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변호사, 흑인 소년 누명 벗겨

    한인 변호사, 흑인 소년 누명 벗겨

    [중앙USA] 입력 2014.03.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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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권력을 상대로 한 소수계의 목소리는 작게만 들린다. 경찰일 경우에는 더욱 일방적인 게임이 되기 일쑤이다.

    흑인 소년을 상대로 경찰관이 누명을 씌웠으나 법정에서 사실이 드러나 교정된 것도 통쾌한 일이나 그 법정증명의 주인공이 한인이어서 한인사회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메릴랜드 검사 출신 노승훈(Robinson Rowe) 변호사다. 노 변호사는 지난해 흑인 경찰과 흑인 주민 간 교통사고와 관련한 분쟁을 맡았다.

    지난해 3월 9일 오후 7시 18분. 메릴랜드 캐피탈 하이츠 인근 캐런 블레바드에서 앤서니 아이어스 경찰관이 몰던 경찰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오토바이를 몰던 마이클 루이스는 도로 위에 나동그라졌고, 병원에 실려갔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관은 병원에 따라가 루이스에 ‘과속’, ‘사고 유발’, ‘도로상 위험 유발’, ‘부주의 운전’, ‘만료된 운전면허증 소지’ 등 총 16개 혐의에 대해 티켓을 발부했다. 파손된 경찰차의 수리비도 청구했다.

    지난해 6월 16일 열린 재판에서 아이어스 경관은 사건 당시 ▷앞서 가던 동료 경찰과 자신의 차 등 경찰차 2대는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았고 ▷완전히 도로에 멈춰섰으나 ▷오토바이가 중앙선을 넘어와 충돌했고 ▷사건이 녹화된 동영상은 없다 고 증언했다.

    이 사고와 관련 경찰은 소년이 중앙선을 넘어서면서 경찰차를 들이받았다고 주장, 거짓 진술을 했다.

    유일한 목격자는 바로 앞서 가던 동료 경찰뿐. 이 경찰 역시 아이어스 경관측에서 진술을 하면서 사건은 그대로 덮일 뻔했다. 그러나 노승훈 변호사 사무실이 루이스의 변호를 맡으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다행히 재판에서 두 경관의 세부적인 진술 내용이 맞지 않고 여러가지 틀린 점이 드러나 16개 중 15개 혐의가 기각됐다. 그러나 남은 한개는 ‘부주의 운전’ 혐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8일 나머지 1개 혐의에 대한 항소 재판에서 노 변호사는 아이어스 경관 코앞에 동료 경관의 경찰차에 부착된 자동 녹화장치의 동영상을 들이 밀었다.

    이 영상에는 앞서 가던 아이어스 경찰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루이스를 위협하는 모습, 곧이어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있었다. 경찰의 모든 진술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결과는 남은 1개 혐의도 이날 당연히 기각.

    노 변호사는 “처음에 녹화 영상이 없다고 한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국에 정식으로 녹화장치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영상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 사무실은 지난달 카운티 경찰국과 관련 경관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이 위증으로 무고한 주민에게 누명을 씌움으로써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보상금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0년 칼리지팍에서 발생했던 경찰의 인권 침해 사건에서는 약 360만 달러의 보상 판결이 났었다.

    노 변호사는 메릴랜드 락빌에 위치한 ‘로 와인스타인 & 손’ 로펌 파트너로, 크리스티나 신 전 미주한인여성경제인협회 회장도 이곳에 있다.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