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인내심과 욕심의 사이에서

    박경수, 인내심과 욕심의 사이에서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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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2루수 박경수(31)는 성남고 시절 '야구 천재'로 불렸던 선수다.

    2003년 LG가 고졸 내야수인 그에게 계약금 4억원을 책정했던 건 그만큼 미래를 봤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까지 LG에서 뛰면서 규정 타석은 딱 한 번 넘겨봤을 뿐이다. 11시즌 933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41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었다. 옵션 2억원을 제외한 총액은 16억2000만원. 신생팀 kt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계약을 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5월까지 타율은 0.226에 그쳤다. 하지만 박경수는 6월 월별 타율을 0.282로 끌어올리더니 7월엔 0.423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찍었다. 여기에 6, 7월 두 달 간 친 홈런만 13개. LG 시절엔 2008년 딱 한 번 두자릿수 홈런(10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뭐가 달라졌을까.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박경수는 예나 지금이나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는 타자였다. 예전엔 졌지만, 이제는 안타를 때려낸다는 게 차이"라고 평했다. 올시즌 박경수의 타석당 투구 수는 4. 28개로 롯데 최준석(4.50), LG 오지환(4.31)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인내심이 많다. LG 시절에도 출루율(0.343)은 타율(0.241)에 비해 1푼 가까이 높았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박경수는 2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아주 작은 차이"라고 말했다. 공을 하나쯤 기다려야 할 카운트가 있다. 예를 들면 볼카운트 2-0이다. 박경수는 "예전이라면 그 상황에서 칠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든 볼이든 기다렸다"고 했다. 여기에서 달라졌다. "지금은 공을 봐야 할 타이밍에서도 일단 치러 나가는 동작을 한다. 정말 쳐야 할 공이라면 세게 휘두른다"는 게 박경수의 설명이다.

    좋은 타격을 위해서는 여러 필요한 게 있다. 공을 잘 봐야 하며, 좋은 폼을 갖춰야 한다. 힘을 쓸 수 있는 근육과 경기 상황과 상대 배터리의 전술을 파악하는 머리도 필요하다. 박경수의 부활 이유는 '마음가짐'이었던 셈이다.

    KBO리그 유일한 트리플크라운 2회 수상 타자 이대호는 롯데 시절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김무관 현 SK 코치는 그에게 손바닥을 세운 뒤 "오른쪽은 욕심, 왼쪽은 인내심이다. 좋은 타격을 위해선 그 가운데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퓨어 히터' 타입이었던 이대호는 인내심을 늘리면서 일본 프로야구를 호령하는 타자가 됐다. 박경수의 경우 왼쪽으로 기울었던 손바닥을 오른쪽으로 움직여 균형을 잡았다.

    박경수는 말한다. "타격은 정말 어렵습니다."

    대전=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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