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위원장 “WBC 대진표, 정말 좋은 기회다”

김인식 위원장 “WBC 대진표, 정말 좋은 기회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2.12.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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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표를 보고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

1·2회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사령탑이었던 김인식(65)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긍정론을 펼쳤다. 연이은 대표 선수들의 이탈. WBC 대표팀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돈다. 이때 김 위원장이 3회 WBC 사령탑 류중일(49) 삼성 감독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전했다. "힘든 건 잘 알지. 류 감독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도 있어. 그래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했으면 좋겠어."

김 위원장은 "야구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에 8강 가는 건 쉽다. 4강도 나쁘게 볼 건 아니다"라면서 "대진운만 보면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1라운드에서 대만·호주·네덜란드와 B조에 편성됐다. 여기서 상위 2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해 A조 상위 두 팀과 만난다. 2라운드 1·2위 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4개팀이 겨루는 결승 라운드를 치른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뒀던 대표팀은 3회 대회에선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과거와 비교해서 나쁘지 않은 대진이다. 한국·일본·쿠바·대만이 2라운드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일본 대표팀에는 메이저리거들이 다 빠졌고, 쿠바도 예전 같지 않다. 미국이나 멕시코, 중남미 국가들과 만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의 말대로 일본은 위기다. 일본 대표팀은 이치로 스즈키·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을 앞세워 1·2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빗슈 유를 비롯한 메이저리거 모두가 대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전력이 약화됐다. 아마추어 최강이었던 쿠바도 국제대회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한 뒤 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국 대표팀은 1·2회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2006년엔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멕시코와 미국을 꺾고 4강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했다. 2009년 2라운드에선 멕시코를 제압하고 일본과 1승씩 나눠 가진 뒤 준결승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를 이기고 올라간 결승에서 일본에 졌다. 야구 대표팀은 객관적 열세를 조직력과 투혼으로 항상 이겨냈다.

김 위원장은 "문제는 팀 안에 있다.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고, 대체 선수를 뽑아도 아프다는 선수가 있다. 투수진이 역대 최악"이라고 걱정했다. 기술위원회와 코칭스태프는 지난 21일 대표팀 예비명단에서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과 부상 중인 김광현(SK)·홍상삼(두산)을 뺐고, 서재응(KIA)·이용찬(두산)·차우찬(삼성)을 대신 넣었다. 이에 앞서 봉중근(LG)이 엔트리에서 빠졌고, 명단에 남아 있는 추신수(신시내티)도 불참 가능성이 높다. KIA도 기술위원회에 "김진우가 오른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다. WBC 참가가 어렵다"고 전했다.

"(명단이 자주 바뀌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선수들이 국가관을 명확하게 갖는다면 좋을 텐데…"라며 "(대한체육회나 KBO의) 행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대표팀 경기에서 선수가 다쳤을 때 충분한 보상책이 있어야 하고 연금지급 방안 등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 그가 또 다시 류 감독을 떠올렸다. "잇몸 야구 한번 펼쳐보자고."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