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취중토크①] ”'ㅋ' 뮤직비디오 제작비, 딱 5만원 들었죠”

    [장기하 취중토크①] ”'ㅋ' 뮤직비디오 제작비, 딱 5만원 들었죠”

    [일간스포츠] 입력 2016.07.08 10:28 수정 2016.07.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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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하(34)가 사랑을 노래했다. 지난 6월 발매한 정규 4집 앨범은 사랑과 연애에 관한 노래로만 가득 채워졌다. 그가 사랑을 타이틀로 노래한 건 데뷔 8년만에 처음이다. 이번 앨범도 '싸구려 커피'·'그렇고 그런 사이' 등 장기하와 얼굴들이 보였던 독특한 음색을 유지했지만 대중이 느낀 바는 다르다. 자연스럽게 '그녀'가 떠오른다. 포털 사이트에 장기하를 치면 이제 공개 열애 중인 아이유가 따라붙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장기하와의 취중 토크는 '음악'이야기가 주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걸어온 길과 작사·작곡을 하는 장기하의 철학과 생각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공개 열애 중인 아이유의 이야기도 나왔다. 장기하와 얼굴들 수록곡 중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에는 '남의 연애에는 이런 저런 간섭을 잘해 감나라 배나라 만나라 헤어져라 잘해'라는 가사가 있다. 장기하와 아이유의 연애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는 없지만 11살 차 이 뮤지션 커플의 연애는 궁금하다.

    음악 이야기에 진지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던 장기하는 아이유의 이야기만 나오면 '알파고'가 됐다. "많이들 물어보는데, 제 말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끼칠 지 몰라 늘 조심스러워요. 그렇다고 대답을 안할 수도 없고요"라고 멋쩍어 하며 앨범 발매 기념으로 만든 'ㅋ' 맥주를 연신 비워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소주 2병이에요. 2병까지는 정신줄 잡고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어요. 주종은 가리지 않아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어울리는 술을 마시죠. 소주·맥주·와인과 맞는 음식들이 있잖아요. 술만으로 따지자면 맥주를 가장 좋아해요. 맥주 먹고 정신줄 놓아본 적은 없어요. 도수가 높지 않잖아요. 이렇게 말했는데 오늘 취중토크하고 드러눕는거 아니에요?(웃음)."

    - 주사가 있나요.

    "애주가라 과음 하는 편이에요. 술을 많이 마시면 금방 기분이 고조돼요. 근데 그렇게 술을 마시고 나면 작용반작용처럼 다음날 더 가라앉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적당히 마셔야 된다는 생각을 술먹기 전에 하고 있어요. 요즘엔 많이 먹으면 필름이 무조건 끊기더라고요. 근데 상대방이 필름이 끊겼다는 걸 못느껴요."

    - 이번 앨범 타이틀곡 'ㅋ'은 연애담이에요. 경험인가요.

    "일단 'ㅋ'이라는 노래는 '자음인 'ㅋ'으로 음악을 만들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처음엔 너무 장난하는 것 같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험담은 아니에요. 표현을 잘하는 편이라 그런 참담함을 겪은 적이 없어요. 경험은 없지만 그런 비슷한 감정이 어떤건지는 모두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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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음 중에 'ㅋ'을 선택한 이유는요.

    "저는 문법이나 띄어쓰기, 맞춤법에 관심이 많아요. 표준어에 관심이 많은데 'ㅋ'은 표준어가 아님에도 널리 쓰이고 있잖아요. 표준어의 정의가 '교양인들이 두루쓰는 서울말'이잖아요. 그래서 'ㅋ'이 표준말인가 생각해봤죠. 'ㅋ'은 교양이 없는 사람만 쓰지 않잖아요. 현대말이고 서울에서 쓰는말이죠. 'ㅋ'은 말 같지 않은 말 중에 가장 말 같은 말인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고 의미를 가장 많이 담는 글자같아요. 특히 'ㅋ'은 갯수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니잖아요. 'ㅋ' 하나만으로 참담한 심정을 담아보자 생각했어요. 근데 그 내용만으론 스스로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ㅋ'이 들어가는 들어가는 내용을 다 담고 싶다고 생각해 'ㅋ'이 들어가는 명사, 의성어, 의태어를 잔뜩 모아놓고 그걸 연결시켜셔 만들었어요."

    - 직접 뮤직비디오 모션 그래픽을 만들었어요. 보다보니 점점 빠져들더라고요.

