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11년 비수기 끝내고 성수기 완벽 돌입

    전지현, 11년 비수기 끝내고 성수기 완벽 돌입

    [일간스포츠] 입력 2013.02.05 07:16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전지현이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도둑들'로 '천만배우' 대열에 합류한데 이어 지난달 29일 개봉한 '베를린'까지 개봉 5일만에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가열차게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갖춘 전지현이 급부상하면서 '충무로 시나리오는 전지현한테 먼저 간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사실 연기자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01)의 흥행성공 이후 '도둑들'을 만나기까지 11년간 걸어온 길이 그다지 순탄하진 않았다. 출연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거품많은 스타'로 불리기도 했다. 움츠리고 있던 전지현의 지난 11년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현재를 짚어봤다.

    ▶출연작마다 흥행실패, 'CF만 잘 된다' 오명까지

    전지현의 충무로 활동이 처음부터 '장밋빛'은 아니었다. 첫 영화였던 '화이트 발렌타인'(99)은 뻔한 줄거리와 뻔한 캐릭터로 흥행에 참패했다. 이듬해 출연한 '시월애'(00)는 독특한 소재와 높은 완성도로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역시 흥행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반면에 '엽기적인 그녀'(01)는 앞서 99년 마이젯 프린터 CF를 통해 보여준 발랄하고 섹시한 전지현의 이미지를 살려 성공을 거뒀다. 총 관객수는 무려 488만명(배급사 기준).당시로서는 '폭발적'이라고 할만한 수치다. 전성기를 맞은 전지현은 수십편의 CF에 출연하며 특유의 '엽기녀'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톱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문제는 이후의 행보가 순탄치않았다는 점. 차기작이었던 스릴러영화 '4인용 식탁'은 전국적으로 71만여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200만명을 모았지만 '각종 CF에서 보여준 이미지의 재탕'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이후에도 '데이지'(06) '슈퍼맨이었던 사나이'(08)도 흥행에 참패했다. 결국 'CF에서만 통하는 스타'라는 오명을 들었다. 2008년 전 소속사 싸이더스HQ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 도청사건'도 가뜩이나 안 풀리는 전지현의 발목을 잡았다.

    ▶1인 기획사 차리고 캐스팅관계자 직접 미팅, 어울리는 역할 따내며 승승장구

    전지현이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한건 대형기획사 싸이더스 HQ와 결별한 후부터다. 1인 기획사를 차리고 연예활동 전반에 자신의 뜻을 적극 반영하기 시작한 것. 기획사 관계자들을 거쳐 시나리오를 넘겨받는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원하는 제작진 및 시나리오를 찾아나섰다.

    '도둑들'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캐스팅이 성사됐다. '도둑들'의 안수현PD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전지현이 먼저 참여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베를린' 역시 마찬가지다. 류승완 감독이 '베를린'의 캐스팅을 진행중이란 사실을 알게된 전지현이 먼저 미팅을 제안했다.

    '베를린'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출연분량이 많지않아 전지현 정도의 배우를 캐스팅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정을 설명했는데도 전지현이 적극적으로 출연의사를 밝혀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전지현 본인도 "내가 직접 관계자들을 만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를수 있어 좋다. 스스로 선택한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전했다.

    ▶류승완 "전지현 연기호평, 결국 본인이 해낸 것"

    '베를린'에서 전지현은 출연분량과 관계없이 어떤 배우보다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어두운 내면을 무표정한 얼굴과 나즈막한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북한사투리와 액션까지 멋지게 소화했다. 액션과 코믹 뿐 아니라 진지한 내면연기까지 '못하는게 없는' 배우로 자리를 잡게 됐다.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도 전지현의 연기를 잘 끌어냈다는 칭찬에 대해 "내가 한 게 아니라 오롯이 전지현 본인이 해낸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일각에서는 전지현의 연기가 한층 안정된 이유에 대해 1인 기획사 활동 뿐 아니라 결혼후 한층 여유로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영화계 관계자들은 '전지현이 결혼전보다 더 털털해졌다'고 말한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보호받던 어린 시절을 지나 가정을 꾸리고 안정감을 느껴 연기 자체에 더 집중할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지현의 부활은 충무로 관계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앞서 '남초현상'이 뚜렷한 영화계에서 유일하게 존재감을 보였던 여배우는 김혜수·엄정화 등이 전부였다. 그 뒤를 이어받을 여배우가 없었던 상황이라 '원톱 주연'으로 손색이 없는 전지현의 등장에 반색할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일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전지현이 다시 떠오르면서 여자 주인공을 내세우는 영화를 기획해보려는 움직임이 충무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을 정도"라고 최근 부각되는 '전지현 현상'에 대해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