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혁신 필요” 대한체육회, 자체 혁신안 제시

    ”강도 높은 혁신 필요” 대한체육회, 자체 혁신안 제시

    [일간스포츠] 입력 2019.09.03 06:00 수정 2019.09.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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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치용 선수촌장(왼쪽)과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신치용 선수촌장(왼쪽)과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문체부가 합리적인 판단 하에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 믿는다."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문체부 혁신위)의 권고안과 별개로 자체적인 스포츠시스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는 2일 충청북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문체부 혁신위의 권고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신치용 선수촌장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선 '대한체육회 체육시스템 혁신위원회'에서 수립 중인 스포츠시스템 혁신 방안도 함께 공개했다. 당초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참석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접견을 위해 불참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개최된 배경은 이렇다. 문체부 혁신위는 지난 2월, 체육계 구조개혁을 위한 민관합동기구로 출범했다. 새해 벽두부터 전국민의 분노를 샀던 조재범 사건을 필두로 체육계 '미투'가 불거지자 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문체부 혁신위는 수시로 분과회의와 전체회의를 개최하며 5월 7일 1차 권고안을 발표, 지난달 22일 6·7차까지 약 3개월하고도 2주 가량에 걸쳐 권고안을 내놨다. 성폭력 등 인권침해 대응 시스템 혁신이 주가 됐던 1차 권고안에 이어, 2차 권고안에서는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학교 스포츠 정상화, 3차 권고안에서는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스포츠 및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전략 마련이 골자가 됐다. 4차 권고안은 스포츠 기본법 제정, 5차 권고안에서는 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 마련이 주된 내용이었다.

     
    김승호 대한체욱회 사무총장

    김승호 대한체욱회 사무총장 /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체육계의 반발이 가장 거셌던 6·7차 권고안의 핵심은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 개선 및 선수 육성체계 선진화, 그리고 체육 단체 선진화를 위한 구조 개편이다. 문제는 마지막 7차 권고안에 포함된 구조 개편에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라는 내용 때문이다. 정부 산하 단체로 문체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대한체육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따라 독립성을 보장받는 KOC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문체부 혁신위의 주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이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6·7차 권고안이 발표되자마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정면 비판했고, 자체적으로 수립한 체육시스템 혁신 방안을 공개하겠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한체육회 27회 이사회가 열린 오전, 그리고 기자회견이 열린 오후에는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이 '대한체육회-KOC 분리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사무총장은 "IOC 헌장에 따르면 KOC는 자율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체육인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바탕이 되어야한다. 현장 체육인들의 많은 반발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가 이날 발표한 스포츠시스템 혁신 방안 자체는 문체부 혁신위의 권고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세부적인 내용에선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인권 향상과 학교·생활 스포츠 환경 구축, 스포츠 기본법 제정 등 굵직굵직한 안건의 방향성은 대체로 같다.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도 보다 효율적이고 개방적인 형태로 전환하고 선수촌의 폐쇄적인 이미지도 쇄신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물론 전국체전과 전국소년체전 개편안을 비롯해 반발이 심했던 부분은 여전히 권고안과 차이가 있다. 김 사무총장은 "문체부 혁신위도 권고를 했지만 대한체육회에서 가동 중인 체육시스템 혁신위원회의 내용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 본다.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가 낸 의견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문체부가 합리적인 판단 하에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 촌장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야할 길이 있다. 당장 2020 도쿄올림픽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끝나고 난 뒤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다같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대한체욱회 회장. 연합뉴스 제공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연합뉴스 제공


    기자회견에는 불참했으나, 이기흥 회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 앞서 진행한 모두발언에서 "우리 자체적으로 혁신안을 만들어왔다. 내년이면 대한체육회가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100년 동안 우리가 해온 틀이 있다"며 "선진화된 체육을 미래세대에 넘겨줘야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말로 대한체육회-KOC 분리안에 반발하는 뜻을 내비쳤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 문체부 혁신위의 권고안과 대한체육회 체육시스템 혁신위의 혁신과제 권고안, 그리고 체육계의 현장 의견을 수렴해 이번 달 안으로 혁신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진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사진=대한체육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