    "낚여 주셔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걸 의식하긴 했어요. 앱을 구입해서 직접 만든 뮤직비디오에요. 전 뮤직비디오의 규모크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든지 검색만 하면 어떤 영상이든 다 볼 수있는 시대잖아요. 예를 들어 대중들은 '정글북'의 영상미에 익숙해진 눈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제가 '정글북'의 영상을 만들어서 경쟁을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돈을 많이 들이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찍어보자' 해서 블록버스터로 찍는다 한들 세계적으로 보면 미미한 수준일 것이고 별로 재미있는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늘 '어떻게 하면 누가 했던거보다 적은 예산으로 만들까'라는 생각을 해요. 이번 뮤직비디오 제작비는 최저를 찍었죠. 유료앱 결제비 딱 5만원만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선 훌륭하죠."

    -음악할 때 '장기하 스럽다'라는 정의를 충족하기 위해 애를 쓰나요.

    "제가 만드는 음악이니까 장기하스러울 수 밖에 없죠. 예전에는 고민해본적 없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그런 고민을 했었어요. '내가 노래를 만들 때 처음에 어떻게 만들었었지?' 라는 생각이 많아졌어요. '장기하 스럽다'라는건 많은 의미가 있잖아요. 대중들은 저의 첫인상을 많이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초심을 생각하게 됐어요."

    - 음악을 시작한 건 언제예요.

    "악기는 중학교때부터 다뤘어요. 노래는 하고 싶었는데 '돈 벌겠다, 직업으로 삼겠다'라는 생각은 안했어요. 그러다가 2002년에 처음 돈을 받고 음악을 했죠.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물흐르듯이 2002년에 무대에 서게된 셈이죠. '싸구려 커피'가 히트곡이 될때까지 돈이 되겠다고 생각은 안 했어요."

    - 처음엔 보컬이 아닌 드러머였죠. 프로드러머가 꿈이었나요.

    "2002년엔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는데 원하는 건 프로드러머였죠. 그러다가 2002년에 밴드 음악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레슨도 받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대중적이지는 않아서 내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은 한적이 없어요. 프로드러머로서 직업을 만들어서 세션도 하고 돈을 벌어서 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드럼 치다가 손에 병이 생겼고 군대에 가게 되면서 드러머의 꿈은 접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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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에 병이 생겼을 때 막막했겠어요.
     
    "2년 정도 밴드를 했을때였어요. 2004년쯤이었나봐요. 손가락이 미세하게 꽉 쥐어지는 현상이 생겼어요. 그래서 집히는대로 막 집어 던지고 정말 힘들었죠. 그래서 프로드러머의 꿈을 포기를 했죠. 그래서 뭘로 돈 벌까 고민하다가 음악 다음으로 관심있는게 뭘까 생각했어요. 그게 언어였고, 통역병에 지원했죠.

    - 악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전혀 없어요. 악기는 워낙 멤버들이 잘해요. 노래를 만드는 직업을 하다보니 이게 좋아요. 악기를 진지하게 배운 뒤에 작곡해보니 자심감이 있어요."

    - '장기하 얼굴들' 결성 스토리도 궁금해요.

    "밴드 '눈뜨고 코베인'와 밴드 '청년실업'에서 활동 하다가 군대 갔다와서 자작곡으로만 공연도 하고 음반도 내고 싶어서 솔로를 해볼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싸구려 커피' 앨범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아닌 '장기하'라고 써져있어요. 솔로로 활동하려다가 인맥을 동원해 정중엽과 이민기, 김현호가 합류했죠. 민기와 현호는같은 대학을 다녀서 알고 있었어요. '장얼'의 탄생비화는 딱히 없어요. 그냥 알음알음 모았어요. 결국엔 저라는 개인이 시작하고 싶어서 사람을 모았다가 도와줄 사람 찾다가 이참에 밴드를 하기로 마음 먹은거죠.

    - 팀명이 특이해요. 왜 '장기하와 얼굴들'인가요.

    "단순해요. 내가 노래를 다 만드니까 장기하는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웃음). 다들 '서태지와 아이들'을 따라했다고 하시는데 저는 '신중현과 엽전'들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지금도 '신중현과 엽전들'의 노래가 좋아요. 그래서 '장기하와 뭐뭐들' 하고 싶다 생각했죠. '뭐뭐들'이라고 할까 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토킹 헤즈'라는 7080년대에 유명했던 밴드가 있어요. 이들은 '헤즈'라며 머리들이라고 썼잖아요. 그래서 '얼굴들'로 하자고 정했어요(웃음)."

    - '얼굴들'도 동의를 한건가요.

    "당연히 썩 맘에 들어하지 않았죠. 앞으로 비전이 뭔지도 모르는데 '얼굴들'의 일원이 되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 근데 당시 멤버들이 잘 따라줬고 불만은 없었어요."

    황미현·이미현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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