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②]선수들의 입심대결…얼굴은 '웃지만' 말은 '독했다'

    [마지막 승부②]선수들의 입심대결…얼굴은 '웃지만' 말은 '독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7.04.21 06:00 수정 2017.04.21 06: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더티한 수비를 하는 것 같다."(주희정·서울 삼성썬더스)
    "내가 비열하다고? 받아드릴 수 없다."(양희종·안양 KGC인삼공사)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만난 양 팀 선수들은 상대방의 기를 죽여놓기로 작심이라도 한 듯 날 선 말을 주고 받았다.

    20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는 KGC의 양희종(33)·오세근(30), 삼성의 주희정(40)·김준일(25)이 선수 대표로 참석했다. 그런데 이날 선수들의 '화두'에 오른 이는 정작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문태영(39·삼성)이었다.  

    공격의 포문은 주희정이 KGC의 '간판' 양희종을 향해 먼저 열었다. 주희정은 "양희종이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더티'한 플레이를 한다. 문태영과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가? 문태영은 온순한데…. 도대체 누가 먼저 그러는 것인가"라며 선공을 날렸다.

    문태영과 양희종은 정규시즌에 만나기만 하면 거친 몸싸움을 하는 등 불꽃을 튀겨왔다.

     

    급기야 19일 플레이오프(PO) 5차전을 마친 뒤에는 문태영이 양희종을 겨냥해 "비열한 플레이를 한다"며 자극을 했고, 양희종이 "형이나 잘하시라. 먼저 팔꿈치 쓰는 것을 자제하면 나도 깨끗하게 하겠다"고 응수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나이 불혹의 주희정은 과거 KT&G 시절에 양희종과 한솥밥을 먹어 서로 잘 안다. 문태영과는 삼성에서 함께 생활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다. 그는 평소에는 순한 양 같은 선수들이 코트에서 만나면 유독 으르렁거리는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듯했다. 물론 큰 경기를 앞두고 KGC의 핵심인 양희종의 심기를 건들겠다는 '계산'도 짙게 깔려 있었다.

     

    당사자인 문태영도 아닌 주희정에게 "더티하다"는 말을 들은 양희종의 낯빛이 바뀌는 건 당연한 일. 양희종은 "'더티'라는 단어는 조금 그렇다. 농구는 규정에 맞는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다. 문태영과 많이 부딪히는 게 사실이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맞섰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더 세게 붙을 작정인 듯했다. 이어 "(문)태영이 형도 경기 중 팔꿈치를 많이 쓰는 편이다. 이번에도 상대가 걸어온다면 나 역시 강력하게 몸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결정전에서도 불꽃튀는 몸싸움을 기대해 달라"고 맞불을 놨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 중 막내인 김준일은 다음달 8일 군에 입대한다. 주희정에게 일격을 당한 양희종은 김준일을 향해 "곧 입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축하한다. 결정전을 빨리 끝내면 입대 전에 많이 쉴 텐데 (내리 패해서) 4차전에서 끝낼 생각이 없는가"라면서 소심한 복수를 했다. 

     

    이에 김준일은 웃으며 "7차전까지 가서 우승한 뒤 우승 반지를 끼고 입대할 것"이라며 여유있게 받아쳤다.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