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이정재·하정우·조진웅…그들이 '암살'을 택한 이유

    전지현·이정재·하정우·조진웅…그들이 '암살'을 택한 이유

    [일간스포츠] 입력 2015.06.23 07:00 수정 2015.06.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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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전지현·이정재·하정우 등 특A급 배우들은 어떻게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에서 뭉칠 수 있었을까.

    '암살'은 최동훈 감독이 영화 '도둑들'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1930년대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위해 모인 암살자들(전지현·조진웅·최덕문)과 임시정부요원(이정재), 청부살인업자(하정우) 등 조국도 이름도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단계부터 전지현·이정재·하정우·오달수·조진웅·최덕문 등 역대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두세편은 너끈히 만들법한 화려한 캐스팅이 가능했던 이유는 최동훈 감독이 풀어낸 매력적인 '이야기' 덕분이다. 영화에서 지금까지 잘 다루지 않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어느 캐릭터 하나 놓치지 않고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점, 영화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하나의 큰 그릇에 잘 버무려냈다는 점에 배우들의 마음이 동했다. 촬영 기간 중 배우들까지 감탄한 장면도 많았다. 제작비 180억원을 들여 재현해낸 1930년대 경성과 상해 세트장, 당시 시대를 설명하는 의상과 소품 등은 배우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암살' 제작보고회에서 출연 배우들과 최동훈 감독에게 영화에 출연한 계기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들었다. 7월 22일 개봉.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하정우 ""처음 감독님과 '암살' 관련해서 이야기를 한건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횟집에서다. 장어덮밥을 먹으면서 얘기를 했다. 감독님의 전작을 재밌게 본 팬의 입장에서 감독님과의 작업은 설렜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도 좋아서 꼭 한 번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암살' 제안을 받고 주저하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하와이피스톨 이라는 캐릭터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출연한 것도 크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 중 50% 정도가 이름 때문이다. 이름을 듣는데 더 하고 싶었다."

    이정재 "감독님께 대본을 받고 많이 흥분했다. 작품이 좋아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떠오른다. 내용도 그렇고 캐릭터들이 모두 잘 살아있어서 더 재밌다. 생각을 더 할 여지도 없이 정말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

    전지현 "'도둑들'때부터 감독님과 인연이 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도둑들' 해외 프로모션 때 홍보를 하면서 감독님과 다음 작품은 어떤 걸 할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배우로서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도 되고 욕심도 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더 어느 날 감독님께서 '암살'이라는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구상 중이라고 했다. 색다른 책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책을 받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이야깃거리가 정말 재밌었다. 훌륭한 책을 보여주셨고, 그 이야기가 신비하고 대단하게 느껴져서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당연히 캐릭터도 좋았다."

    조진웅 "이렇게 재밌는 책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 영화가 제작돼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면 참 흥분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다. 영화의 무게감도 좋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작 '명량'에서 일본 장수로 나와서 다음에 꼭 한 번 우리나라 편에선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마침 '암살' 캐릭터가 독립군 역이었다. 이런 이야깃거리라면 당연히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덕문 "'도둑들'에 출연했을 당시 대사가 중국어였다. 보신 분들 중 내가 중국 배우인지 아는 분도 있더라. 다음에 한국말로 할 수 있는 역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그런 캐릭터였다.(웃음) 다시 함께 감독님과 촬영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영화를 기획한 의도는.

    최동훈 "사실 '타짜' 이후 다음 작품으로 내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잘 이야기가 안 써졌다. 1930년대가 낭만의 시대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독립을 하는 시대라는 점에서 끌렸다."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영화다.

    최동훈 "영상과 사진으로 보면 세트가 굉장히 훌륭해보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입고 그런 장소에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힘들긴 했지만 몰입해서 잘 찍었다고 생각한다."

    조진웅 "멋진 세트였다. 세트에 들어가 있으면 마냥 좋고 행복했다. 촬영을 하는데 카메라 레일이 경부선처럼 보였다. 그렇게 긴 레일은 본 적이 없다. 굉장했다. 이런 공간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최덕문 "낮에 세트장에 도착해서는 '정말 크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밤이 돼서 조명을 설치하는데 하나의 도시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메라 레일은 정말 길었다. 롱테이크로 찍었다."

    전지현 "세트가 화려했다. 미츠코시 백화점은 여자로서 충동구매 유혹이 일어날 만큼 멋진 곳이었다."



    -제작비만 180억원이 들었다. 부담도 컸을 것 같다.

    최동훈 "시나리오를 쓰면서 내가 점점 미쳐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예산이 점점 늘어나는데 처음엔 잠도 잘 못 잤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찍다보면 그런 예산에 대한 부담은 사라지는 것 같다. 마라톤 주자가 30km 지점을 넘어가면서 무념무상의 상태로 달린다던데 그런 느낌이었다. 예산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그 제작비를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 예산이 클 수록 책임감도 더 커졌던 것 같다."



    -헤어스타일 등 다양한 변신을 한 전지현의 모습이 기대된다.

    전지현 "단발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 보다는 총을 쏘는 것에 더 집중했다. 아무래도 저격수이기 때문에 총을 다루고 쏘는 것에 있어서 자연스러워보여야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다.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다. 어느 날은 오늘은 스트레스가 쌓여서 총 좀 쏴야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웃음)"

    최덕문 "전지현 씨는 정말 대단했다. 총을 아무리 멋있게 쏘려고 해도 눈을 깜빡거리게 되는데 전지현 씨는 눈을 깜빡하지 않더라. 독한 여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조진웅 "그 말에 동의한다.(웃음)"


    -이정재는 촬영 기간 중 15kg을 감량해 63kg이 나갔다던데.

    이정재 "캐릭터에 접근할 때 정서를 최대한 많이 이해하고 그 다음에 느낌적인 걸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름대로 굉장히 세세한 것까지 준비했다. 예민한 성격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체중 감량을 했다. 촬영장에 음식하는 분이 있었는데 제 것은 양념을 하지 말고 빼달라고 했다. 촬영이 끝나면 숙소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오늘 찍은 걸 얘기하고 내일 찍을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혼자 탄산음료를 마셨다.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잘 찍는 감독님과 훌륭한 배우들과 작품을 해서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정말 잘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하는지 고민을 했다. 몸무게도 줄이면서 날카로운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었고, 그런 부분을 의욕적으로 하고 싶었다. 여태까지 했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자신을 더 못 살게 굴었다. 그렇게 해야 (영화를 하면서) 제가 느껴보지 못 했던 것까지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100회차가 넘는 촬영을 했다. 카메라 앞과 뒤가 가장 달랐던 배우는.

    최덕문 "아무래도 독한 여자(전지현)가 제일 다르지 않았을까. 카메라 밖에선 굉장히 털털했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걸 전하고 싶나.

    최동훈 "상해 촬영을 끝내고 나도 모르게 애국가를 부르고 있더라. 평소 일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안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외국에 살지도 않았는데 애국자가 된 느낌이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그게 전달 됐으면 좋겠다. '도둑들'을 찍을 땐 소풍가는 느낌으로 찍었다면, 이 영화는 친구와 등산하는 기분으로 찍었다. 서로 눈만 봐도 힘든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산 하나를 올라간 느낌이다. 많이 관심가져달라."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정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