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세이브 원했던 손승락의 은퇴

    300세이브 원했던 손승락의 은퇴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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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승락

    손승락

    손승락(38)이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2월 초 돌연 은퇴한다.  

     
    롯데는 지난 7일 "FA(프리에이전트) 손승락이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하며 은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승락은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지난해 부진 속에 마무리 부진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지만, 시즌 4승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여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은퇴 결정이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손승락은 구단을 통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며 정상의 자리일 때 내려오길 원했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며 은퇴 이유를 밝혔다. 손승락 측 관계자 역시 "FA 자격 신청 때부터 은퇴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은퇴 시점이 다소 의아하다. 손승락은 지난해 11월 초 FA 자격 승인을 신청, 2019년 11월 4일부터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했다. FA 신청은 현역 생활의 지속을 의미한다. 롯데 구단에서 밝혔듯 FA 협상 테이블에 네 차례나 앉았다는 점 역시 재계약에 대한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 구단은 "두 번째 FA 자격을 갖춘 손승락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성민규 단장은 FA 시장 개장 이래 총 4차례 선수와 만나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선수 본인의 은퇴 의사가 강했다. 구단이 (제시한) 계약 조건과 상관이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으나, 결국 'FA 계약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사실상 손승락의 선택지는 롯데와 FA 재계약뿐이었다. 2015년 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롯데로 이적 당시 4년 60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7억 원)에 계약했다. 타 구단에서 손승락을 영입할 경우 보상금액만 최소 14억 원(2019년 연봉 7억 원의 200%)에 달한다. 손승락 측 관계자는 "손승락은 처음부터 롯데 잔류 외에 다른 구단 이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종합하면 손승락은 현역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승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93으로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 도전이 좌절됐으나 개인 통산 세이브 2위(271개)에 올라있는 등 지난 몇 년간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온 그였다. 관계자는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면…"이라며 "선수 본인이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하고 싶은 생각도 갖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양측이 원한 조건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결국 구단과 계약 기간과 총액 등에서 협상이 여의치 않았던 부분도 손승락이 은퇴 의사를 더욱 확고히 한 이유로 엿보인다. 
     
    지난해 부진으로 스스로도 올해 캠프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여겼으나, 이 부분에 대한 고심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15년간 현역 생활을 하며 가족과 오래 떨어져 지낸 점도 은퇴를 결심한 이유다. 손승락은 평소 가족에 대한 애정이 컸다.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전하면서도 "이제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했다. 
     
    대구고-영남대 출신의 손승락은 2005년 현대에 입단했고, 2010년부터 마무리로 활약했다. 2016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세이브 94개를 추가했고,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7년에는 구단 한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37개)을 경신한 바 있다.

     
    롯데는 "손승락의 지난 공로를 인정해 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도록 오는 5월 전 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맞춰 은퇴식을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