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계은숙 ”정상의 가수였던 내가 몇 천만원에 사기?”

    [단독 인터뷰] 계은숙 ”정상의 가수였던 내가 몇 천만원에 사기?”

    [일간스포츠] 입력 2014.08.06 20:37 수정 2014.08.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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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계은숙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계은숙은 3일 고가의 외제차를 리스해 대금을 내지 않은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인 김씨와 팽씨도 함께였다. 검찰에 따르면 계은숙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의 한 수입차 매장에서 허위 공연 계약서를 보여준 후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리스 받았다. 이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5000만 원을 빌렸고, 리스 대금은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일간스포츠와 만난 계은숙은 단호했다. 그는 "경솔함과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로 민사상의 책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형사상의 사기혐의는 무고하다"고 전했다. 계은숙은 "허위 공연 계약서는 본인 몰래 김씨와 팽씨가 임의로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포르셰 차량 역시 시승할 때를 제외하고는 본 적도 없고 이를 담보로 빚을 진 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를 구입하게된 경위는.

    "팽씨가 '유명 가수가 근사한 차라도 하나 있어야한다'며 자동차 구입을 권유했다.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믿고 리스 구매서에 서명한게 전부다."

    -허위 공연 계약서는 왜 등장했나.

    "내가 주로 일본에서 활동한데다 대출 등으로 신용등급도 높지 않아 그저 '계은숙'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리스회사에서도 선뜻 차를 내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없는 장소에서 김씨와 팽씨가 '계은숙이 곧 공연을 해서 2억원의 수입이 생긴다'는 내용이 담긴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나 몰래 제출했다. 차량을 받아 그것을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것도 두 사람이다."

    -'허위 공연 계약서가 계은숙 몰래 작성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있는가.

    "'모르고 그랬다'는 주관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기는 어려운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피해자인 리스회사에서도 공연 계약서를 전달받고 검토하는 자리에 계은숙이 없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또한 CCTV 등의 자료가 추후에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리스 회사에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

    "리스 회사는 첫달 빼고는 돈이 입금되지 않으니 사기를 당한셈이다. 결국 고소를 하게 된 것이다. 내가 기소됐다는 사실을 이틀전 뉴스를 보고 처음 알았다. 내가 계약 당사자이고 직접 서명을 했기 때문에 피해액을 변제하는 민사상의 책임은 당연히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화성에 있는 개인 소유의 토지를 가압류한 상태다. 다만 형사상의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

    - 김씨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나.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얼버무리듯 내게도 잘못이 있는것처럼 말한다. 죄값을 가볍게하기 위해서는 나를 끌어들이고 싶을 것이다. 두달전에 대질심문을 했는데 당시 김씨도 '팽씨가 위조했다'고 진술했다. 그래서 나는 책임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불쑥 기소까지 된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공연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계은숙 본인의 인감도장 등이 필요했을 텐데.

    "팽씨가 매니저를 자처하며 돌봐줬던 일 중에 내 소유의 집을 팔아주는 일이 있었다. 믿을만하다고 생각하고 도장을 넘긴것이 화근이다. 또 과거에 있었던 내 실제 공연 계약서를 받아갔었는데 그것과 엇비슷하게 이번 허위 계약서를 꾸몄더라."

    -너무 손쉽게 당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매우 오래 생활했다.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주변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무지함과 경솔함으로 이런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씨, 팽씨와 본인과의 관계를 말해달라.

    "김씨는 나와 20대에 알고 지냈던 지인이다. 팽씨는 김씨의 소개로 알게 된 사람인데 내 매니저를 해주겠다며 잡일을 도와주곤 했다."

    -일본에서 활동할 때도 김씨와 왕래하던 사이였나.

    "아니다.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내다가 지난해 갑자기 전화가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일들을 계획하기 위한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도 보도가 됐는데

    "후지티비 등 수많은 언론사에서 '사기, 불구속 기소'라는 내용으로 보도됐다. '가수 계은숙'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이미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해명하고 무고를 입증해도 이미 실추된 명예를 돌리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인가.

    "재판 일정은 아직 안잡혔지만 8월말에는 진행될 것으로 본다. 정정당당하게 밝혀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들에게 한마디.

    "37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신곡이 9월에 발표될 예정이라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한국에서는 추석특집등 수많은 방송 스케줄이 잡혀 있었는데 현재 모두 취소된 상태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살다보니 이런일도 생긴다.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의 위치까지 있었던 가수다. 불과 몇 천만원을 위해 사기까지 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좋지 못한 일로 시끄러운 점에 대해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