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X&Y③] 19세 타자 신인왕 김태균, 27년간 유일

    [스포츠 X&Y③] 19세 타자 신인왕 김태균, 27년간 유일

    [일간스포츠] 입력 2009.04.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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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에게 가장 높고 단단한 장벽을 친 종목이 프로야구다. 싱싱한 어깨를 가진 신인 투수에게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보다 한 차원 높은 투구에 반응해야 하는 타자가 1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야구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욱 그렇다.

    19세 고졸 신인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입단하자마자 신인왕을 차지한 고졸 타자는 지난 27년간 김태균(2001년·한화)이 유일하다. 삼성 김상수와 KIA 안치홍(이상 19세)이 2009년 개막부터 주전으로 뛰는 건 그래서 기적에 가깝다. 김상수와 안치홍의 라이벌전을 통해 프로야구의 신인왕 열전을 추억해 봤다.

    ▲80년대 올드보이들

    프로출범 이듬해인 83년 사상 첫 신인왕에 오른 주인공은 박종훈(두산 2군 감독)이다. 장효조(삼성 스카우트) 김시진(히어로즈 감독) 등 특급스타들을 제친 성과였다. 최초의 전문 마무리 투수였던 윤석환(두산 코치)은 84년 신인왕 출신이다.

    85년엔 국보 투수 선동열(삼성 감독)이 해태에 입단한 해다. 그러나 그는 스카우트 파동으로 전반기를 뛰지 못해 동료인 이순철(전 LG 감독)에 신인왕을 양보해야 했다.


    ▲빅뱅, 양준혁과 이종범

    93년 나란히 입단한 양준혁(40·삼성)과 이종범(39·KIA)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명승부를 벌였다.

    양준혁의 타격은 충격적이었다. 타율(0.341) 장타율(0.598) 출루율(0.436) 1위에 올랐다. 홈런(23개)과 타점(90개)은 팀 선배 김성래에 각각 5개, 1개 차 뒤진 2위였다. MVP를 수상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양준혁은 MVP 후보에도 올랐지만 김성래, 선동열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양준혁은 "그때는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라며 지금도 씁쓸하게 웃는다.

    해태 이종범도 만만치 않았다. 공격력(타율 0.280, 14홈런)도 좋았고, 신기에 가까운 유격수 수비와 베이스러닝이 빛났다. 무려 73도루를 하고도 롯데 전준호(현 히어로즈)가 75도루로 타이틀을 빼앗아갔다. 이종범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도루 6개를 성공했지만 2개 차로 2위에 머물렀다. 신인왕 투표에서 양준혁에 343-617로 졌다.

    이종범은 "93년 팀 순위가 정해진 뒤 내가 출루하면 삼성 강기웅 선배가 아예 2루에 붙어 있었다. 내 도루를 막아야 삼성에서 신인왕이 나오니까. 그런데 도루왕이 됐어도 (신인왕은) 어렵지 않았을까"라고 회고했다. 대신 이종범은 그해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고, 이듬해 타율 0.393, 도루 84개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줄 이은 야구천재들

    94년엔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등 LG의 신바람 3총사가 투표 1~3위를 싹쓸이했다. 95년 신인 이승엽은 팀 선배 이동수에 신인왕을 내주고 3위에 그쳤다.

    괴물 신인 박재홍(현대·현 SK)이 나타난 때가 96년이었다. 그는 홈런 1위(30개) 타점 1위(108개) 도루 4위(36개)에 올라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지만 18승, 평균자책점 1.88, 승률 0.857을 기록한 구대성(한화)과의 MVP 경쟁에서 19-30으로 석패했다. 박재홍도 양준혁처럼 데뷔 시즌 성적이 MVP에 가장 가까웠다. MVP급 성적을 올리고도 신인이라는 점 때문에 역차별을 받았던 때다.

    장종훈의 후계자로 2001년 입단한 김태균은 전반기를 대부분 2군에서 보내다가 백업 3루수로 출장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불과 88경기에 나섰으면서 타율 0.335, 20홈런을 기록해 최초의 19세 타자 신인왕을 차지했다.

    류현진은 2006년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 수상했다. 18승,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같은 해 타격 3관왕(26홈런, 88타점, 타율 0.336)에 오른 이대호(롯데)도 47-35로 눌렀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