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백상] #인사 #눈물 #격려…카메라 안팎 배우의 품격 1mm

    [53회 백상] #인사 #눈물 #격려…카메라 안팎 배우의 품격 1mm

    [일간스포츠] 입력 2017.05.05 10:00 수정 2017.05.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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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김은숙 작가가 ‘도깨비’로 TV부문 대상에 호명되자 배우 공유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단]

    3일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김은숙 작가가 ‘도깨비’로 TV부문 대상에 호명되자 배우 공유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단]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카메라 밖에서도 빛난 '배우들의 품격'이다.

    백상예술대상에 대한 각계각층의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높은 참석률, 이견없는 수상결과, 감동의 축하무대, 무사고 속 매끄러운 진행 등 모든 면에서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상식이 더욱 빛난 이유는 열심히 차려놓은 밥상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인 후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섭외 과정에서 제작사 대표·감독·PD·작가 등 대표 스태프들과 배우들까지 대부분의 후보들은 결과를 떠나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고마움을 표하며 흔쾌히 참석을 결정했다. 단 한 명의 지각생 없이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 50여 명이 넘는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시상식 내내 누구보다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공들여 차린 밥상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 손님이라면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올해 백상의 초청을 받은 이들은 대접받아야할 손님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별들의 잔치'인 시상식이 '모두의 잔치'로 끝날 수 있었던 이유다. 
     
    수상? 뭣이 중헌디…160분 자리지킨 배우들
     

    대부분의 후보들은 본인이 노미네이트 된 부문 시상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지켰다.  단 한 번도 카메라에 잡히지는 못했지만 충무로의 샛별로 자리를 빛낸 우도환·불혹의 나이로 신인상 후보에 올라 생애 처음으로 백상을 찾은 한재영은 긴장감 속 즐거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최수인·김환희 등 아역 배우들은 물론, 강한나·김태리·배성우·엄태구·조진웅·천우희·한지민·조정석·박보영·곽도원·유해진·하정우·한예리 등 오로지 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배우들은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160분 동안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들러리라 맨 뒤에 앉힌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떤 대상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아가씨' 팀은 후보석 가장 뒤편에 앉아 시상식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종 시상식을 섭렵하며 올해 백상에서도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혔던 김태리는 트로피 대신 박찬욱 감독의 다독임을 선물로 받으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축하합니다" 수상자 만큼 빛난 경쟁자들의 미소
     

    경쟁자들이 보여준 축하의 품격은 수상자들을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다. 영화부문 남자조연상 수상자로 김의성이 발표된 순간 더 기뻐한 이는 배성우였다. 둘은 평소 절친한 선후배이자 형·동생으로 유명한 사이. 배성우는 진심어린 축하 박수를 건넸고, 김의성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소감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영화부문 여자조연상의 그림도 남달랐다. 천우희는 카메라가 김환희를 비추자 오히려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받아들이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켜 긍정적 성격의 끝판왕임을 입증시켰다. 수상자 김소진이 눈물을 쏟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할 때 함께 후보에 오른 천우희·한지민은 깍지 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똑같은 포즈와 감동어린 눈빛으로 그 마음에 공감했다.
     
    '인사봇' 박보검 끊임없는 90도 인사
     

    짧은 휴식시간에도 인사하기 바쁜 박보검이었다. 조금의 시간만 허용되면 무조건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일면식이 있는 동료, 선·후배 뿐만 아니라 현장에 찾은 모든 후보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목표인 듯 보였다. 이응복 감독의 소개로 김은숙 작가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팬들의 카메라에 포착돼 소소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김은숙 작가 차기작 남자 주인공은 박보검이네'라며 한결같은 인성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김혜수 세 번의 '울컥' 역대급 눈물바다
     
    올해 백상은 '눈물의 잔치'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수 많은 스타들의 눈물을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중 공감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김혜수는 고(故) 김영애의 공로상 순간부터 '아직은' 무명배우인 33인의 축하 무대를 감상할 때, 또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수상자인 서현진을 호명하면서 눈물을 훔쳐 시선을 사로잡았다.
     

    축하무대가 펼쳐질 당시 하정우는 쓰고 있던 안경을 살짝 내리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낸 곽도원 역시 마찬가지. 쉽게 눈물을 볼 수 없는 남자 배우들의 눈물은 또 다른 의미를 전했다. 
     
    백스테이지 시상자·수상자 또 한 번의 포옹
     
    참고 참았던 눈물은 백스테이지에서도 터졌다. 이 날 백상을 완성한 또 다른 주인공들은 바로 시상자들이었다. 전도연·유아인·이경영·김구라·김숙·박정민·박소담 등 지난해 수상자들은 올해 후보에 오르지 않았음에도 시상자로 기꺼이 참석해 자신이 받았던 감동을 전했다. 오로지 시상을 위해서 바쁜 스케줄을 조율한 유이·성훈·이연희·윤박·윤시윤·박해진·박성웅 등 배우들도 기쁜 마음으로 트로피를 건네는데 일조했다.
     

    특히 무대 위 시상을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내려온 시상자들은 수상자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 인사를 건네며 포옹으로 진심을 전했다. 박정민은 깜짝 신인상의 주인공이 된 이상희의 수상을 이상희보다 더 기뻐하며 의리를 다졌고, 라미란·김소진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 손을 꼭 잡은 채 기억이 가물한 무명시절 인연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고, 이경영은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봐 카메라 밖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조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