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손현주 ”무명시절 이름없이 '야! 너!'로 불렸다”

    [인터뷰③] 손현주 ”무명시절 이름없이 '야! 너!'로 불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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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현주(53). '믿고보는 배우'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찰떡같이 잘 맞아 떨어지는 또 한 명의 중년 배우다. 20~30대 꽃미남이 브라운관을 주름잡던 2012년 손현주가 이른 SBS 드라마 '추적자'는 장르 드라마계의 한 획을 그으며 브라운관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몫을 했다.  

    주가가 치솟은 것도 당연지사. 이후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손현주는 '악의 연대기(백운학 감독)' '숨바꼭질(허정 감독)' 등 스릴러 장르물을 줄줄이 흥행 시키며 흥행보증수표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런 그가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했던, '사람냄새' 나는 시대 영화 '보통사람(김봉한 감독)으로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작품을 선보인다. 모든 것이 역설적이다. 보통 아닌 캐릭터를, 보통 아닌 배우가, 보통 아닌 연기로 소화해 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 감정적으로 힘든 영화였을 것 같다.
    "'보통사람' 이전에 '추적자'가 있었다. 이 영화도 투자를 받기가 힘들었는데 '추적자' 역시 편성이 3~4번 엎어졌다. 꽃미남 꽃배우들이 브라운관 많이 차지하고 있을 때였다. 보통사람처럼 생긴 나 같은 사람이 나와서 미니드라마를 할 수 있는 그런 구조는 아니었다. '추적자'는 그런아픔이 있었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 작품이 더 감정소모는 컸다."
     
    - 실제 1980년대는 대학시절 아닌가.
    "불과 얼마 안 된 이야기인 것 같은데 꽤 시간이 지났더라. 84년에 대학교 1학년이었다. 늘 화염 연기가 많이 나는 학교 정원을 거닐면서 다녔다. 연극으로 보면 난 정극을 했던 사람이다. 뮤지컬 팀. 노동 해방극을 했던 팀도 있었는데 연극 영화과 특성상 사회적인 문제에 그냥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았다. 여기까지만 하겠다. 하하."
     
    - 암울한 시대라 표현된다.
    "환경적으로 보면 그렇다. 암울보다는 혼란스러웠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분노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배출할 통로라는 것이 없었고, 놀이 문화도 없었다. 기껏 하는 것이 막걸리 집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었다. 말도 함부로 못했다. 통제 속에서 살았다."
     
    - 배우로서는 어떠한가. 늘 똑같은 연기를 하는 배우는 아니다.
    "익숙해지고 쉬우면 그만 둬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떻게 연기 했는지 복기를 잘 안 한다. 현장에서 모니터는 하는데, 끝난 다음에 다시 보지는 않는다. 덜어내야 하는데 더 들어오게 되더라. 일부러 피한다."
     
    - 치열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나.
    "너무 치열하게 살았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연기를 한다'는 배우들은 그 말이 곧 인생의 굳은 살이다. 나도 그렇다. 손현주라는 존재감이 생긴지 얼마 안 됐다. 그 전에는 이름으로 불리지도 못했다. '어이, 야!' 라고 통칭을 한다. '손현주 씨'라는 내 이름 석자를 듣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악착같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스릴러에 드라마 장르까지 소화했다. 어떤 캐릭터가 더 남았을까.
    "법조계와 인연이 없다. 검사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 안 어울리나? 갑자기 '욱' 하네.(웃음) 그 동안 처가살이를 많이 했고, 몇 년이 지나니까 바람을 피더라. 그게 2~3년 주기로 왔다갔다 했다. 소시민 아니면 능력 부족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법조계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 한석규와 한 날 한 시 맞붙게 됐다.
    "특별한 인연은 없다. 한석규 씨는 한 살 연배 위다. 대학교 시절 한석규 씨는 동국대, 난 중앙대로 교류는 있었지만 당시 기억은 잘 안 난다. 그 분은 나보다 재능이 훨씬 많은 분이다. 대학가요제도 나갔고 성우도 하셨고. 경쟁 보다는 많은 분들이 한국 영화를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연경 기자
    사진=오퍼스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