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게임 자존심 살린 ‘리니지’

    2016년 한국 게임 자존심 살린 ‘리니지’

    [일간스포츠] 입력 2016.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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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가 2016년 대한민국 게임의 자존심을 살렸다. 올 한 해 국내 게임계는 외산 게임들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토종 게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 게임은 안방에서 외산에 밀리고 해외 진출은 지지부진하면서 위기의 2016년을 보냈다. 하지만 올 연말 토종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의 맏형인 리니지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빅히트를 치며 한국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

    2016년 '오버워치' 등 외산 득세 

    2016년은 유난히 외산 게임이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PC 온라인 FPS(총싸움)게임 '오버워치'가 국내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 5월 25일 정식으로 출시된 이후 한 달도 안된 6월 17일 인기 온라인 게임 1위(게임트릭스 기준)에 올랐다. 이는 204주 연속 1위를 달리던 절대강자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를 끌어내리고 정상에 오른 것이어서 업계는 물론 게이머들도 깜짝 놀란 대 사건이었다. 오버워치는 이후에도 인기를 계속 유지해 지금도 LoL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오버워치가 요즘 성공하기 힘들다는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도 게임성으로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한국 게임사들은 고개를 떨궈야 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넥슨의 '서든어택2' 등 수백억원이 투입된 대형 온라인 게임들이 큰 기대를 모았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인기 FPS게임인 '서든어택'의 후속작인 서든어택2는 개발비 300억원을 투입한 작품임에도 최신 트렌드를 외면한 게임성과 여성 성상품화 논란 등으로 서비스 23일 만에 종료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외산 게임들이 두각을 보였다. 유명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을 비롯해 룽투코리아의 '검과마법 for Kakao',

    이펀컴퍼니의 ‘천명’ 등 중국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모바일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토종 모바일 게임은 초반 반짝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개발사 벌키트리의 '이터널 클래시'는 '일베' 논란으로 퇴출되기도 했다.
     
    '리니지' 모바일 형제들 인기몰이

    2016년 국내 게임계는 외산 게임들이 평정하는 듯 했지만 막판에 한국의 대표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를 IP(지적재산권)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반격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이하 레드나이츠)'와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모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2'로 개발된 레볼루션은 지난 14일 출시 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이틀이 지난 16일 구글 플레이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출시 첫날 매출이 7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출 최상위권 모바일 게임이 하루에 10억~15억원 가량인 것과 비교해 4~5배 많은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1으로 만든 첫 모바일 게임인 '레드나이츠'도 출시 다음날인 9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올랐고 3일 후인 12일 구글 플레이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또 출시한 지 1주일도 안돼 다운로드 수 150만건을 육박했다.
     

    두 게임은 리니지 시리즈를 IP로 개발됐지만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나란히 매출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IP로 만든 게임의 경우 동시에 인기를 얻기 힘든데, 리니지 모바일 형제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는 각 게임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레볼루션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PC MMORPG의 특성을 모바일에 그대로 옮겼고, 레드나이츠는 리니지를 새롭게 해석해 귀여운 SD 캐릭터의 육성과 수집에 초점을 맞췄다.
     

    한 업체 관계자는 "리니지는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강력한 원작의 파워에 개발력을 갖춘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각기 다른 재미를 추구한 게임성이 외산이 판치던 올해 한국 게임계의 체면을 살렸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김현호 모바일 퍼블리싱 총괄은 "리니지는 한국 게임을 대표하는 IP 중 하나로, 한국과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2017년에는 리니지 레드나이츠 중국 출시 등 모바일 분야에서 지속적인 확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TIP▶‘리니지’는
    중세시대 배경의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 판타지 온라인 게임으로, 1998년 9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15개월 만에 최초로 100만 회원 시대를 열었다. 2007년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4년 최고 동시접속자 22만명을 넘어섰다. 2003년 10월 3D 온라인 게임으로 후속작 '리니지2'가 출시됐으며 세번째 시리즈인 '리니지 이터널'도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