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장수원 ”은지원 형, '로봇 연기'그만하라고 다그쳐”

    [인터뷰①] 장수원 ”은지원 형, '로봇 연기'그만하라고 다그쳐”

    [일간스포츠] 입력 2015.01.27 10:37 수정 2015.01.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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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요? 많.이.놀.랐.죠?"

    음절이 툭툭 끊어지는 어색한 '로봇 연기'로 그룹 젝스키스 출신 장수원(34)이 인생 2막을 열었다.

    1997년, 19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디딘 장수원은 90년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로 인기의 정점을 맛봤다. 하지만 영원히 하나일 것 같았던 젝스키스는 2000년 돌연 해체를 선언했고 이후 장수원은 다른 멤버인 김재덕과 제이워크를 결성해 계속 팬들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았다. 젝스키스의 영광은 서서히 지워졌고, 대중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연기가 장수원의 인생을 다시 180도 바꿔놨다. 지난해 9월 KBS '사랑과 전쟁-아이돌 특집'에 출연한 이후 단숨에 '핫'한 스타가 됐다. 심지어 뛰어난 연기력이 아닌 감정을 쏙 뺀 '발연기' 덕분이었다. 이후 장수원은 '로봇 연기의 대명사'라는 별칭이 생겼다. 아무리 연기를 못 하더라도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장수원은 이런 반응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해 더 큰 웃음을 선사했고 예능과 광고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연기 못해서 뜬' 유일한 연예인이 된 셈이다. 연초에는 화제작 tvN '미생'을 패러디한 특집극 '미생물'의 주연까지 맡았다.

    인터뷰를 위해 직접 만난 장수원은 의외로 이런 인기와 반응에 대해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겠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큰 인기를 누려도 보고 놓쳐도 봤다. 이런 인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걸 19년간의 연예계 생활을 통해 배웠다"며 "내가 해야 하는 건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 뿐이다"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이런 날이 올거라 생각하지 못했다.(웃음) 만약 내가 잘 된다면 음악으로 잘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웃긴 예능 캐릭터로 잘 될 줄은 몰랐다. 젝스키스 때부터 두드러지는 멤버는 아니었다. 항상 다른 멤버들이 더 두각을 나타내고 난 뒤쳐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돼 신기할 따름이다. 예전에는 어린 친구들은 날 전혀 몰랐는데,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까지 알아본다.(웃음)"



    -'핫'한 스타가 된 것에 대해 절친이자 제이워크 멤버인 김재덕의 반응이 궁금하다.
    "당연히 정말 좋아한다. 젝스키스 때부터 워낙에 오랫동안 기쁜 일부터 슬픈 일까지 함께 겪어온 형이라 응원을 많이 해준다. 원래 예능은 형 담당이었다. 형이 먼저 잘되서 날 끌어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됐다.(웃음)"



    -다른 젝스키스 멤버들의 반응은.
    "(강)성훈이는 '로봇 연기'로 주목받는 것에 대해 기가 차하더라.(웃음) (은)지원이 형은 '언제까지 로봇 연기를 할거냐. 얼른 음악하고 가수로 활동해라'라고 조언하는데, 누가 누구한테 그런 조언을 하는지 모르겠다.(웃음) 자기는 처음 힙합 한다고 나섰을 때 절대 예능 안 한다고 하더니 '은초딩'으로 몇 년을 먹고 살지 않았나. 하하하"



    -갑자기 얻게 된 인기와 관심이 사라질까봐 걱정도 될 것 같은데.
    "'로봇 연기'로 얻게 된 이러한 인기는 소위 말해서 언젠가 '약발'이 끝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기에 집착하려하지 않는다. 지금은 하루에 CF와 방송을 몇 개 씩 찍지만 '이것도 언젠가 끝이 날 것'이라고 언제나 생각하려 한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냥 나한테 온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예능인·배우·가수, 어떤 타이틀이 가장 원하는지.
    "기사를 보면 내 이름 앞에 '가수 겸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붙더라. 연기를 했다고 무조건 연기자라는 타이틀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기자로서 내가 떳떳할 때 그런 타이틀이 붙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연기자로 계속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아직까지 없다. 내가 하는 연기가 사실 정극 연기라기보다는 예능에서 선보이는 꽁트 연기 아닌가. 아직까지는 '가수 장수원'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편하고 좋다."



    -정극 시나리오를 받게 된다면 출연할 마음이 있는가.
    "큰 작품의 주조연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섣불리 덤비지는 않을 거다. 내용과 캐릭터를 내가 진짜 소화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젝스키스 멤버들과 가깝게 지내나 보다.
    "다른 그룹들은 해체하고 연락도 끊고 얼굴도 안 본다는 데 우린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도 연락도 계속하고 만난다. 아직 여섯 명 전원이 모인 적은 없는데, 다섯 명이 모인 적은 있다. 둘씩, 셋씩 여전히 자주 만난다."



    -젝스키스 활동이 그립나.
    "물론이다. 그때 인기가 그립다기 보다는 그 시절, 여섯 명이 함께였던 때가 그립다. 물론 당시에 스케줄도 정말 많고 바빴지만, 차안에서 멤버들 끼리 수다 떨면서 스케줄 하러 갔던 게 꼭 소풍가는 기분이었다. 놀면서 일하는 기분이었다. 피곤하긴 했지만 정말 재밌었다."


    ▶장수원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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