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만난 박지성] ③ “EPL 진출 힘들어져? 실력 인정받아라”

    [평창에서 만난 박지성] ③ “EPL 진출 힘들어져? 실력 인정받아라”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10 06:00 수정 2015.08.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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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34)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은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개척자다. 그는 2005년 7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기록을 세웠다. 이후 수 많은 동료, 선·후배들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셈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가 외국인 선수에 대한 노동허가증(취업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한국 선수의 진출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박지성의 생각은 단호했다. 8일 평창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아무리 제도가 바뀌어도 실력을 인정 받은 선수까지 못 오게 하는 방식은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프리미어리그) 직행이 어려워졌을 뿐 가는 방법은 아직 많다. 앞으로는 다른 유럽 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맨유 입단도 벌써 10년 전 일이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뛴 7년 동안 수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어내며 고국팬들의 밤잠을 못 이루게 했다. 사진은 2010년 열린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21 라운드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박지성이 포효하는 모습.


    - 올해가 맨유 입단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지났나 싶어요. 정말 축구 선수로 최고의 순간들을 경험한 부분은 정말 감사하죠. 그 때(2005년 여름) 맨유로 가야겠다고 내린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 취업비자 발급이 강화돼 한국 선수들도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잘 하는 선수는 그래도 가기 마련입니다. 단지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 뿐이죠. 유럽이라는 곳에서 프리미어리그로 가는 방법은 아직까지 많아요. 다른 나라의 리그에 가서 몸값을 올리고 실력을 인정받으면 됩니다. 바뀐 방식이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까지도 못 오게 하지는 않거든요. 저나 (이)영표형(네덜란드→영국), (설)기현이형(벨기에→영국)처럼 단계를 밟아가는 선수들에게 더 좋은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맨유 레전드 매치(6월 14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 출신 레전드의 자선경기) 때 3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 섰는데요.

    "상당히 특별한 경험이었죠. 참가 선수 중에 제가 가장 어려서 선수들이 저만 믿는다고.(웃음) 상대 팀에 아는 선수도 있었는데 판 봄벨(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 아인트호벤 시절 박지성 동료)은 경기 전 '너 아직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것 같다'는 농담도 하더라고요.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5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맨유 유니폼을 다시 입으니 옛 추억도 떠오르고. '다시 현역으로 뛰어볼까'라는 생각도? 하하."


    ‘맨유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약중인 박지성은 지난 6월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레전드 매치에서 최연소 선수로 출전해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 그날 잘 뛰는 걸 보니 평소에도 운동을 많이 하나봐요.

    "레전드 매치때문에 준비한 건 아니구요. 무릎이 계속 좋지가 않아서 치료를 하기 위해 재활을 했는데 재활하면 일단 운동을 무조건 해야하기 때문에. 하하."


    - 요즘 동아시안컵 경기는 보셨나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기사를 통해 보고 있어요. 멤버가 많이 바뀐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꾸준히 기복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결과도 나쁘지 않다는 건 긍정적이죠. 이 선수들이 유럽파와 어울릴 때 시너지 효과 낼 수 있을 겁니다. 대표팀 안에서 (유럽파 외의 선수들이) '나도 경쟁할 수 있다'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도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월드컵 예선을 잘 치를 것 같아요."


    -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재성(24·전북 현대)의 경우 박지성과 이청용을 합쳐놨다는 평을 듣습니다.

    "경기를 본 적은 없고 듣기만 했습니다. 대단한 선수가 나오겠는데요.(웃음) 청용이는 좋은 선수고 저도 뭐 좋은 선수 생활 했잖아요. 우리의 장점을 합쳐놓은 선수라면 팬들이 기대할만한 장점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지 관심이 클 것 같네요. 어느 시기에 어느 리그로 가서 어떤 레벨로 성장하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평창=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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