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를 말한다] ② 당신이 몰랐던 열일곱 소년 이승우

    [이승우를 말한다] ② 당신이 몰랐던 열일곱 소년 이승우

    [일간스포츠] 입력 2015.05.15 06:00 수정 2015.05.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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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는 수줍음이 많다. 14일 명지대에서 인터뷰 도중 여대생이 사인을 부탁하자 쑥스러워하는 모습.사진취재=김민규 기자



    "딸 같은 아들이에요. 경기할 때랑은 180도 다르죠. 그런 승우를 보면 다들 놀랄껄요."
    - 이승우 아버지 이영재 씨

    "숫기가 없어서 친해지기 힘든 점은 있어요. 그래도 친해지면 썰렁한 농담도 잘하고. 개그맨 같아요. 단 재미는 없는.(웃음)"
    - 이승우 형 이승준(20)




    이승우(17·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늘 당당하고 패기넘친다. 경기장에서는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괴롭힌다. 지난 달 수원 JS컵에서도 180~190㎝의 장신 수비를 헤집고 다니며 강한 임팩트를 보였다.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색깔이 확실하다. 작년 9월 태국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일본과 8강전을 앞두고 "일본쯤은 가볍게 이긴다"고 출사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당차다는 반응도 있지만 건방지다는 오해도 받는다. 일간스포츠는 열일곱 이승우의 다른 모습이 궁금했다. 14일 경기도 용인 명지대 자연캠퍼스에서 이승우를 만났다. 친형 이승준과 아버지 이영재 씨도 함께 했다.

    지난 JS컵 우루과이 전에서 이동준(오른쪽)이 골을 넣자 함께 즐거워하는 이승우. 경기장에서는 열정적이다.사진취재=임현동 기자


    이영재 씨는 아들 태몽으로 펄떡이는 잉어 꿈을 꿨다.

    이 씨는 "낚시도 평소 안 하는데 꿈에서 큰 잉어를 낚았다. 승우가 축구를 시작한 뒤 각종 대회에 나갈 때마다 잉어가 꿈에 나오면 좋은 기량을 보이곤 했다"고 떠올렸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무척 엄했다. 이 씨는 "초등학교 때까지 승준이와 승우를 강하게 키웠다. 예의를 안 지키거나 기본을 어기면 따끔하게 야단쳤다"고 했다. 이승준도 "아버지께 많이 혼났다.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지셨다"고 귀띔했다. 이승우가 스페인으로 가면서 이 씨도 달라졌다. 이 씨는 "주변 부모들을 보니 내가 너무 보수적이더라. 자유를 많이 주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승우는 어린 시절부터 승부욕이 대단했다.

    이승준은 "승우는 나와 일대일 축구를 해도 자기가 지면 집에 안들어 갔다"며 "혹 그냥 들어오면 집까지 울면서 따라온 적도 있다. 일부러 져주고 집에 온 날도 많다. 내가 중학교 때까지는 많이 싸웠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스페인에서 생활하며 경쟁을 하다보니 승부욕은 더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유스는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실력이 떨어지는 4~5명을 팀에서 내보낸다. 이승우는 피 말리는 무한 경쟁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이승우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메시가 아니다. 이승우는 형 이승준(왼쪽)을 가장 존경하는 축구선수로 꼽는다.사진취재=김민규 기자


    이승우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 씨는 "승우는 모든 가족이 함께 안 움직이면 섭섭해 한다. 함께 다니기 위해 차도 큰 걸로 빌렸다"고 웃음지었다. 집에 있을 때 이승우는 그라운드에서 모습과 전혀 다르다. 이 씨는 "딸 같은 아들이다. 집에서 승우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 다들 놀랄 것이다"며 "집안의 분위기를 책임진다. 개그와 애교를 도맡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승우는 최근 기타를 배웠다. 어머니 최순영 씨의 생일에 직접 로망스를 연주했다. 음악에 맞춰 노래도 불러줬다. 이승우는 기타 이야기를 꺼내자 "아버지 친구분께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 초보 단계"라며 "연습하는데 재미있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승우는 형과 비디오 게임을 종종 즐긴다. 축구 게임을 함께 하는데 둘의 실력은 엇비슷하다. 이승우는 "나는 게임에서도 패스 플레이를 즐겨하는 편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 전까지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봤는데 작년에 가족 모두 스페인으로 이사한 뒤 전혀 TV를 보지 못했다. 요즘에는 한국 프로야구에 빠져있다. 응원하는 팀은 LG트윈스다. 이승우는 "박용택과 이병규 선수 팬이다. 한국을 올 때마다 꼭 한 번씩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며 "야구만의 매력이 있다. 형과 캐치볼도 자주했다"고 말했다. "축구만큼 야구도 잘 하느냐"고 묻자 "그건 잘…"이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축구장 밖에서 본 열일곱 이승우는 또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인=김민규 기자 kim.mingyu1@joins.com





    ◇ 웃자고 해본 이승우와 '모 아니면 도' 인터뷰



    Q : 한국 축구 최고는 차범근인가 박지성인가.
    A : 차범근. 나와 같은 공격수니까.

    Q : 펠레와 마라도나 중 더 위대한 선수는.
    A : 솔직히 두 명 모두 플레이를 본 적이 없다.(웃음) 그래도 마라도나. 느낌이 좋다.

    Q : 현재 최고는 메시인가 호날두인가.
    A : 당연히 메시. 설명이 필요 없다.

    Q : 유재석와 강호동 중 누가 좋나.
    A : 유재석. 역시 느낌이 좋다.

    Q : 축구 중계를 본다면 안정환인가 이영표인가.
    A : 안정환. (혹시 얼마 전 이영표의 쓴소리 때문에?) 전혀 아니다. 안정환의 예능감을 좋아한다.

    Q : 머리 스타일은 투블록인가 펌인가.
    A : 지금 내 머리가 투블록이다. 미용실은 형이랑 늘 같이 간다.

    Q : 외국 여자친구와 한국 여자친구 중 택한다면.
    A : 당연히 한국 여자친구다.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Q : 강아지가 좋은가 고양이가 좋은가.
    A : 강아지. 지금 강아지를 키운다. 이름은 '만두'다.

    Q : 여행을 간다면 산인가 바다인가.
    A : 바다. 넓은 곳이 좋다.

    Q : 힙합인가 발라드인가.
    A : 힙합. 발라드는 들으면 잠이 온다.

    Q : 박진영과 양현석 중 누가 좋나.
    A : (한참 고민끝에) 양현석. YG 가수들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