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한재덕 대표 ”주지훈 女 PD들 만장일치로 발탁”

    [인터뷰②] 한재덕 대표 ”주지훈 女 PD들 만장일치로 발탁”

    [일간스포츠] 입력 2016.10.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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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행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상업 영화로써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엄연히 실패한 작품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고 사실상 호평보다 혹평을 더 많이 받았다. 흥행과 작품성 면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하지만 '그렇게까지 혹평을 받아야만 했던 작품인가, 이토록 아쉽게 스크린에서 사라져야 할 작품인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충무로 어벤져스가 의기투합 했다며 온갖 기대감을 잔뜩 높여놨던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 훗날에는 평가가 달라질지 여전한 의문점으로 남는다.

    '아수라'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의 한재덕 대표는 "관객들의 서운한 마음도 이해는 한다"면서도 "근데 너무 많이 얻어 맞았더니 좀 아프다. 새 살이 돋으려면 오랜시간이 걸릴 것 같은 상처가 또 하나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아수라'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던 것일까. 대한민국 남자 영화의 중심에 있는 한재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 '아수라' 시사회 전날에도 배우들과 술잔을 기울였다고.

    "다들 모여 '떨린다'는 말만 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황사마(황정민)가 전어를 먹자며 택시를 타고 혼자 왔다. 평소에도 혼자 잘 다닌다. 그 후에 우성 씨부터 줄줄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황사마가 '이런 적 별로 없었는데, 기자 시사를 해도 이렇게까지 떨리지는 않았는데 엄청 초조하다'고 하더라. 다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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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감은 있지 않았나.

    "'사랑 고백을 했는데 NO라고 하면 어쩌지?' 우린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영화가 공개된 후에는 관객들과 소개팅 하는 기분이다. '뭐야, 왜 이렇게 못생긴 애가 나왔어? 키도 크고 잘생긴 애가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냥 키만 크잖아!'라는 반응을 보이고 계신 것 아닐까 싶다."

    - 역대급 캐스팅이라 불리지만 1순위 캐스팅은 아니었다. 

    "캐스팅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들 김성수 감독에 대한 팬심으로 뭉쳤다. 배우들은 감독님의 영화를 보며 청춘 시절을 보냈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배우들이 교체되긴 했지만 땅 짚고 헤엄치고 익사할 수준은 아니었다."

    - 김원해 정만식 캐릭터의 변화가 신의 한 수다.


    "김원해 선배님은 다시 없을 연기를 하셨다. 작대기는 힘으로 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디서 사고를 칠지 몰라 더 무섭다. 그런 의미에서 김원해 선배님은 굉장히 보석같은 연기를 해 주셨다. 그 눈빛과 항상 불안한 듯한 감정이 묘하게 뒤섞였다. 연기도 잘하는데 사람도 좋다. 다른 작품에서 다시 한 번 뵙고 싶다."

    - 사나이픽처스 패밀리 막둥이 자리는 주지훈이 차지했다.


    "하하. 그런가? 주지훈 캐스팅은 여자 PD들의 공이 컸다. 원래 문선모 캐릭터를 논의 중이었던 배우가 하차하면서 빨리 공석을 채워야 했다. 후보들은 여럿 있었는데 여자 PD 세 명이 전부 주지훈을 꼽았다. 난 그 때까진 주지훈이라는 배우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주지훈과 같이 작품을 했던 스태프들에게 은근슬쩍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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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라고 하던가.

    "첫 마디가 다 '엄청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의리도 있다길래 '그래? 그럼 만나볼까?'라는 생각에 약속을 잡았다. 이 배우가 괜찮다고 해도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맞아야 했기 때문에 같이 만났다. 근데 딱 선모처럼 행동을 하더라. 잘하고 예쁘고.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주지훈의 발견'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내가 정우성과 주지훈이 옥상에서 서로 얘기하는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멋있고 묘하다. 마지막에 사고로 죽게 됐을 때도 가짜인 것을 알면서 피가 끓어 오르고 울컥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할 땐 우리도 그냥 감상하게 될 때가 있다. 예뻐 죽겠다."

    - 한 번 인연을 맺으면 함께 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음맞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

    "운이 좋아서 그런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인연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더라. 그렇다고 늘 똑같은 배우들과 작품을 할 수는 없으니까 새로운 얼굴을 찾으려고 하긴 하는데 캐릭터만 맞는다면 잘 알고 있는 배우가 좋긴 하다. 근데 우리 작품에 출연해 준다고 하면 다 고맙다.(웃음)"

    - 새롭게 눈여겨 보고 있는 배우도 있나.


    "인기있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다 좋다. 내가 맨날 거절당할 뿐이지.(웃음) 요즘 라이언 고슬링이 좀 눈에 들어 오던데 캐스팅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인터뷰 ③으로 이어집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