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충격패’ 전북과 부천FC ‘침대축구’ 논란

    [FA컵] ‘충격패’ 전북과 부천FC ‘침대축구’ 논란

    [일간스포츠] 입력 2016.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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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의 중동역은 중동 침대의 중동이었다.'(ID:어x가)

    한 포털에 올라온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전북 현대와 부천 FC의 경기 기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댓글이다. 이 외에도 '시간 정말 끈다(ID:아x)' '부천에서도 기름이 나오나요?(ID:inba****)' '중동과 하는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 줄 알았다(ID:tang****)' 등 비난과 조롱의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이처럼 침대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도 이날 부천은 전북을 3-2로 꺾고 챌린지(2부 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FA컵 4강에 진출했다. 창단 이래 첫 4강 진출의 기쁨도 동시에 누렸다. 반면 전북은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며 FA컵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순간이었다.
     
    ◇부천은 정말 침대축구를 했나

    침대축구는 흔히 한 팀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다. 볼 경합 때나 작은 몸싸움이 벌어졌을 때 고의적으로 넘어지고 그라운드에 누워 시간을 끄는 모습이 흡사 침대에 누워있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침대축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중동이 침대축구로 유명하며, 한국에서는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당시 알 사드(카타르)가 각각 4강전과 결승전에서 수원 삼성과 전북을 상대로 극한의 침대축구를 펼치면서 악명이 높아졌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주헌(35)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침대축구라고 볼 수 있는 소지는 있다. 하지만  바그닝요(26)가 주로 한 거지, 팀 차원에서 부천이 침대축구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닝요가 넘어지거나 누워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계속 일어나라고 하더라. 벤치에서도 바그닝요에게 누워있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며 "물론 바그닝요가 정말 아파서 그랬을 수도 있다. 어쨌든 부천이라는 팀의 문제라기보다 바그닝요 개인의 비매너적 플레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침대축구를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

    물론 '다윗' 부천이 '골리앗' 전북을 거꾸러뜨린 이변의 승리 뒤에는 침대축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해설위원은 "전북-부천전 추가시간이 8분 나왔고, 추가시간의 추가시간도 주어졌다. 심판이 지연된 시간을 잘 확인하고 그만큼의 시간을 제대로 줬다는 의미"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단순히 '침대축구' 때문에 이겼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천은 전북 수비수 장윤호(20)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전북의 빈 틈을 잘 노렸고, 경기 내용에서 전북에 압도당하면서도 철저한 역습 전략으로 3골이나 터뜨려 승리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뛰었고 공수 밸런스도 좋았다. 침대축구 논란 역시 부천의 승리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강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침대축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 해설위원은 "결국은 매너의 문제다. 이런 경기를 하면 패한 상대팀이나 경기를 본 팬들 모두 기분이 좋을 수 없다"며 "룰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충분히 지적 당할 만한 상황이었다.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플레이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대중은 예상치 못한 이변에 열광하고, 약자가 강자를 꺾는 '언더독'을 응원한다. 드라마틱한 승리로 전북을 꺾은 부천도 마찬가지다. FA컵 새 역사의 중심에 선 부천이 4강전에서는 침대축구 논란 없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