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⑦]NPB 사무국장 인터뷰, ”폭력단 배제 자랑스럽다”

    [특별기획⑦]NPB 사무국장 인터뷰, ”폭력단 배제 자랑스럽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6.09.12 07:00 수정 2016.09.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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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KBO리그는 4년 만에 재발한 승부 조작 사건으로 휘청거렸다. 첫 사례였던 2012년보다 더 조직적이고 치밀해 큰 충격을 안겼다.

    한국은 대만 프로야구가 연이은 승부 조작으로 뿌리부터 흔들리는 장면을 목격해왔다. 한국 프로야구도 더 이상 승부 조작의 청정 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간스포츠 특별취재팀은 8월 대만 현지 취재에 이어 9월 8일 일본 도쿄의 일본프로야구(NPB) 사무국을 방문했다. 이하라 아쓰시 사무국장을 만나 스포츠 불법 행위에 대한 NPB의 대처 방법과 해결책을 물었다. 한국보다 앞서 프로야구를 시작한 경험을 경청했다.

    NPB의 역사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됐다. 1936년 출범했고, 미국 메이저리그(ML) 다음 수준의 프로야구리그로 평가된다. 아픔도 있었다. 1969년부터 1971년까지 NPB는 조직 폭력이 연계된 승부 조작, 일명 '검은 안개'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후엔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2월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선수 4명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서 NPB와 ML 경기에 돈을 건 사실이 적발됐다.

    일본 야구계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구단 수뇌부가 사임하고 해당 선수들은 계약해지됐다. 재발 방지 대책을 연구해서 만들었다.

    이하라 사무국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NPB는 더 이상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대비책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KBO도 승부 조작 사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NPB 역시 야구장의 부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을 계속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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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최근 승부 조작 사건이 재발해 홍역을 치렀다.

    "알고 있다. KBO가 잘 대처했다고 들었다. KBO도 야구장에서 부정 행위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자들은 이런 KBO와 각 구단의 노력을 무시하고 더욱 더 교활하게 선수들을 속일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선 올해 요미우리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으로 파장이 일었다.

    "승부조작 사건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불법적으로 야구 경기에 돈을 걸어 문제가 됐다. 지난해 말 3명(후쿠다 사토시, 가사하라미사키, 마쓰모토 타츠야)이 적발됐고, 올해 초에도 추가로 1명(다카기 교스케)이 발견돼 징계를 받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NPB 차원에서 마련한 대책이 무엇이었나.

    "NPB 사무국에서 변호사 3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이 사건을 상세하게 조사해 보고서를 제출했다.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 선수와 구단 모두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인가.

    "이미 실행하고 있다.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부정행위 방지 교육을 하고, 유해 행위 방지 포스터를 제작해 클럽하우스에 부착하도록 했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또 NPB 커미셔너가 선수들 사이의 금전 거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선수단 전체 교육은 KBO에서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고 들었다."
     
    -교육은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진행됐나.

    "지난해 10월 요미우리 사태를 최초로 보고받았다. 그 뒤 나를 포함한 NPB 담당자 3명이 올해 2월 스프링캠프지를 돌면서 12개 전 구단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1군과 2군을 모두 합해 총 19번의 교육이 진행됐다. NPB 야구 협약(규약)을 숙지시키고, 야구 도박과 금전 거래 금지 조항을 강조했다. 폭력단을 비롯한 범죄 조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주 오래 전에 벌어진 비슷한 사례와, 이번에 재발한 요미우리 사건도 연결지어 이야기했다."
     
    -한국도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법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많이 이뤄진다.

    "아직 NPB에서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이번에 적발된 선수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면서 돈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이번 일이 발각되지 않았다면, 향후 승부 조작처럼 더 큰 사태로 번졌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반드시 근절해야 하고, 어떻게 끊을지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불법적인 야구 도박이 존재한다는 게 일본에서도 큰 문제다. 일단 선수들 개개인의 프로의식과 신념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을 지난 2월에도 시행한 것이다. 앞으로도 반복해서 할 예정이다."
     
    -NPB 내에 폭력 조직과의 연관에 대응하는 부서가 따로 있나.

    "12개 구단의 12개 홈구장에서 '프로야구 폭력단 배제 대책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2003년에 처음 시작했다. 계기가 있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외야에 응원단석이 있다. 당시 일부 응원단이 폭력 조직과 연계됐다. 일반 관중이 좌석에 앉는 것을 방해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 그래서 외야 응원석에 출몰하는 폭력단원들을 차단하는 작업을 했다."
     
    -어떤 작업인가.

    "응원단의 사진, 전화번호, 신상 정보를 수집해 NBP에서 출입증을 발급했다. 과거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지도 고려했다. 이 출입증을 받은 사람만 응원단으로 입장이 가능하게 했다. 야구장을 폭력에서 보호하기 위한 활동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이번 요미우리 사건을 조사하면서 허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직 폭력단원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선수에게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기 전 훈련시간에 데일리 패스(일일 출입증)를 발급받고 입장해 선수와 접촉한 인물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 후 데일리패스를 발급받는 사람들에 대한 신분 검사도 강화했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도 참여하고 있나. 

    "한국 프로야구에도 선수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5년 전부터 선수회가 이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안전한 야구장과 폭력조직의 추방, 선수 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게 바로 '폭력단 배제 대책 협의회'다. 선수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세웠지만, 선수 개개인의 윤리 의식이 부족하고 선수단 관리에 느슨함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요미우리 사태가 일어난 것 같다. 그 후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프로 선수들의 불법 행위를 막으려면, 학생 야구 시절부터 올바른 직업 윤리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일본고교야구연맹 등과 협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고교 선수 시절부터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왔다. 일본은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3일간 교육을 받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학생 야구 지도자를 맡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 야구 자격 회복 제도'라고 부른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초등학생을 제외한 아마추어 학생 선수들을 직접 교육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은퇴 선수들은 교육과 보고서를 통한 검증을 거치면 가능하다."
     
    -한국은 은퇴 선수가 고교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일본도 불과 3년 전부터 실시했다. 이전에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을 지도하는 것을 학생들이 거절한 적도 있다고 한다. 지도하는 사람이 바로 얼마 전까지 선수였는데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제도다."
     
    -NPB의 여러 정책 가운데 어떤 부분이 자랑스럽나.

    "NPB가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폭력단 배제 활동을 했다는 게 자랑스럽다.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활동을 더 확대하고 싶다."
     
    도쿄=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