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이제훈 ”연예계 사모임 없는 집돌이, 불러줬으면”

    [인터뷰③] 이제훈 ”연예계 사모임 없는 집돌이, 불러줬으면”

    [일간스포츠] 입력 2017.09.25 10:00 수정 2017.09.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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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훈(34)이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에 이어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를 택했다. 시대와 캐릭터는 다르지만 일본을 저격하는 스토리는 일맥상통한다. 일제시대로 날아갔던 박열이 다시 살아 돌아온 느낌이다. 인기 많은 배우로서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대한민국 배우로서 기회가 주어지면 영광"이라 말하는 그다.

    남배우들이 떼거지로 등장하는 흔한 알탕영화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제훈은 두 작품에서 모두 주인공이면서 여배우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훈의 정공법이다. 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만큼 스스로 원하는 작품, 끌리는 작품이 있어야 택한다. 때문에 이제훈의 필모그래피는 곧 이제훈을 뜻한다.

    능청스러운 영어 연기에 대해 언급하자 "부끄럽다"며 온 얼굴에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 오를 만큼 순진함이 남아있는 데뷔 10년 차. '노잼이 사람으로 태어나면 이제훈'이라는 장난스런 반응에도 "한 번 빠져나오면 헤어나올 수 없다"고 되받아치는 너스레를 갖추게 된 이제훈은 외적으로 내적으로 단단히 성장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송강호 배우가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했다. 동의하나.
    "굉장히 공감한다. 연기는 내 삶에 있어 일부일 수 있지만, 그것을 떼어 놓으면 나를 설명할 수 없다. 나에게는 재산이나 마찬가지다. 그러한 영화를 통해 보시는 분들이 영향을 받고, 하나 하나 이야기가 이뤄지고 소통이 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 배우로서 어떤 작품, 어떤 배우에 영향을 받았나.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시각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한석규 선배님의 작품을 보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성인이 된 후에는 박찬욱·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을 보며 '나도 저런 영화에 쓰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좋은 작품이 있기 때문에 일하게 되는 것 같다. 좋지 않다면 굳이 많은 활동을 이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신중감이 가면 갈 수록 깊어진다."
     

    - 최근 tvN '삼시세끼' 게스트로 출연했다. 의외의 모습을 보였는데.
    "너무 심할 정도로 내 일상의 모습이 나가 당황스럽기도 했다. 원래는 그런 모습을 하고 길거리를 다니면 몰라 보시는 분들도 많고 ‘아니겠지?’ 하면서 지나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다 알아 보신다. ‘큰일났다. 꾸미고 다녀야 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웃음) 의상부터 행동까지 진짜 모든 것이 나였다."

    - 색다른 경험이었겠다.
    "일단 대본이 없고 '그냥 맛있게 먹고 즐기시면 돼요!' 그런 콘셉트라서 나도 모르게 내 모습을 다 드러내 보인 것 같아 부끄럽다. '배우로서 환상이나 아우라가 있어야 할텐데 너무 네츄럴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서까지 꾸며내고 포장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편하게 즐기고 싶었다."

    - 음식은 정말 맛있었나.
    "진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 있지?' 싶었다. 에릭 형이 해주는 음식과 다음 날 서진이 형이 해준 빵까지 다 맛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무능력해 보이고 '이렇게 요리를 잘하고 알뜰살뜰한 사람들이 이성에게도 사랑을 받을텐데 나도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사랑 많이 받고 싶다. 하하."
     

    - 배우 이제훈과 일상의 이제훈은 성격적으로도 많이 달라 보인다.
    "내가 생각해도 다르다. 스위치의 온·오프처럼 일 할 때는 예민한데 평소에는 나른하게 풀어
    져 있다. 촬영 할 때와 공식 석상에서는 솔직히 멋있고 빛나 보였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있다. 일상에서는 전혀 없다. 때로는 그런 내 모습이 내가 봐도 재미있다."

    - 다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나에 대해 주목해 주고, 관심가져 주는 부분들이 의식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배우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삶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나를 유연하게 만들지, 편안하게 만들지 역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이야기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노잼'이라 불릴 수도 있지만(웃음) 괜찮다."

    - 평소 친하게 지내는 배우들은 누구인가.
    "음…. 많지는 않다. 한 작품에 출연했던 동갑내기 연우진 배우가 있고, 박정민과도 자주 연락한다.  소속사가 같은 한예리·변요한 배우 정도?(웃음)"

    - 특별한 연예계 사모임도 없나.
    "불러 주셨으면 좋겠다.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들이 많은 장소에 가도 '와, 연예인이다' 한다. 여전히 신기하다.(웃음) 작품 할 때 모든 에너지 쏟다 보니까 활동적인 것을 찾게 되지도 않고, 취미 생활도 없다. 집돌이다. 집에 있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여행을 가는 정도다.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들, 가까운 지인들과 일상을 채워 나가는 것이 전부다. 극장가서 영화보는 것이 최고의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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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리틀빅픽처스