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③]젝스키스 ”이젠 H.O.T와 목욕탕 가는 사이”

    [취중토크③]젝스키스 ”이젠 H.O.T와 목욕탕 가는 사이”

    [일간스포츠] 입력 2016.10.17 10:00 수정 2016.10.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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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찾아왔다.

    1997년 6인조 데뷔 후 1세대 아이돌로 H.O.T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온 젝스키스가 해체 후 16년만에 다시 모였다.

    이들의 만남은 단순 일회성이 아니다. MBC '무한도전'으로 뭉쳤지만 단독콘서트와 음원 발표까지 데뷔 초로 돌아갔다. 지난 7일 발표한 신곡 '세 단어'는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현역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다른 가수들이 재결합 후 단순 인기만 얻고 끝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멤버들은 요즘말로 '방부제를 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변함없는 미모를 드러냈고 타블로에게 받은 노래는 트렌드를 읽었다. 너무 옛스럽지도 너무 앞서 가지도 않는, 딱 젝스키스만을 위한 곡이다.

    젝스키스는 재결합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세 가지를 꼽았다. '무한도전'과 양현석 대표, 16년을 묵묵히 기다려온 팬이다. 은지원은 "멤버들끼리 재결합 욕심이 있었지만 조심스러웠다. '무한도전' 덕분에 성공적인 재결합이 이뤄졌다. 너무 고마워서 불러만 주신다면 매회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YG 수장' 양현석은 정신적 지주. 멤버들은 "형은 점쟁이다.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진다. 그래서 그런지 많이 혼나기도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린 시절 우상에게 가르침을 받는 건 축복이다"고 표현했다.

    노랑 풍선을 흔드는 팬들, 일명 '노랭이'들은 여전히 단합력을 자랑했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원아이사 페스티벌'에서 공연장을 노란색으로 물들였다. 멤버들은 "그 많은 팬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우리도 의문이다. 이젠 우리가 뭘 하든 다 이해해준다"고 고마워했다.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젝스키스는 어렵게 시간을 내 술잔을 기울였다. 취중토크의 취지에 맞게 솔직한 대답이 이어졌다. '아픈 손가락'인 고지용에 대해 "우리는 지용이를 이해한다. 우리가 좀 더 잘 하면 같이 무대에 설 날이 오지 않을까. 오히려 확실히 정리해줘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각자 활동이 있고 젝스키스 일정에만 모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돌과 다르다. 의상의 통일성이 조금도 없다. 은지원은 캐주얼 수트 차림의 장수원을 보곤 "넌 결혼식 가냐. 취중토크 취지를 모르냐"고 놀렸다. 이재진은 앞치마를 두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고기를 구웠다. 멤버들은 "인터뷰 끝나고 안무 연습을 하러 가서요. 연골을 아끼려면 술은 자제해야죠"라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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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재덕 씨는 토니와 한 집에 살잖아요.

    재덕 "저희를 부러워하면서도 진짜 축하해줬어요. SNS에 글까지 남기면서요. 진심어린 축하를 보며 '내가 괜찮은 사람과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영원한 라이벌인 H.O.T와는 잘 지내나요.

    지원 "라이벌로 시작했지만 20여년이 흘렀잖아요. 그동안 저도 희준이와 방송 많이 했고 재덕이는 토니랑 살고요. 예전에는 서로 말도 안 하다보니 오해도 있었지만 한 해씩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야 좀 동료같은 느낌이에요. 사람들이 일부러 라이벌 구도를 만드니 진솔한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죠. 지금은 속에 있는 얘기도 막 꺼내요. 희준이와 목욕탕을 같이 가죠. H.O.T와 젝스키스가 한 목욕탕이라… 그때를 떠올리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에요."
     
    -개인 앨범 계획은 없나요.

    성훈 "젝스키스를 이제 시작했잖아요. 5인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나서면 모를까요."

    지원 "전 진행 중이던 것이 있었는데 접었어요."

    수원 "잘 접었네요."
     
    -'마흔돌'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동안일 줄 몰랐어요.

    지원 "사람들도 우리 나이로 안 보고 어리게 보더라고요. 사실 잘 보존하긴 했죠. 모두가 자부하는데 성형수술을 한 명도 안 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릴 때보다 더 멋있어 진 거 같아요. 그린벨트가 누구의 손도 닿지 않고 관리를 안 하잖아요. 저희 얼굴이 그래요. 관리를 안 하니 더 멀쩡한거죠. 아 진짜 체력만 있으면 20대와 겨뤄도…"
     
    -팬들의 성향도 많이 달라졌죠.

    재진 "노래를 부르다가 팬들이 사랑한다고 외치면 기분이 묘해요. 너무 어린 사람들이잖아요. 예전엔는 팬들이 또래였는데 지금은 한참 어리다보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게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팬들에게 '저한테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해요."

    재덕 "전 '오빠 잘생겼어요'라고 하면 불편해요.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지 쑥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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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요.

    지원 "YG라는 소속사의 힘이 크죠. 해외 팔로어수가 워낙 많잖아요. 일단 한 번 들어봐주는 거 같아요. 저희를 어떻게 알겠어요."
     
    -이제 다들 결혼적령기에요.

    성훈 "당분간 결혼은 멀리 하려고요."

    재진 "YG와 계약 끝나면 결혼하려고요. 맞선 보고 싶어요. 지금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으니 선을 봐야죠. 요즘 외롭긴 해요."

    지원 "저는 실버타운 가려고요. 실버타운 안에서 최고의 인기남이 되는 순간까지… 멤버들 다 같이 가면 어떨까요."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원 "잘 모르겠어요. 무작정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색다른 컨셉트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YG에는 뛰어난 후배들이 많으니 같이 공연하고 싶고요.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요. 지드래곤이나 태양이 피처링해주면 좋잖아요. 제 희망사항인데 해보고 싶어요. 재결합된 아이돌과 현 아이돌이 함께 공연할 수 있는 회사는 YG 밖에 없잖아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야죠.

    지원 "늘 말로 표현이 안 돼요. 지켜줘서 고맙고 기다려줘서 고맙고요."

    재덕 "모든 건 다 팬들 덕분이에요. 믿기지 않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거 같아요. 기적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고 놀람의 연속이에요. 늘 팬을 보면 없던 신기한 감정이 생기고요."
     
    -멤버들에게도 한 마디.

    성훈 "안 다치면서 활동했음 좋겠어요. 한 번 다쳐도 활동에 차질이 생기더라고요. 나이 생각해야죠. 자칫하면 큰일나겠다 싶으니 다들 건강 챙기라고요."

    지원 "유지하고 싶어요. 활동 기간이 길진 않지만 그래도 지내온 시간이 있잖아요. 더 보여줄게 많고 성장해야죠."
     




    김진석·이미현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