다. 일단 주장을 살뜰히 보좌한다. "합리적이고 동료의 성향을 존중하는 선배다. 독단이 없다"며 유한준의 성품을 극찬하면서도 "너무 천사다. 남에게 안 좋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선배다"라며 걱정도 전했다.
     
    박경수는 누구보다 주장 자리의 어려움을 잘 안다. kt에서만 세 번이나 맡았다. 그는 "정말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힘들 때 기댈 데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악역을 자처한다. "나도 유쾌한 선배가 되고 싶지만, 팀에 해를 끼치는 선수가 있을 때 그저 두고 볼 순 없다. (유)한준 선배가 선수단을 잘 이끌어 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나는 잔소리꾼이 될 것이다"라며 부주장 출사표를 던졌다.
     
    그도 다그치는 방식이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결국 선수 개개인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팀에 대한 애정을 한 단계만 높여도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팀원 모두 같은 생각일 순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고 본다. 유한준이 팀의 단합을 이끌도록 지원하기 위해 박경수는 동반되는 변수를 주시할 생각이다.
     
     자신의 말의 무게감을 유지하려면 성적도 따라 줘야 한다. FA 계약 첫해기 때문에 기대치도 있다. 일단 선수는 자신감이 크다. "나이 탓에 우려하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모범 FA로 평가된다. 계약 기간 동안 10개 구단 2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86개)을 기록했다. 박경수는 "일단 10개 구단 주전 2루수 가운데 타격 지표는 상위권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현우 선배가 기록한 국내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하고 싶다. 30개 이상 치고 싶다"며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그는 10구단 kt의 대표 선수이자 리더다. 도약이 필요한 팀에 헌신하려는 의지가 크다. 역량도 갖췄다.
     
    투산(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