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기념구…이승엽에게 보여준 차우찬의 예우

    인사·기념구…이승엽에게 보여준 차우찬의 예우

    [일간스포츠] 입력 2017.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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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승엽(41)은 10일 대구 LG전 7회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KBO 리그 역대 최다루타(3880루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1루에 도착한 그는 헬멧을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 순간, 이승엽이 안타를 만들어낸 공은 3루측 삼성 더그아웃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마운드에 서 있던 LG 투수 차우찬(30·LG)이 던진 것이다. '국민타자'이자 '팀 선배'였던 이승엽을 향한 예우였다.

    차우찬은 경기 하루 전인 9일 밤 이미 이승엽의 최다루타 신기록 도전을 알고 있었다. 이승엽은 5월 초순 통산 최다득점(1301개) 신기록에 이어 최다루타 타이 기록으로 팬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중이었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차우찬의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으로 보냈고, 타구는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LG 야수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차우찬은 지체 없이 삼성 더그아웃으로 공을 던졌다. 그는 "선배님의 신기록을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던져주려 했다. 마침 삼성 더그아웃에서도 '공을 달라'고 손짓하더라"고 웃었다.

     

    여느 공인구와 같은 무게 약 148g, 둘레 약 23cm 규격. 하지만 이승엽과 삼성 구단,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에 큰 의미를 지닌 공이다. 이승엽의 신기록이 곧 KBO 리그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 달여 전, 차우찬은 이승엽과 첫 맞대결에서도 예우를 보였다. 지난 4월 4일 삼성과의 잠실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2회초 선두타자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지난 4년 푸른 유니폼을 함께 입은 대선배 이승엽과 첫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2006년 입단해 LG로 FA 이적하기 전인 지난해까지 삼성에서만 뛰었다. 이승엽은 일본 무대를 정리하고 2012년 삼성에 돌아와 동료가 됐다. 

    차우찬은 삼성 소속 당시 투수 조장을 맡는 등 신망이 두터웠다. 평소 기부도 자주해온 그는 선후배 관계도 좋았다. 

    그는 "지금까지 이승엽 선배님과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영광이었다. 첫 맞대결인데다 은퇴 예고를 하시지 않았나. (친정팀과 첫 맞대결로) 심경이 복잡한 가운데 나도 모르게 마운드에서 인사했다"고 소개했다. 프로 23년차 이승엽도 프로 무대에서 투수에게 인사를 받은 기억이 없을 만큼 드문 경험이었다.

     

    올 시즌 4승2패 평균자책점 2.28로 맹활약 중인 차우찬은 친정팀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고 있다. 지난달 4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모자를 벗어 3루쪽 삼성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또 10일에는 1회말 연습 투구를 마친 후 삼성 코칭스태프를 향해 모자를 벗어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두 번 모두 선발 등판인만큼 경기 전 인사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그는 "마운드에 서면 서로 승부를 해야하지만 그 전에 인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후배이자 언젠가 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사진=삼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