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②]승부조작 협박을 이겨낸 대만 국가대표 조우쓰치

    [특별기획②]승부조작 협박을 이겨낸 대만 국가대표 조우쓰치

    [일간스포츠] 입력 2016.09.05 09:30 수정 2016.09.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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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신 브라더스 외야수 조우쓰치(35)에게 2008년은 악몽이었다.

    그는 2005년 청타이 코브라스에서 대만프로야구(CPBL) 선수로 데뷔했다. 스폰서인 청타이은행은 2007년을 끝으로 구단에서 손을 뗐고, 이듬해 팀 이름은 디미디어 티렉스로 변했다. 2008년 디미디어는 구단 전체가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렸다. 재정난에 빠진 구단이 폭력조직의 사채를 끌어 쓴 것이 화근이었다. 조직 두목은 구단주를 협박해 조직원들을 구단 직원으로 취업시켰다. 이들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협박해 승부조작을 일삼았다.

    주전 외야수 조우쓰치도 협박에 시달렸던 선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 2008년 디미디어 구단이 중신 웨일스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이 대만 검찰에 적발됐다. 사건에 연루된 선수와 구단 관계자는 20명이 넘었다. CPBL은 그해 디미디어를 제명했고, 대만 법원은 구단 해체를 명령했다.

    조우쓰지는 순식간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야구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야구공을 놓을 수는 없었다. 2009시즌을 앞두고 특별 드래프트를 통해 중신으로 이적한 조우쓰지는 대만 야구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남몰래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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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소속 팀이 승부조작에 휘말렸다. 한국 프로야구도 올해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대만의 프로야구 환경은 특수했다. 야구장 근처에 흑도(폭력조직) 사람들이 많았다. 공갈협박에 시달리거나, 금전 등 유혹을 받은 동료가 많았다. 난 야구만 생각했기 때문에 거절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2008년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독하게, 오랜 시간 동안 시달렸다. 매우 지쳐있었다. '조우쓰치도 연루됐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를 더 힘들게 했다."
     
    -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 원동력은 무엇인가.

    "야구는 내 일생의 꿈이었다. 제일 좋아하는 일이고, 꿈인데 굴복하고 배반하기 싫었다. 성적은 좋거나 나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다. 프로 선수라면 기본을 열심히 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팬을 위해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 조직의 협박을 받았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사실이다. 수시로 시달렸다. '네 집이 어딘지 안다. 가족과 친구가 다칠 수 있다'는 협박을 자주 받았다. 공포스러웠고,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야구 선수는 대부분 시간을 야구장에서 보낸다. 그래서 가족과 지인을 보호하기 어렵다. 가족의 안전에 위협을 받으면 정말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나만 위협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내 손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까지 위협을 받으면 문제가 심각하다."
     
    - 2008년 팀이 해산되면서 실업자가 됐었는데.

    "연맹에서 구단을 퇴출시켰고, 법원도 구단 운영을 정지시켰다. 나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직업을 구하려 알아보기도 했다. 체육 교사나 요식업을 생각했다. 외부 사람들이 우리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여러 매체에서 '팀 전체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보도가 홍수를 이뤘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여러 선수가 위협을 이겨내고, 가담하지 않았다. 오해의 시선이 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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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우쓰지는 2008년 증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응했다. 구단이 해체되자 일본 독립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2009년 1월 특별 드래프트를 통해 현재 소속 팀 중신으로 이적했다.
     
    - 야구에 대한 신념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야구는 매우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노력을 하면 된다. 그러나 밖에서 보는 건 단순하지 않다. 이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원칙인 야구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있다. 즐겁게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하는 건 선수의 본분이다. 그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 대만 프로야구가 조금씩 부활하는 모습인데.

    "조금 더 프로의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구장 보수와 확충, 2군 트레이닝 시설 건립 등 응당해야 할 것들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환경이 좋아지면서 팬도 늘고 있다. 야구장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 과거 흥행이 저조할 때와 비교해 느낌적으로 차이가 난다. 야구장은 선수들의 무대라고 생각한다. 무대를 봐 줄 팬이 오지 않으면 스폰서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선수들도 흥이 나지 않는다. 대만에서 야구가 다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내년 WBC에서 불 수 있을까.

    "만약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네덜란드와 같은 조가 됐다. 강팀이지만 우리 역시 승리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가갈 것이다. 아주 조금의 기회라도 생기면 대표팀 승선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에서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
     
    타이중(대만)=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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