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 시장님, 인천 축구단은 잊었나요?”

    [기자의 눈] “유 시장님, 인천 축구단은 잊었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16.05.04 06:00 수정 2016.05.0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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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중앙 Photo DB]



    "유정복(님)은 이재명(님) 보고 느끼는 거 없나(요)?"(아이디 'Sa****')

    2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박태환(27·단국대)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장. 이곳에는 박태환 말고도 유정복(59) 인천시장이 배석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얘기는 유 시장이 자청해 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박태환은 이 자리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고 침통한 표정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며 큰절을 올렸다.

    유 시장도 박태환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박태환은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국내외 이와 유사한 이중 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도 있다"며 "대한체육회 관계자 여러분께서 전향적 판단을 해 주시길 머리 숙여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보도가 나가자 포털사이트의 댓글에는 동정론보다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게 일고 있다. 그 반응은 박태환보다 유 시장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아이디 'Sa****'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성남 FC의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과 비교하며 유 시장을 질타했다. 또 아이디 '소***'을 쓰는 네티즌은 "집토끼 팽개쳐 두고 산토끼 탐을 내~"라며 비아냥거렸다. 또다른 아이디 '본*' 네티즌은 "(중략)수영계에 관심갖는 만큼 우리 인천 축구에도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읍소했다.

    유 시장이 이날 박태환의 기자회견을 왜 자청했는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함의적 배경은 '박태환이 안 됐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사실 유 시장은 박태환과 인연이 있다. 박태환은 2013년 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인천시청 소속 선수로 활약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앞서 '문학박태환수영장' 건립에 앞장섰다. 박태환은 지난달 말 열린 국가대표선발전 겸 동아수영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독보적인 실력과 기록으로 한국 수영계의 최강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 시장으로서는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대한체육회의 '도핑에 연루된 선수는 징계가 끝난 뒤 3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조항에 가로막힌 '마린보이'가 안타까웠을 것이다. 인천을 상징하는 선수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회견이었다고 이해된다.

    그러나 못내 아쉽다. 유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어려운 사정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인천 구단은 지난달 전·현직 선수 10명으로부터 '밀린 승리 및 출전 수당 약 2억2000만 원을 달라'며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를 포함하면 인천이 지급해야 할 액수가 4~5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구단 운영과 관련해 여러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사이 인천은 12위까지 추락했다.

    그런데도 유 시장은 축구단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박태환의 기자회견을 자청한 모습과는 사뭇 대조된다. 바로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이 거센 이유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