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빈 ”삼성은 한국의 뉴욕 양키스, 꿈 같은 일”

    이케빈 ”삼성은 한국의 뉴욕 양키스, 꿈 같은 일”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25 09:20 수정 2015.08.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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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빈(한국명 이헌주)이 24일 열린 신인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엄지 손가락을 펼쳐 보이고 있다.


    2016년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 삼성은 2라운드 1번, 전체 11순위로 이케빈(23·한국명 이헌주)득 지명했다. 이케빈의 머릿 속에는 온갖 생각이 스쳐갔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1년 간 미국집을 떠나 한국에서 고생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버지·어머니 역시 그 동안 고생했던 것을 떠올리니 꿈 꾸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케빈은 재미 동포 2세 투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미국 뉴저지 라마포 칼리지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했다. 이케빈은 "드래프트 미지명 후 몇몇 구단 테스트를 봤다.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야구공을 놓긴 싫었다. 그는 "여기까지 왔는데 야구를 그만 두기 싫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지인의 소개를 통해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입단을 위해 지난해 8월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말도 서투른 그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고양 원더스가 곧 해체됐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 한동안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했다. 운동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국 프로행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버텼다. 그는 "힘들었다. 다시 몸도 만들어야 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개인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 그는 지난 봄부터 경성대와 연천 미라클에서 훈련했다.

    이케빈은 한국땅을 밟은 뒤 "밤마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본다"고 했다. 그는 통합 4연패를 달성한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미국으로 따지면 삼성은 대한민국의 뉴욕 양키스가 아닌가. 경기를 보면 그런 모습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시스템이 잘 갖추져 있어 내게는 잘 된 것 같다"며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 얘기했다. 특히 "내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모두 끄집어내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삼성에선 잠재력이 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구단에 좋은 감독, 코치님 밑에서 배우고 싶다" 반겼다.

    이케빈이 신인 드래프트 후 가족 및 친지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그의 부모는 이날 드래프트를 보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 이케빈은 "아버지는 좋은 일이 있었도 크게 내색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긴장 풀지말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라'고 당부하셨다. 어머니는 완전 신난 모습이다"고 귀띔했다.

    이케빈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구속과 잠재력이다. 최고 구속 150㎞ 초반대의 공을 던진다. 그외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당초 현장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케빈의 1라운드 지명설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경기 감각 등에 대한 우려로 선택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우리에게 기회가 올지 몰랐다. 그 동안 경성대 훈련 모습 등을 몇 차례 지켜봤다"며 "부족한 점을 수정·보완하면 내년 시즌 즉시전력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재미 동포 출신인 이케빈을 다른 아마 선수들보다 일찍 경산구장에 합류해 지도할 계획이다.

    이케빈은 자신을 이같이 소개했다. "마운드에 서면 겁 없는 선수이다. 카리스마가 있다. 어떻게든 이기려고 한다"고. 이케빈은 "내년 시즌 선발, 중간, 마무리든 어느 보직을 떠나 팀 우승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말도 서툰 상태에서 왔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고마운 마음이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