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①] 박하선 ”흙수저 전문 배우? 사실 짠내 안 나요”

    [취중토크①] 박하선 ”흙수저 전문 배우? 사실 짠내 안 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17.01.06 10:00 수정 2017.01.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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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박하선(29)은 변신의 귀재다.

    MBC 드라마 '동이'(2010)에서는 단아한 인현왕후였다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에선 허당 매력을 제대로 보여 줬다. 가장 최근작인 tvN 드라마 '혼술남녀'(2016)로는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짠내' 가득한 젊은이를 연기했다. 또 지난해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는 현직 군인 못지않은 활약을 떨치며 주목받았다. 이처럼 매번 변신을 감행하지만 그 변신은 항상 설득력을 얻는다. 데뷔 13년 차 박하선의 내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혼술남녀'가 성공을 거둔 후엔 '흙수저의 대명사'가 됐다. 극 중 반지하 방에서 혼자 맥주를 홀짝이던 그는 노량진 어딘가에 살고 있을 법한 현실적인 20대였다.

    실제로 만난 박하선은 "아무리 그래도 흙수저는 좀 그렇지 않나요"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브라운관 밖으로 나온 박하선 또한 변신의 귀재였다. 드라마 속 '짠내'를 풍기며 허당기 많은 여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니 수다 본능을 뽐내며 시트콤 같은 일상을 이야기하는 발랄한 스물아홉 살이 있었다.


     
     


    - 취중 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얼마나 되나요.
    "한 병 반에서 두병 정도 마셔요. 원래 위스키 빼곤 종류 가리지 않고 한 병 정도 마셨는데, '혼술남녀' 이후 더 늘었어요."
     
    - 주당이네요.
    "주당까지는 아니에요. 술자리를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닌데, 한번 마시면 작정하고 마시는 거죠. 할아버지가 항상 약주를 하셨어요. 아버지는 술을 못 드세요. 한 대를 건너뛴 유전인가 봐요."
     
    - 주로 누구와 술자리를 즐기나요.
    "여자들끼리 술을 자주 마실 일은 없잖아요. 여배우 분들도 자주 만나긴 힘들고요. 윤상현 오빠와 조승우 선배님이 취하셔서 집에 보낸 적이 있어요. 상현 오빠는 영화 '음치클리닉' 때 처음 만났어요. 오빠는 술을 먹이는 스타일인데, 전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내 주량에 맞게 먹겠다고 했더니 '선배가 주는 술을 안 먹냐'고 장난스럽게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주 반 맥주 반을 섞어서 '이거 원샷 하시면 저도 원샷할게요'라고 했죠. 전 그걸 여섯 잔 원샷했고, 상현 오빠는 이미 그 전에 귀가했어요. 그다음부터 친해졌죠. 조승우 선배님은 단막극 하면서 처음 뵀는데, 술을 잘 못 드신대요. 술자리인데 혼자 술 마시기 싫어서 같이 마시자고 했죠. 그래서 또 '원샷하시면 저도 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조승우 선배님도 집으로.(웃음)"
     

     


    - 박하선의 주사를 구경하긴 힘들겠어요.
    "이 자리에는 그걸 본 사람이 없네요. 그냥 취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해요. 빨리 마시고 빨리 깨는 스타일이라 민폐를 구경하는 역할이에요. 필름은 딱 두 번 끊겨 봤어요. 한 번은 대학교 때 싫어하는 조교 오빠와 마셨는데,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더라고요. 화나서 탄산음료와 소주 섞은 것을 세 잔 정도 먹고 기절했어요. 술 깨고 기억이 안 나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제가 조교 오빠한테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라고 했대요.(웃음)"
     
    - 불쌍한 여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아요.
    "실제 저는 짠내 나지 않아요.(웃음) 혼자 있을 때 울지 남들 앞에서 울지도 않고요. '혼술남녀'에서 혼자 술 마시며 신세 한탄하는 건 실제 제 모습이기도 해요. 그래서 '흔녀(흔한 여성)' 연기까지도 좋고 짠내까지도 좋아요. 그런데 흙수저 전문 배우는 좀 그렇잖아요.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 녹화 때문에 허지웅씨랑 노홍철씨를 만났는데 저 보고 '실물은 그렇게 흙수저 아니네'라고 하더라고요. 뭐, '혼술남녀'하면서 옆집에 있을 것 같고, 가끔 보면 예쁜 그런 인물이 되고는 싶었어요. 그런데 흙수저는 좀 많이 온 거 아닌가요.(웃음)"
     

     


    -박하선씨는 인생이 시트콤이라던데요.
    "그쵸. 인터뷰하다가 이 치료해 놓은 게 떨어지기도 하고.(웃음) 제가 프랑스 국적기를 안 타요. 비행기 타면 바게트를 주거든요? 근데 바게트 먹다가 이가 부러졌어요. 화보 찍으러 가던 길이었는데 방향을 돌려 다시 한국으로 왔죠. 때마침 명절 휴일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다산콜센터에 전화해 문 연 치과를 수소문해 찾아갔는데 녹슨 의료 기구를 쓰는 치과였어요. 정말 무서웠죠."
     
    - 차분한 성격인 줄 알았더니 정반대네요.
    "혼자 있을 땐 조용하죠. 혼잣말하고 웃는 그런 이상한 애는 아니에요. 전에 '동이'에 출연했을 때는 정말 인현왕후 같았어요. 제가 나오는 화면을 보면서도 다른 사람인 줄 알았죠."
     
    - 살을 많이 뺐어요.
    "요즘엔 제 기사에 말랐다는 댓글이 많더라고요. 예전에는 '통통하다' '얼굴 크다'는 댓글만 많았는데. 저를 실제로 본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생각보다 얼굴 작네' '안 뚱뚱하네' 이렇게 말했었죠. 이런 말들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온갖 다이어트는 다 해 봤어요. 스물세 살 때 한 기자분이 '그렇게 뚱뚱해서 배우 하겠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살 때문에 10년 동안 일하면서 계속 다이어트를 생각했어요. 하루에 한 끼 먹었고요. 저녁 한 끼만 제대로 먹고 자요. 저녁을 제외하면 요구르트나 과일 정도만 먹어요. 원래 47kg 정도 나갔었는데 '혼술남녀' 찍을 때는 43kg 정도 됐었어요. 지금은 45kg이에요. 더 찌우려고요. 말랐다는 이야기도 계속 들으니까 좀 그렇더라고요. 건강한 이미지가 좋아요."


    박정선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