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아 터너는 '몸쪽 편식'을 고칠 수 있을까

    트레아 터너는 '몸쪽 편식'을 고칠 수 있을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6.09.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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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드를 반기는 선수는 드물다. 소속 팀이 자기 대신 다른 선수를 택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계약 6개월 만에 겪는 트레이드라면 섭섭함은 더할 것이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트레아 터너(23)는 2014년 6월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을 했다. 샌디에이고는 6월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3위로 그를 지명한 팀이다. 하지만 그 반 년 뒤인 12월 19일에 터너는 탬파베이 레이스, 워싱턴과의 3각 트레이드에 포함됐다.

    드래프트 지명된 선수는 계약한 날짜부터 1년간 트레이드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구단들이 편법을 썼다. 그는 2015년 6월 13일까지 샌디에이고 마이너에서 경기를 뛰다가 다음날에야 공식적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이 트레이드 이후 MLB 사무국은 관련 규정을 손봤고, 이 규정엔 터너의 이름을 본따 ‘트레아 터너 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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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1년 뒤, 마이너리그에서 조용히 담금질을 하던 그가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활약은 대단하다. 61경기에서 0.350/0.371/0.581의 비율 성적과 함께 11홈런 27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f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는 3.0.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2390만 달러 어치 몸값을 해낸 셈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터너는 지금 강정호와 함께 9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워싱턴에서 그의 기여도는 수치 이상이다. 다니엘 머피와 브라이스 하퍼 앞에서 뛸 마땅한 테이블 세터가 없던 팀 타선에 짜임새를 불어 넣었다. 여러 포지션을 뛰며 라인업 운용에도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1루수 라이언 짐머맨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에는 2루 자리에 들어가 2루수 다니엘 머피의 1루 이동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짐머맨이 복귀한 이후에는 벤 르비어와 마이클 테일러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견수 자리를 효과적으로 메우고 있다. 원래 포지션이었던 유격수 자리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7월 한때 부진에 빠졌던 워싱턴은 터너의 합류 이후 가파른 상승세다. 그가 주전으로 기용된 이후 승률은 6할대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 뉴욕 메츠와의 승차는 8경기. 야구 분석 전문 매체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워싱턴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00%로 집계했다.

    하지만 터너는 아직 완성형 타자라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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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그림은 터너의 스윙맵이다. 몸쪽 공에는 적극적인 스윙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바깥쪽 공에는 배트를 거의 내밀지 않다. 몸쪽 공에는 63% 확률로 스윙하고 있지만, 바깥쪽 공에 스윙률은 고작 35%다. 차이가 28%p인 셈인데, 메이저리그 평균은 9%p다. 기형적으로 높다. 즉 터너는 ‘편식’하는 타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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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 없는 ‘편식’이 아니다. 실제로 터너는 몸쪽 공에 좀 더 강점을 보이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보이는 약점인 바깥쪽 위쪽 지점을 투수들이 집중 공략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금의 성공을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투수들보다 한 발 앞서 이러한 약점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낮은 볼넷 비율도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는 문제점이다. 현재 터너의 볼넷 비율은 3.1%에 불과하다.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운 150명의 타자 중 텍사스 2루수 루그네트 오도어만이 그보다 낮은 볼넷 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올시즌 트리플A에서 10.0%의 볼넷 비율을 기록했던 점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일 수도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바야흐로 '강타자 유격수 풍년'이다. 코리 시거(LA 다저스),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등 장타력을 갖춘 거구의 유격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원래 유격수는 ‘오즈의 마법사’ 아지 스미스로 상징되는, 탄탄한 수비와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선수들의 포지션이다. 터너가 그런 선수다. 터너가 약점을 딛고 '쌕쌕이 유격수'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까.
     
    임선규(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