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한석규 “‘프리즌’ 점수, 3년 후에 말 할 수 있다”

    [인터뷰①] 한석규 “‘프리즌’ 점수, 3년 후에 말 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03.20 10:00 수정 2017.03.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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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한석규 인터뷰에 '마이크'가 등장했다.
    한석규는 2013년 개봉한 영화 '파파로티' 이후 4년 만에 새 영화 '프리즌(나현 감독)'으로 미디어 인터뷰를 했다. '파파로티' 전에 했던 인터뷰는 2005년 '그때 그 사람들'이다.  인터뷰를 워낙 잘 하지 않는 편인데다가 이번엔 일정도 단 하루 밖에 없어 한 타임당 많게는 약 20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인터뷰인지 기자회견인지 헷갈리는 자리. 결국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결국 한석규는 마이크까지 들었다. 한석규는 "아~나 발성은 좋은데"라면서 멋쩍은 듯 웃었다. 오랜만에 나선 인터뷰에서 그는 그동안 가슴과 머릿 속에 꾹꾹 담아놓았던 생각들과 연기관 등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냈다.
    '프리즌'은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완전범죄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석규는 교도소의 권력 실세이자 왕으로 군림하는 익호 역을 맡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개봉은 23일. 공교롭게도 한석규가 좋아하는 영화로 꼽는 '일 포스티노' 재개봉일과 같다.
     
    -영화 '프리즌'을 본 소감은.

    "(내가 출연한 작품이라) 객관적으로 보긴 힘들 것 같다. 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3년 정도 지나면, 이 영화가 쓸만한 영화인지 쓰레기인지 알겠더라. '프리즌'은 3년 정도 지나야 어떤 영화인지 말 할 수 있겠다."
     
    -개봉한지 3년이 지난 '상의원'은 그럼, 어떤 영화인가.

    "그건 아마 55점짜리 영화다. 많이 줘봐야 60점이 안 되는 영화다. 스스로 (출연한 작품) 점수를 매긴다. 제일 높은 작품은 '8월의 크리스마스'다. 그건 80점은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우 정도다. '일 포스티노'는 내가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런 '일 포스티노'같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출연했었다. 이렇게 (출연작을) 스스로 평가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
     
    -'프리즌' 익호 캐릭터는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를 했나.

    "어떤 사람을 봤을 때 3초 안에 '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다'라는 인상이 있지 않나. 익호는 딱 보자마자 어떤 사람인지 본능적으로 인식이 되어야할 캐릭터였다. 어떻게 하면 이 점을 구현해낼지 참 고민을 많이 했다. 예전에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하이에나 세계에선 숫놈이 참 비참하더라. 천덕꾸러기 같았다. 모계 사회로 이뤄진 사회에서 수컷이 살아남는 게 쉽지 않더라. 서로 여왕 하이에나의 간택을 받으려고 기웃거리다가 싸움도 한다. 그 장면을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공격 당한 후 입이 찢어지고, 눈 한 알이 빠지고, 코가 뜯긴 하이에나의 이미지가 딱 익호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익호라는 인물을 만들려고 발버둥쳤다. 연기하면서 왜 이렇게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주는) 황당한 제의를 나현 감독이 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사를 외우지 않고 리허설을 하고, 촬영한 적이 있다고.

    "영화는 사실 드라마에 비하면 대사를 외울 분량이 얼마 안 된다. 하루에 찍어봤자 몇 신 안 찍으니깐 리허설을 하면서 대사가 외워지는 경우가 있다. 대사 면에서는 꽤 자유로운 작업이다. TV 드라마는 대사를 외우지 않으면 현장 작업이 불가능한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 상대방과 리허설하면서 대사가 외워지기도 한다. 신인도 아닌 연기한지 20년이 된 김래원 배우와 연기할 땐 더더욱 그렇다. 대사를 외우고 안 외우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그 대사를 떠들어야하는지, 그 대사가 왜 중요한지 알고 떠드는 게 더 중요하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 대사 중 기억에 남는 건 많지 않은데, 그렇기 때문에 대사가 더 중요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중요한 게 아니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웃긴 얘기지만, 말은 중요하지만 또 한 편으로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동물들의 울음소리나 사람이 떠드는 말이나 별반 다를 게 없지 않나. 나를 나타내기 위해서 혀를 굴려서 소리를 낼 뿐이다."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제공=(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