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승회, ”정재훈 덕분에 두산에 다 모였다”

    돌아온 김승회, ”정재훈 덕분에 두산에 다 모였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01.12 06:00 수정 2017.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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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했다. 어렵게 찾은 새 소속팀은 친정팀 두산. '참 좋은 시절'을 보냈던 옛 둥지로 돌아온 투수 김승회(37)는 연신 "행복하다"고 했다.

    김승회는 지난 3일 두산과 연봉 1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그가 2003년 입단한 뒤 2012년까지 10년간 뛰었던 팀이다. 10일 잠실구장에 나와 프로필 사진을 찍고 새 장비를 받으면서 유독 김승회의 감회가 남달랐던 이유다. 그는 "신인으로 입단하던 때가 생각나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롯데로 떠날 때, 김태룡 단장께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고향도 서울이고, 어릴 때부터 OB(두산의 전신)를 좋아했다. 두산은 선수가 아니라 팬으로서도 좋아하는 팀이었다"고 애정 고백도 했다.

    김승회는 두산 시절 필승 계투조로 활약하면서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선수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두 차례나 FA 보상선수로 팀을 옮겨야 했다. 2012년 말에는 두산이 롯데 소속이던 FA 홍성흔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이적했다. 2015년 말에는 SK가 FA 투수 윤길현을 롯데로 보내면서 다시 김승회를 보상선수로 선택했다.

    절치부심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23경기에서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한 뒤 방출됐다. 데뷔 후 처음으로 얻은 FA 권리 행사까지 포기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그는 "사실 방출된 충격이 컸다. SK에서 많이 배웠지만, 제대로 보여준 것도, 해본 것도 없는 것 같다"며 "아프거나 공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오히려 방출된 뒤 야구를 꼭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털어 놓았다. 그때 두산이 손을 내밀었고, 김승회도 덥썩 잡았다.

    2015년 3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김승회(왼쪽부터), 김성배, 정재훈의 모습.

    2015년 3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김승회(왼쪽부터), 김성배, 정재훈의 모습.


    재미있는 사연도 있다. 지난해 두산은 롯데로 이적했던 불펜 투수 정재훈과 김성배를 각각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로 다시 불러들였다. 김승회까지 합류하면서 2000년대 중반의 불펜 필승조가 다시 뭉치게 됐다. 세 투수는 동갑내기다.

    김승회 역시 이런 인연이 신기하기만 하다. "예전부터 셋이 워낙 친했다. 재훈이와 성배가 내게 장난 삼아 '따라다니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아무래도 재훈이가 작년에 두산에서 잘 해서 그 덕에 나도 두산으로 다시 온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또 "김태형 감독님도 '너무 부담갖지 말라'고 격려해주셨고, 김재호나 오재원 같은 후배들도 나를 반겨줬다"며 "다들 너무 고마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김승회는 새 출발선에 섰다. 지난해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충분히 다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는 "방출된 후에도 원래 하던 웨이트트레이닝과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몸을 만들었다"며 "몸 상태는 괜찮다. 마음가짐을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두산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많이 하시던데, 2년 연속 우승한 팀의 불펜이 약할 리 없다"며 "보직에 상관없이 힘을 보태고 싶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네 번째 이적 끝에 첫 번째 팀으로 돌아왔다. 기구하다면 기구했던 선수 생활. 마무리는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 가족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는 "보상선수로 부산과 인천을 오가면서 누구보다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곧 딸아이 돌잔치만 치르고 다시 전지훈련을 떠나야 한다. 지난해에도 출산 뒤 혼자 이사 준비를 했던 아내가 다시 서울 이사 준비를 홀로 해야 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런 마음 때문에 더 의욕적이다. 그는 "두산은 원래 있던 팀이라 이제 (적응 걱정 없이) 야구에만 신경쓰면 될 것 같다"며 "두산에서 다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