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새 외인들, '타고투저' 완화 선봉장 될까

    베일 벗은 새 외인들, '타고투저' 완화 선봉장 될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7.03.21 05:3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지난해 KBO 리그는 타고투저가 극심했다.

    3할 타자가 40명에 달했고, 리그 평균 타율은 역대 최고인 0.290이었다. 반면 평균자책점 4점 이하 투수는 7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범위를 2점대로 좁히면 두산 더스틴 니퍼트(2.95) 단 1명뿐이다.

    올해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선봉장으로 나설 새 외국인 투수들이 마침내 시범 경기에서 베일을 벗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의 상당 부분이 좌우되기 마련. 이들은 몸값과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대부분 안정적인 실력을 뽐냈다.

    특히 '180만 달러 듀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 한화 알렉시 오간도와 NC 제프 맨십이 올해 몸값 180만 달러를 받아 역대 외국인 선수 1년 차 연봉 최고액을 경신했다.

    시범 경기 등판 기록도 압도적이었다. 오간도는 18일 대전 kt전에서 선발로 나서 4이닝 동안 안타 없이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0㎞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면서 아웃 카운트 12개 가운데 7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NC 새 외국인 투수 제프 맨십도 같은 날 마산 삼성전에서 5이닝을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한국 무대에서의 첫 등판인데도 어려움 없이 적응했다.

    이들 다음으로 많은 돈을 받은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 달러)는 올해 새 얼굴들 가운데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2경기에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면서 4실점했다. kt 베테랑 타자 이진영에게 홈런도 하나 맞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은 썩 나쁘지 않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몸값이 1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다른 선수들도 안정감에서는 이들에 뒤지지 않았다. kt 돈 로치는 14일과 19일에 두 차례 등판해 11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시속 140㎞ 중·후반대 직구를 던지면서 땅볼 유도에 능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KIA 팻 딘도 2경기에서 7⅓이닝을 던져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다. SK 스캇 다이아몬드와 넥센 션 오설리반도 각각 1경기씩 마운드에 올라 나란히 4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한국 마운드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이 외에도 삼성 앤서니 레나도(3이닝 무실점)와 재크 페트릭(4이닝 3실점)이 무난하게 첫 경기를 마쳤다. 시차 적응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 파커 마켈은 우여곡절 끝에 18일 사직 LG전에 등판해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새 얼굴들만 힘을 내는 것은 아니다. 니퍼트를 비롯해 넥센 앤디 밴 헤켄, LG 헨리 소사, 롯데 브룩스 레일리 등 기존에 한국에서 던졌던 터줏대감들도 문제없이 실전 점검을 끝내 가고 있다. 한국 리그에서 쌓아 온 경험과 관록이 빛난다. 국내 투수들의 발전이 더딘 상황이라 외국인 투수들의 어깨가 더 무겁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