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SK의 QC 코치, 조 매든의 비밀 무기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SK의 QC 코치, 조 매든의 비밀 무기

    [일간스포츠] 입력 2017.01.12 06:00 수정 2017.01.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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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의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선임된 라일 예이츠. SK 제공

    SK의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선임된 라일 예이츠. SK 제공


    SK가 독특한 코칭 시스템을 도입했다.

    SK는 지난 10일 퀄리티 컨트롤 코치(Quality Control Coach·이하 QC 코치)라는 보직을 신설했다. 새 보직을 맡은 인물은 라일 예이츠.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에서 국제 스카우트를 지냈다. QC 코치는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이 SK와 계약 당시 필요성을 언급했던 부분이다. SK는 내부 회의를 거쳐 제안을 받아들였다.

    예이츠 코치는 시즌 중엔 비디오분석을 비롯한 1군 지원을 한다. 비시즌 동안에는 마무리캠프를 비롯한 훈련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맡는다. 여기에 외국인 스카우트 업무도 담당한다. 1994년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투수코치를 맡았던 예이츠는 마이너리그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를 두루 거쳤다. 2003년에는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지바 롯데와 요코하마에서 몸담았다. 아시아 야구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KBO리그가 그렇게 낯설지 않다.

    구단 관계자는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리베로라고 보면 된다. 코칭스태프 파트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면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QC 코치는 특정 분야를 전담해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영상 및 통계 분석으로 경기 운영 전략을 준비한다. 힐만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맡는다"고 덧붙였다.

     
    탬파베이의 암흑기와 중흥기를 모두 이끌었던 조 매든(가장 왼쪽) 감독.

    탬파베이의 암흑기와 중흥기를 모두 이끌었던 조 매든(가장 왼쪽) 감독.


    QC 코치는 새로운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하지 않다. 원래 미식축구 NFL에서 시작된 보직이다. 영상 및 통계 분석이 주 업무다. 비슷한 직책으로는 퀄리티 어슈어런스 코치(Quality Assurance Coach·이하 QA 코치)가 있다. 2008년 조 매든 탬파베이 감독(현 시카고 컵스 감독)이 처음 도입했다.

    당시 매든은 내야수 출신 팀 보가를 QA 코치로 임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년을 뛴 보가는 주전급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포수를 제외한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휴스턴에서 뛴 1999년에는 올스타 플레이어 2루수 크렉 비지오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기도 했다. 2004년부터 지도자 코스를 밟았고, 마이너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매든에 발탁됐다.

     보가의 비중은 컸다. 수비 시프트를 강조하는 마이크 소시아(현 LA 에인절스) 사단인 매든은 보가의 도움을 받았다. QA 코치를 맡은 보가는 상대편 타자의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해서 과감하게 수비 시프트를 걸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었다. 1998년 창단 후 아메리칸리그 최약체였던 탬파베이는 QA 코치가 첫 가동된 2008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보가는 "나는 모든 숫자를 이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조 매든 감독을 돕고 있는 헨리 블랑코. 블랑코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뛰며 971경기를 뛴 백전노장이다. 마흔 두 살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조 매든 감독을 돕고 있는 헨리 블랑코. 블랑코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뛰며 971경기를 뛴 백전노장이다. 마흔 두 살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헨리 블랑코는 2016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퀄리티 어슈어런스 코치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선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명시돼 있다.

    헨리 블랑코는 2016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퀄리티 어슈어런스 코치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선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명시돼 있다.


    매든은 2014년 겨울 컵스로 팀을 옮겼고, 그렉 매덕스의 전담포수로 유명한 헨리 블랑코를 QC 코치로 데려왔다. 블랑코는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뛴 백전노장.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스페인어와 영어 사용이 모두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된 쿠바 출신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의 통역을 잠시 맡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파트를 적극 지원했다. 공교롭게도 컵스는 매든과 블랑코 영입 후 팀 성적이 향상됐고, 지난해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mlb.com) 기준으로 QC와 QA 코치를 둔 팀은 토론토(데렉 셀턴)와 컵스(헨리 블랑코), 세인트루이스(마이크 쉴트), 애리조나(로비 해먹), LA 다저스(후안 카스트로) 등 5개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감독과 단장의 생각에 따라서 운영 여부에는 차이가 있다"며 "팀마다 활용도가 다르지만 분야별 특성에 맞춰서 운영된다. 무엇보다 질적인 향상을 하자는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SK에게 필요한 것도 '질적 향상'이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