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현장] 피츠버그는 지금 '강정호 신드롬'

    [IS 현장] 피츠버그는 지금 '강정호 신드롬'

    [일간스포츠] 입력 2015.09.14 06:30 수정 2015.09.14 09:34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강정호(28·피츠버그)를 응원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태극기를 사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그를 응원하기 위한 플래카드를 만들고 야구장에 온다. 9월 피츠버그 PNC파크는 지금 '강정호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강정호는 13일(한국시간)까지 121경기에 나서 타율 0.288(117안타) 15홈런 57타점을 기록중이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0.826, 팀의 4~5번 타순을 지키는 중심타자로서 손색 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피츠버그 팬들은 강정호 덕에 한국을 알고 태극기를 사고 있다. KBO리그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미국인들이 태극기를 산다

    피츠버그 팬들이 태극기를 들고 강정호를 응원하고 있다. 피츠버그=정시종 기자


    피츠버그 팬인 크리스티(27)는 강정호를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를 샀다. 크리스티는 "경기장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면 정말 프로선수답다. 태극기를 사서 응원하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며 "강정호가 타석에 서면 항상 태극기를 흔든다. 쇼핑 사이트에서 5달러(약 7000원)에 샀다. '사우스 코리아(한국·South Korea)의 국기'라는 것은 알았지만 '태극기'라는 이름은 이번에 알게 됐다"며 엄지를 세웠다.

    크리스티는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데 신인답지 않다. 피츠버그는 다친 선수가 많아서 시즌을 풀타임으로 나서는 내야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강정호는 날마다 경기를 뛰고 적극적이다. 수비할 때나 타격 뒤 베이스러닝을 보면 팬으로서 그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칭찬했다.

    강정호를 응원하는 열성 가족팬이 강정호를 카드를 들고 응원하고있다. 피츠버그=정시종 기자


    온 가족이 강정호의 플래카드를 직접 만들어 오는 일은 다반사다. 제이크(32)는 아내 제시카(32)와 두 딸 앨리나(5), 에이브리(4) 자매와 함께 '강호·정호'라고 적힌 큰 판넬을 들고 관전을 왔다. 제이크는 "막내 에이브리가 강정호를 정말 좋아한다. 정말 '어메이징'한 선수다. 두 딸이 유치원을 다녀와서 함께 강정호 응원 플래카드를 제작했다"고 자랑했다.

    비단 피츠버그 뿐만 아니다. 'KingKang'의 맹활약으로 미국 전역에 있는 교포 사회도 큰 자부심을 얻었다. 동부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이준택(36)씨는 "류현진(28·LA다저스)이 다친 뒤 '무슨 낙으로 야구를 보나'라고 했다"며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입단하자마자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잘한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 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교포 사회는 강정호 응원에 푹 빠져있다. 우리가 사는 지역이나 주로 원정경기를 오면 꼭 찾아가는 한국인이 많다. 나 역시 피츠버그의 워싱턴 원정 경기 때 그 지역에 사는 교포 지인들과 야구장을 찾아 응원했다"고 말했다.



    ◇KBO리그 위상도 달라진다.

    피츠버그 야구장 매대의 강정호 유니폼


    PNC파크 인근에서 'Kang'이나 한국말로 씌여진 티셔츠를 파는 가판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따금 태극기를 파는 노점도 눈에 띈다. 다들 '사우스 코리아'가 강정호의 나라라는 걸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인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표하는 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기자가 피츠버그에 도착한 후 행인에게 "한국에서 왔다. 야구장이 어디인가"라고 질문하자 "혹시 강정호를 보기 위해 온 것인가. 야구를 참 잘하는 선수다"며 반색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 답지 않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피츠버그 팬들은 결정적 상황에 강정호가 타석에서 서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을 연호한다. 특유의 박수 리듬과 함께 '강정호'라는 짧고 쉬운 이름이 섞이자 무척 흥이 났다. 강정호가 풀카운트를 맞이하거나 득점 찬스라면 응원 소리는 커진다. 강정호는 "경기 중 외국인 팬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따금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도 보곤한다"며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정말 더 열심히 야구를 해야겠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쑥스럽거나 낯설지는 않다"고 말했다.

    KBO리그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롭 비어템펠 피츠버그 트리뷴 기자는 "피츠버그는 한인 커뮤니티가 작은 편이다. 강정호를 영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알게 됐다. KBO리그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의 '빅팬(열혈팬)인 크리스티 역시 "처음 피츠버그가 그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 반갑지 않았다. KBO리그가 미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리그였기 때문이다"며 "지금은 한국 야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싹 바뀌었다"고 했다.



    피츠버그(미국 펜실베이니아주)=서지영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 관련기사 더보기

    ‘겸손한’ 강정호 “신인왕? 그게 뭐에요?”

    [IS 현장] 피츠버그는 지금 ‘강정호 신드롬’

    피츠버그 현지 기자들, “강정호, 18~20홈런 넘긴다”

    ‘나이스 PIT’ 효민이 강정호에게 남긴 메시지는?

    ☞ 베이스볼긱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