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진출국 확대 '실수' vs '기회'

    월드컵 진출국 확대 '실수' vs '기회'

    [일간스포츠] 입력 2017.01.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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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참가국을 늘린 건 끔찍한 실수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회장)
    "월드컵은 참가국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겁다." (아마주 피니크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장)
     
    월드컵 본선 출전국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FIFA의 결정을 놓고 각 지역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축구 강국이 몰린 유럽·남미는 일제히 우려를 표했고, '변방' 아프리카·아시아·북중미는 환영 일색이다. 

    FIFA는 10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평의회를 열고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를 현행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2026년 월드컵부터 48개국이 본선에 오른다. 3개국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3개국 중 상위 2개국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총 경기 수는 현행 64경기에서 80경기로 늘어난다. 지아니 인판티노(47·스위스) FIFA 회장은 "출전국이 늘어나면 진정한 의미의 지구촌 축제가 될 것"이라고 진출국 확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챔피언 독일은 반대파 선봉에 섰다. 독일 스포츠전문매체 슈포르트1에 따르면 독일축구협회를 비롯해 다수의 분데스리가 관계자들은 출전국이 늘어나면 월드컵 본선의 경쟁력과 재미를 반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루메니게 뮌헨 회장은 "월드컵은 기존 32개국 체제가 가장 완벽한 방식"이며 "FIFA의 이번 결정은 스포츠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오스트리아 일간지 데어분트도 "월드컵은 끝났다. 결국 돈이 더 중요했던 것"이라며 FIFA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드컵 진출국 확대안은 중동·북중미·중국 등 막대한 자본과 인구를 자랑하는 '축구 변방'을 노렸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월드컵 진출국이 16개국 늘면 수익은 최대 1조2000억원 늘어 총수익이 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또 이런 성공은 인판티노가 4년 임기의 FIFA 회장 재선까지 준비하는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상대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요원했던 지역의 국가들은 반색했다. 아프리카(5장), 아시아(4.5장)와 북중미(3.5장)의 경우는 적어도 현재보다 출전권이 3~4장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국 방송 폭스는 "북중미 강호 미국과 멕시코는 이제 지역예선에서 탈락할 걱정이 사라졌다"며 이 같은 결정이 긍정적인 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리카 대륙도 변화를 환영했다. 피니크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장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국가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나는 좋은 변화라 생각한다"며 "아프리카를 비롯한 축구 약소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유럽 국가들의 월드컵 개최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늘어난 참가국 수만큼이나 경기장, 훈련장, 숙박 시설 등도 늘어나야 하는데 이런 인프라를 갖고 있거나 구축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도 "2026년 월드컵을 유치하려는 미국과 중국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피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