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곰들의 가을이 뜨거운 이유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곰들의 가을이 뜨거운 이유

    [일간스포츠] 입력 2015.10.20 06:10 수정 2015.10.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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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들의 가을이 뜨겁다.

    공교롭게도 곰을 마스코트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와 시카고 컵스가 의미 있는 행보로 야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년 만에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은 두산은 NC와의 PO 1차전을 승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메이저리그의 컵스 분위기도 뜨겁다.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 진출한 컵스는 뉴욕 메츠와의 1~2차전을 모두 패했지만 홈에서 열리는 3차전부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두산과 컵스, 그들의 '가을'은 묘하게 닮았다.
     
    ①78%와 63%의 힘

    PO 1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두산 타자 중 팜에서 자란 선수의 비율은 78%(9명 중 7명)다. 오재일(29)과 홍성흔(39)을 제외하면 모두가 신인지명이나 육성선수로 길러낸 타자다. 롯데에서 FA로 영입된 홍성흔도 두산의 전신인 OB 출신.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오재일만 뚜렷한 인연이 없던 선수다. 두산은 외국인타자 로메로(29)가 PO 1차전에서 제외됐지만 국내선수로 그 공백을 메웠다. 그리고 그 힘은 트레이드나 FA가 아닌 자체생산에서 나왔다.

    컵스의 행보도 비슷하다. 메츠와의 NLCS 1차전 선발 라인업 중 자체생산 타자의 비율은 63%(8명 중 5명)였다. 신인지명과 국제계약에서 영입한 타자가 상하위 타선 곳곳에 배치됐다. 유격수 에디슨 러셀(21)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그 공백을 하비에르 바에즈(23·2011년 1라운드 전체 9번 지명)로 채웠다. 4번타자 앤서니 리조(26·2012년 1월 트레이드)를 제외하면 3번(크리스 브라이언트)과 5번(스탈린 카스트로)이 모두 팜에서 큰 선수였다. 컵스 타선이 자체생산의 힘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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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투자한 FA 왼손투수

    두산과 컵스는 2015시즌을 앞두고 FA 왼손투수를 영입한 공통점이 있다. 두산은 롯데에서 활약한 장원준을 계약기간 4년 총액 84억원에 데려왔다. 두산이 투수 FA를 영입한 것은 제도가 생긴 후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장원준은 정규시즌 동안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며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넥센과의 준PO에서도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컵스는 존 레스터를 6년 총액 1억5500만 달러(1738억원)에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경험이 풍부한 1선발 자원이 없었던 컵스는 레스터(11승12패 평균자책점 3.34)를 제이크 아리에타(22승6패 평균자책점 1.77)와 원투펀치로 기용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아리에타는 물론이고 제이슨 해멀(10승7패 평균자책점 3.74)과 카일 핸드릭스(8승7패 평균자책점 3.95) 등 오른손선발이 즐비한 상황에서 레스터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NLCS 1차전 선발로 나선 레스터는 팀 타선의 침묵 속에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⅔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버텼다.
     
    ③감독 교체 승부수

    두 팀은 감독을 새롭게 영입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두산은 송일수 감독 체제를 1년 만에 정리하며 SK에서 배터리코치를 맡고 있던 김태형 감독을 데려와 팀 쇄신을 이끌어냈다.

    컵스도 탬파베이 사령탑을 맡고 있던 매든과 계약하며 팀의 방향성을 바꿨다. 2010년부터 4명(루 피넬라·마이크 콰이디·데일 스베움·릭 렌테리아)의 감독이 경질됐던 컵스는 '사령탑 잔혹사'를 끊어내며 가을야구를 만끽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