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이렇게 유쾌하니 좋지 아니한가

    주지훈, 이렇게 유쾌하니 좋지 아니한가

    [일간스포츠] 입력 2014.07.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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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유쾌하고 솔직한 배우가 또 있을까'

    지난 10일 개봉된 영화 '좋은 친구들'(이도윤 감독)에서 건들건들하고 야망에 똘똘뭉친 인철 역은 맡은 배우 주지훈(32)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들었던 생각이다. 실제로 그를 만나기 전까지 영화 속 인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까칠하고 건방질거란 편견 때문에 인터뷰하기 망설여지기 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주지훈은 기자의 편견을 산산조각냈다.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대답과 유쾌한 말투, 넘치는 유머감각으로 인터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좋은친구들' 속 인철의 모습을 보는 듯 했지만, 유머 감각과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는 매너는 인철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사실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기자의 말에 주지훈은 "그런 오해 많이 받는다. 기자님이 아닌거 아셨으니 말 좀 잘해달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도윤 감독의 장편 입봉작이다.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도 같은데.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신인 감독님이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면 반신반의했을거다. 하지만 '좋은친구들'은 감독님이 직접 각본을 쓰시고 연출을 하신 작품이다. 이야기가 가진 힘과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니까 화면에 가장 멋지게 구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느와르 영화라고는 하지만 근래 개봉한 한국 느와르 영화라는 많이 다르다.
    "우리 영화에는 총이나 킬러가 나오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세 사람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인철이처럼 야망이 많고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 민수(이광수 분)처럼 자기 주장이 약하고 소심한 사람, 현태(지성 분)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는 사람, 모두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혹은 나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관객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 거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나.
    "'친구들과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 소홀했던 인연들을 떠올렸다면, 우리 영화는 반은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들끼리 정말 사이가 돈독해 보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정말 친해졌다. 정말 남다른것 같다.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진짜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많이했다. 특히 광수를 엄청 놀렸다.(웃음)



    -세 남자 배우들이 술자리도 많이 가졌다고. 누가 가장 주량이 센지.
    "마시는 양은 지성 형이나 광수나 나나 비슷하다. 그런데 나는 술을 마실 때 '마시고 취하자'주의기 때문에 빨리 많이 먹고 금방 잠이 든다.(웃음) 지성형이랑 광수는 느긋하게 오래 마시는 편이다."



    -이번 작품을 위해 10Kg이나 늘렸다고.
    "극중 인철은 술을 많이 마시는 보험판매원이다. 그런 사람이 너무 마르고 샤프한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워낙 키가 커서 10kg을 늘렸다고 엄청나게 육중해보이거나 그러진 않지만, 연기할때 인철의 모습을 표현하는 사소한 부분들에 도움이 됐다."



    -지금은 '좋은친구들' 촬영 전보다 더 마른 것 같은데.
    "현재는 다음 영화 '간신'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하면서 살을 빼는 중이다. 지금 체지방이 7%다. 앞으로 두달간 더 해야하는데 정말 죽겠다.(웃음) 관객들은 영화를 볼때 자기 돈과 시간을 지불하고 보는거 아닌가. 그런 관객들을 위해 작품에 맞는, 배역에 맞는 모습을 만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신 부분은.
    "신기하게도 감독님과 의견 차이가 전혀 없었다. 내가 연기하는 그대로 거의 OK 싸인을 주셨다. 영화 마지막 공항신. 신체안치실신 등 극중 감정이 극대화되거나 중요한 장면은 거의 한 테이크로 촬영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감독님이 원하셨던 표현 방식이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가 유난히 부진했다.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 영화 많이 도와달라.(웃음) 한국 영화가 부진한 모습을 보면 당연히 안타깝다. 하지만 과욕이 부른 결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예산이 100원인 영화가 있다면, 100원으로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으로 최고의 100원짜리 영화를 만들면 되는거다. 하지만 욕심때문에 100원으로 1000원짜리 영화를 만드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 생각했던 제작의도나 본질을 잃게 되는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연기가 많이 어색했는데, 매 작품마다 연기력이 급격히 성장하는 것 같다.
    "데뷔작 '궁'은 지금 부끄러워서 보지도 못한다. 내가 봐도 내 연기가 정말 어색했다. 정말 운이 좋겠도 데뷔작을 주연으로 시작했다. 부족한 면이 많은데 주연을 맡아서 내가 가진 단점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가는 듯 했다. 계속 연기를 해오다보니 촬영 현장이 편해졌다. 자연스럽게 내 연기도 편해졌던 것 같다. 모델 출신이다 보니 과거에는 배우라는 직업에 완벽히 들어가지 못하는 느낌도 들었고, 나를 완전히 받아주지 않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도 나를 연기하는 사람으로 봐주고, 나 또한 스스로를 연기자로 생각하면서 더욱 편해졌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