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은 1년 전에도 조국을 찾았다

    박항서 감독은 1년 전에도 조국을 찾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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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항서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항서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연합뉴스 제공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또 한 번 조국을 찾았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지난 14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박항서호는 오는 22일까지, 약 일주일 가량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10일 동남아시아(SEA) 게임 결승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6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다음 행보로 향하는 사이 박 감독은 조국을 방문했다. 따뜻한 동남아시아를 떠나 추운 날씨의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이유는 무엇일까.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은 이미 계획돼 있었다. 동남아시아게임 이후 부상자도 있고, 회복이 필요한 선수가 많다. 훈련보다는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회복을 하려고 한다. 서울 쪽은 추울테니 남쪽으로 몇 군데 생각을 하다가 프로팀 시절 자주 왔던 통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회복에 집중하면서도 박 감독은 통영에서 다음 행보를 차분히 준비할 계획이다. 아주 중대한 일전이 찾아온다. 바로 2020년 1월 8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하고 있다.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베트남은 D조에 속해 북한·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와 조별리그를 치르고, 1월 10일 UAE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펼친다. 2년 전 열린 대회에서 박 감독은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써냈다. '박항서 매직'의 시작점이었다. 이번 대회에 기대감이 큰 이유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어 기대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박항서호가 올림픽 본선에 이름을 올린다면 이 역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영광이 될 수 있다.
     
    지난 10일 동남아시아(SEA) 게임 결승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6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한호하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U-22대표팀 선수단. 연합뉴스 제공

    지난 10일 동남아시아(SEA) 게임 결승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6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한호하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U-22대표팀 선수단. 연합뉴스 제공

     
    박 감독은 "인기는 안개와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차분히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겠다. 올림픽 예선이 쉬운 것이 아니다. 우선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약 1년 전에도 조국을 찾은 적이 있다. 2018년 10월 17일 박항서호는 한국으로 입국해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은 10월 30일까지 약 2주 가량 진행됐다.
     
    상황이 비슷했다. 1년 전에는 베트남 A대표팀이 왔고, 이번에는 U-23 대표팀이 온 것만 다를 뿐, 박 감독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박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일궈낸 뒤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찾았다. 박 감독과 베트남에 아주 중요한 일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8년 11월 열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이었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의 최강을 가리는 무대, 동남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이 걸린 대회였다. 베트남 축구의 자존심도 되찾아야 했다. 박 감독은 2018 AFC U-23 챔피언십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연속으로 최고 성적 신화를 작성했다. 이 두 대회는 U-23 대회였다. 스즈키컵은 A대표팀이 나서는 대회다. '황금기'로 불리는 베트남 U-23 대표팀과 달리 A대표팀은 약하다는 평가가 강한 상횡이었다. 박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나서는 큰 무대였다.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 모두 기로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은 조국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이곳에서 한국 팀들과 평가전을 한다. 베트남 선수들은 아시아 강호 한국에 징크스가 있다. 한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우리 보다 강한 상대에게 시달려 보는 것이 스즈키컵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조국 한국의 좋은 기운을 받고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의 말대로 됐다.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박항서호는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년 전 한국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이번에도 받아 돌아가려는 것이다. 1년 전 A대표팀이 받았던 기운을 이번에는 U-23 대표팀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도 박 감독의 조국에서 영글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