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중 단 하나' 경우의 수 잡은 전북, 뒤집기로 달성한 K리그 3연패 의미

    '9개 중 단 하나' 경우의 수 잡은 전북, 뒤집기로 달성한 K리그 3연패 의미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02 06:00 수정 2019.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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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적인 뒤집기 우승에 성공한 전북 현대. 전북은 2017, 2018시즌에 이어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극적인 뒤집기 우승에 성공한 전북 현대. 전북은 2017, 2018시즌에 이어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9개 중 단 하나. 전북 현대가 뒤집기 우승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그 단 하나 뿐인 경우의 수를 잡았고, 울산 현대는 놓쳤다.

    전북이 극적인 뒤집기 우승에 성공하며 K리그1(1부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최종전 38라운드에서 강원FC를 1-0으로 꺾고 2017, 2018시즌에 이어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이날 경기 전까지 울산 현대에 승점 3점이 뒤진 2위였지만, 같은 날 열린 경기서 울산이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완패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최종전에서 승리한 전북은 승점 79로 울산과 동률이 됐고, 다득점에서 72골로 울산(71골)에 한 골차로 앞서며 짜릿한 뒤집기 우승에 성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전부터 비장했던 전주성의 분위기는 90분 내내 뜨겁게 달궈진 용광로 같았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우승을 바라는 팬들의 응원은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선수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이날 전주성에서 골망을 뒤흔든 골은 단 하나 뿐이었지만 전북 팬들은 도합 다섯 차례의 환호성을 울렸다. 실시간으로 울산-포항전을 지켜보며 포항이 울산의 골문에 득점을 꽂아 넣을 때마다 전주성이 들썩였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 현대)'이라고 쓰인 화환을 들고 와 흔드는 팬의 표정에는 환희가 가득 차있었다. 단 한 골 차를 끝까지 이겨내며 승점 3점을 가져온 전북은 극적인 우승으로 올 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전북에 이번 우승은 의미가 각별하다. 지난 14년을 이어온 '최강희 시대'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K리그1 정상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시즌까지 최강희(60·상하이 선화) 감독 체제에서 K리그1의 압도적 1강으로 불리며 독주해왔다. 그러나 올 시즌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팀을 옮기면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새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인 조세 모라이스(54)가 새로 부임했고, 선수단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내부적인 변화는 물론, 전북을 둘러싼 K리그1의 상황도 변했다. '현대가 라이벌' 울산 현대가 1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선수단을 보강하고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전북을 압박했다. 독주 체제에 익숙했던 전북은 시즌 내내 울산과 1, 2위를 맞바꿔가면서 '양강 체제'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이어져 온 시즌, 막바지를 향할 수록 울산 쪽으로 우승의 추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전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울산의 안방에서 열린 '미리 보는 결승전' 37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최종전 뒤집기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승점 3점차,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 물론 쉽지는 않았다. 두 팀의 결과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아홉 가지 모든 경우의 수 중 전북 우승에 배당된 수는 단 하나 뿐이었다. 울산이 패하고 전북이 승리해 승점 동률이 되고 다득점 혹은 득실차에서 앞서 우승하는 방법. 전북은 단 11.11%에 불과했던 그 가능성을 잡아내며 자신들이 왜 '최강 전북'인지 증명했다.

    최 감독 부임 이후 2009년 처음으로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전북은 이후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까지 최근 11년 동안 총 7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타공인 2010년대 K리그 최강의 팀이라고 할 만한 성적이다. 특히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에도 정상에 오르며 K리그1 3연패에 성공, 성남 일화(현 성남FC)와 함께 역대 리그 최다 우승(7회) 팀으로 우뚝 섰다. 리그 3연패를 달성한 것도 성남(1993·1994·1995, 2001·2002·2003)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전북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전북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 초반 변화 속에 흔들리며 '1강 체제'의 종언을 고하는 듯 했지만, 전북은 역시 전북이었다. '맏형' 이동국(40)도 "우승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나 싶었다"고 돌이킬 정도로 쉽지 않았던 시즌이었지만 전북은 변화 속에서도 끝내 우승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북의 독주는 아직도 계속되는 중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