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6세 김남일의 발탁, 한국축구에 던진 메세지는?

    만 36세 김남일의 발탁, 한국축구에 던진 메세지는?

    [일간스포츠] 입력 2013.05.17 13:59 수정 2013.05.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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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이전 A대표팀 기록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확언할 수는 없다. 1944년 생인 김호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에게 역대 최고령 선수에 대해 물었다. 그는 "1950~60년대 활약하던 서상오와 차태성 등 선배들이 30대 중반까지 대표생활을 했지만 36살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1990년 이전에 한국 선수들은 30살이 넘으면 노장 축에 속하며 빨리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회택은 31살, 차범근과 허정무는 33살에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김남일(36)은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는 최근 20년 동안 태극마크를 단 필드플레이어 중 초고령에 속한다. 2002년 홍명보(당시 만33세) 보다 세 살이나 많고, 2005년까지 대표생활을 한 김태영(당시 만 35세)보다 한 살 더 많다. 골키퍼는 예외다. 김병지(43·전남)가 2008년 38살의 나이로 대표팀에 발탁된 기억이 있다. 은퇴한 이운재(40)는 만 37세의 나이에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와 필드플레이어의 운동량이 다르다. 그래서 '노장' 김남일은 특별하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었지만 기량은 더 농익었다. 상대 역습을 차단하는 영리한 플레이와 전방으로 공급되는 날카로운 패스는 여전하다. 여기에 파이팅 넘치는 태클까지 2002년 모습 그대로다.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 훈련장에서 만난 김남일은 "(설)기현이가 팀에 합류해서 몸 관리가 잘 된다. 저 몸을 봐라. 어휴. 완전 로봇이다"며 "기현이를 따라 좋은 것만 먹다보니 저절로 몸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설기현(34)의 이야기는 달랐다. 설기현은 "남일이형은 몸을 유지하기 위해 안 보는데서 혼자 훈련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김남일은 욕심이 많았다.

    '노력형' 천재인 김남일의 발탁은 한국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이가 들어도, K리그에서 뛰어도 '실력'만 보여준다면 대표팀에 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함께 대표팀에 뽑힌 포항의 황지수(32)는 "내 나이도 적은 것이 아닌데, 남일이형은 나보다 4살이나 많다. 나도 형 나이 때까지 몸을 잘 만들면 대표팀을 꿈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김호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경험 많은 선수가 들어와 대표팀에 안정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남일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나쁘지 않았다"며 "고참의 역할을 잘 해주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